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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냉장고 용량 논란, 결국 법정 싸움까지 번져


  • 방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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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9-25 17:52:10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엔 냉장고 용량이 문제다. LG전자는 24일 삼성전자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광고 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 냉장고 용량을 두고 삼성과 LG의 대립이 심상찮다. 사진은 LG전자 디오스 V9100 냉장고.


    사건의 시작은 1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전자가 유튜브에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란 동영상을 올린 것이 불씨가 됐다.


    ▲ 삼성전자가 유튜브에 올린 냉장고 용량 비교 동영상


    해당 영상에선 지펠 857리터 양문형 냉장고와 LG전자 870리터 양문형 냉장고에 물을 부어 용량을 비교한다. 표기 용량이 적은 삼성전자의 냉장고에 오히려 물이 더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 요지다. 이에 LG전자는 삼성 측에 공문을 보내는 등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한술 더 떠 지난 22일 유튜브에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 2’이란 제목의 후속 동영상을 올렸다. 이번엔 삼성전자 900리터 냉장고와 LG전자 910리터를 비교했으며 물을 붓는 것뿐만 아니라 커피 캔과 참치 캔을 채워넣는 비교 영상도 추가했다. 물론 이번에도 표기 용량이 적은 삼성전자 제품이 오히려 우세한 것으로 그려졌다.


    ▲ LG전자의 반박 동영상


    이에 발끈한 LG전자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고 유튜브에 ‘냉장고 용량 물로 측정이 가능한가?’라는 제목의 반박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에선 LG전자 냉장고 규격 책임 연구원이 나와 “냉장고 용량은 물로 측정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냉장고는 실사용 공간과 냉각 기능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되는데 물을 채워넣는 방식으로 용량을 측정하는 것엔 세 가지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며 해당 측정 방식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비과학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측이 말하는 세 가지 오류는 다음과 같다. 사용하지 않는 공간에 물이 들어가 과다하게 측정될 수 있다는 점, 두 번째로 문과 본체가 겹쳐지는, 실재하지 않는 공간까지 측정될 수 있다는 점, 채워진 물의 무게가 1톤에 가까운데 이 경우 냉장고 내벽에 압력이 가해져 측정에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LG전자는 KS 공식 규정에 따라 냉장고 용량을 측정했다고 강조한다. 또 삼성전자가 KS 공식 규정이 아닌 방법으로 측정한 내용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동영상에 자사 실험치 기준이라고 표기했으며 단지 바이럴 마케팅 차원의 비교 동영상이며 KS 규격을 문제삼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이번 대립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 모두 쉽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도를 넘은 두 회사의 대립은 지나친 경쟁 심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3D TV 기술을 두고 싸운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4일 900리터 용량의 지펠 T9000을 내놓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냉장고라고 뽐냈다. 이어 LG전자는 7월 16일 910리터 디오스 V9100 냉장고를 내놓으며 삼성전자를 머쓱하게 만든 바 있다.


    베타뉴스 방일도 (idroom@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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