리뷰

‘가성비’ 좋은 전원공급장치의 모범적인 예 ‘AK 500 II’


  • 최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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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8-31 18:34:44

    형 주무를 동생이 나왔다 ‘3R시스템 AK 500 II’

     

    전원공급장치는 가볍게 볼 부품이 아니다. 특히 요즘처럼 고사양 게임이 많이 나오는 때에 PC 업그레이드를 꿈꾼다면 더 소홀히 하지 않길 바란다. 좋은 전원공급장치가 나머지 부품의 힘마저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유해서 표현하자면 전원공급장치는 다른 부품을 먹여 살리는 밥과도 같다. 그럼 어떤 밥이 제일 맛있을까. 모범음식점에 무궁화 마크가 붙어있듯 전원공급장치는 보통 ‘80 플러스 인증마크’가 있느냐를 먼저 살펴보게 된다. 모든 제원을 다 비교 분석하기 어려운 소비자에게 인증 마크는 제품의 성능지표와 다름없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다. 인증 제품은 인증받지 않은 제품보다 그 몸값을 톡톡히 받는다는 점이다. 80 플러스 인증받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 우리가 꿈꾸는 ‘싸고 좋은 제품’ 찾기가 어려워지는 현실이다.


    자, 그렇다고 포기할쏘냐. 여기 3R시스템이 내놓은 ‘AK 500 II’ 전원공급장치를 눈여겨보자. 맛집은 소문으로 더 빨리 퍼지는 법. AK 500 II의 형뻘인 전작 ‘AK 500’는 준수한 성능과 합리적인 가성비 덕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과거가 있다. 자연스레 아우 격으로 등장한 이번 신제품을 기대할 수 있다.


    AK 500 II는 80 플러스 인증까지 받지는 않았지만 ‘80 플러스 브론즈’급의 효율을 보인다고 소문난 놈이다. 어디,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그 말을 깰 수 있을지 성능을 살펴보자.

     

    ‘12V 가용력 100%’ 알짜배기 기능 두루 갖춘 전원공급장치

     

    AK 500 II의 첫인상은 깔끔한 생김새다. 검은 몸체에 3R로고가 큼지막하게 새겨진 120mm 냉각팬을 하나 얹어놓고 팬 그릴과 통풍구를 갖췄다. 통풍구는 벌집을 연상케 하는 모양새로 통기·환기에 대한 염려는 놓아도 되겠다.

     

    ▲ 크기는 가로 150mm, 세로 140mm 높이 86mm로 일반 ATX 규격이다

     

    ▲ 벌집 모양 통풍구는 통기·환기에 대한 염려를 던다


    120mm 냉각팬은 ‘FSCC(Fan Speed Control Circuit, 팬 속도 최적화 회로)’를 적용해 소음을 최대한 잡아냈다. PC 소음에 민감하다면 환영할만한 부분. 분당 회전속도는 최대 1,500rpm 정도며 발생하는 소음은 28 데시벨이다. 도서관 소음 30 데시벨 보다 조용하다고 생각하면 쉽다.

    ▲  120mm 냉각팬은 최대 1,500rpm으로 회전함에도 소음이 적다


    AK 500 II는 12V 듀얼 레일 출력에 더블 포워드 컨버터를 탑재했다. 채널은 각각 12v1(28A)과 12v2(30A)로 구성되어, PC 부품 중 12V 전력을 많이 쓰는 CPU와 그래픽카드, 메인보드 등에 독립적으로 전원을 전달해 안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 12V 듀얼 레일 출력으로, 채널은 각각 12v1(28A)과 12v2(30A)다.


    주전원 단자는 20+4핀으로 구성되어 신형·구형 메인보드에 모두 쓸 수 있다. CPU 보조 8핀 단자는 4+4핀 구성으로 8핀과 4핀에 두루 호환된다. PCI 익스프레스 8핀 단자는 8개 갖췄으며 SATA 단자는 6개, HDD나 ODD용 IDE 4핀 단자는 3개, FDD 전원 단자는 1개를 갖췄다. 단자가 부족하다고는 느끼기 어려울 구성이다.


    ▲ 케이블은 FDD 전원 커넥터용 케이블 외에 모두 18AWG 표준 규격을 적용했다.


    AK-500 II의 장점은 여러 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액티브(Active) PFC’ 설계다. 기판에 갖춘 회로 덕에 새는 전력을 잡아내고 고주파 발생을 억제하는 것. 덕분에 80 플러스 인증 제품에 떨어지지 않는 전력효율을 자랑한다.

     


    둘째는 EMI 필터와 덧붙어있는 노이즈 필터다. EMI 필터는 노이즈 발생과 역류를 막고 노이즈 필터는 EMI 필터를 통과한 전원을 병렬로 또 걸러내 안정성을 끌어올린다. 파워 내구성은 물론 혹시 모를 PC 부품 손상까지 막아냈으니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 EMI 필터는 노이즈와 역류를 막는다

     

    ▲ 2차적으로 전원을 걸러내는 노이즈 필터도 준비됐다


    그린IC 회로도 보인다. 전원공급장치의 대기전력을 낮춰주는 기능으로, PC 전원을 차단하지 않아도 1W 미만의 대기전력만 쓰이게 돕는 고마운 녀석이다. 또 GR8329N 칩셋도 갖춰 놨다. 이는 저전압이나 과전압, 과부하 등을 막는 기능을 지녔다.


     

    ▲ GR8329N 칩셋은 혹시 모를 상황에 전원공급장치를 보호한다

     

     

    ▲ 스위칭 트랜스는 3.3V, 5V, 12V 전압을 출력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콘덴서다. AK 500 2는 330 마이크로 패럿(㎌) 400V 용량의 정류 콘덴서를 써 안정성과 효율성을 두루 끌어올렸다. 쓰인 제원 역시 안정성을 인정받는 ‘루비콘’ 사 부품을 써 믿음이 가는 부분이다.

     

     

    ▲ 루비콘 콘덴서를 써 내구성을 끌어올렸다


    어떤 상황에도 전원공급장치를 지켜줄 여러 보호회로도 완비됐다. AK 500 II가 갖춘 회로는 저전압 보호회로인 ‘ UVP(Under Voltage Protection)’와 단락 보호회로 ‘SCP(Short Circuit Protection)’ 과전류 보호회로 ‘OCP(Over Current Protection’ 과온도 보호회로 ‘OTP(Over Temperature Protection)’ 과부하 보호회로 ‘OLP(Over Load Protection)’ 등이다.


    이 밖에도 구석구석 세심하게 신경 쓴 부분이 눈에 띈다. 제품의 전류 자극을 줄이기 위해 접지를 빼먹지 않았으며 엮음 방식 케이블은 줄 꼬임을 막는다. 여러모로 흠잡기 어려운 제품 구성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 접지를 해 전류 자극을 줄였다

     

    ▲ 줄 꼬임을 막은 엮음처리 전원 케이블

     

    “80 플러스 인증? 없어도 난 80 플러스 브론즈급”

     

    새로 만나본 AK 500 II는 전작의 명성을 다시 한 번 올려놓을 만한 전원공급장치다. 100% 가용력을 발휘하는 12V 듀얼 레일 출력은 좋은 전원공급장치를 찾는 이들에게 흡족한 성능을 발휘할 것이며, 액티브 PFC와 그린IC, 2중에 걸친 노이즈 필터 등은 눈길을 끌기 충분한 구성이다.

    ▲ 12V 출력량이 500W로 표시되어 있다. 곧, 12V 출력이 전체용량대비 100% 가용력이다


    무엇보다 따로 80플러스 인증을 받지 않았음에도 각종 벤치마크에서 84~86%의 효율을 내놨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 정도 효율이면 ‘80플러스 브론즈급’에 해당하는 것. 최고의 가성비를 발휘하겠다고 외친 포부가 과장이 아님을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서 말했듯 80플러스 인증은 물론 소비자가 끌리는 훈장과 같다. 하지만 좀 더 살펴보면 꼭 인증을 받지 않고서도 준수한 성능을 내보이며 그 돈을 소비자에게 착한 값으로 돌아오는 제품이 있다. 마치 모범식당은 아니어도 입으로 소문난, 값싼 맛집처럼 말이다.


    3R은 AK6 시리즈로 입지를 다져온 브랜드다. 또 전작 AK 500은 80플러스 인증을 받으면서도 합리적인 값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런 부분에서 AK 500 II의 신뢰도 또한 문제없을 것임을 예측할 수 있는 일. 지금 정도의 제원이면 다시 한 번 시장에서 날아오를 수 있으리라 기대해볼만 하다.

     


    베타뉴스 최낙균 (nakkoon@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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