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9-28 10:59:41
새로운 광시야각 기술 'PLS' |
요즘은 평판형 TV나 모니터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배불뚝이 CRT 디스플레이에서 본격적으로 평판 LCD로 넘어온 것은 이제 10년이 조금 넘는 정도다. 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옛말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그대로 실현된 셈이다.
LCD 기반 평판 디스플레이가 빠르게 보급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TN 방식’ 패널의 도입을 빼놓을 수 없다. 단순한 구조로 대형화가 쉽고, 또 같은 크기의 IPS나 VA 패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게 대량으로 내놓을 수 있는 TN 방식 패널은 시장 초기 고가였던 LCD 디스플레이의 가격을 크게 낮추고, 빠르게 보급될 수 있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LCD 기반 디스플레이가 완전히 시장에 자리를 잡음과 동시에 TN계열 패널의 장점보다 단점이 더 부각되기 시작했다.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들이 ‘가격’보다 ‘화질’을 더 중요하게 따지기 시작하며 TN 패널 최대의 단점인 ‘(상대적으로) 좁은 시야각’이 발목을 잡게 된 것.
여기에 IPS 방식을 중심으로 광시야각 패널이 대량으로 시장에 공급되고, 이를 채택한 모니터들 역시 대거 쏟아져나와 가격까지 떨어지자 마지막 보루였던 ‘가격’마저도 더 이상 큰 메리트가 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 삼성전자 S23B350T
한편, 초기 LCD 모니터 시장에서 TN 계열 패널 모니터를 대거 선보여 시장을 주도해왔던 삼성전자도 위와 같은 시장 상황을 간과하지 않고 최근들어 다시 광시야각 모니터를 하나 둘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전에 삼성이 만들던 VA방식에 IPS의 장점을 더한 새로운 ‘PLS’방식 패널를 적용한 모니터들이 등장하면서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다만 앞서 선보인 PLS 패널 모니터들은 고가의 ‘전문가급’ 제품으로 출시되어 일반 소비자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그런 가운데, 삼성이 드디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PLS 기반 보급형 광시야각 모니터를 새로 선보였다. 바로 지금 소개하는 ‘S23B350T’다.
삼성 모니터 특유의 '디자인 DNA' |
삼성 모니터의 특징은 대기업 제품다운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다. 세계 TV 시장을 뒤흔든 ‘보드로 디자인’과 여기서 시작된 ‘ToC(Touch of Color)’ 디자인은 다른 TV나 모니터 등에도 영향을 끼칠 정도로 삼성 모니터만의 전통적인 특징으로 자리매김했다.
▲ 베젤 폭은 줄어들었지만 삼성 모니터 특유의 이중사출 디자인이 그대로 살아있다
이번 S23B350T 역시 삼성 모니터 디자인 DNA가 그대로 담겨있다. 화면 테두리를 두르고 있는 베젤부는 폭만 날씬하게 줄어들었을 뿐, 특유의 이중사출 제조방식으로 인해 ‘와인을 담은 글래스’의 느낌을 그대로 유지했다.
얇아진 베젤은 23인치 크기의 화면을 더욱 크게 돋보이게 하는 역할도 한다. 요즘 모니터 시장의 디자인 이슈 중 하나인 ‘슬림형 베젤’을 따라가며 삼성모니터 고유의 멋도 모두 담아낸 점이 돋보인다.
▲ 고급 와인 글래스를 연상시키는 투명 크리스털 넥
스탠드 역시 ‘투명 크리스털 넥(Neck)’을 적용해 왕년 ‘보르도 디자인’의 와인 글래스 느낌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넥과 이어지는 바닥의 스탠드도 진한 와인색에 살짝 비치는 반투명 소재를 적용함으로써 디자인적 통일감을 유지하고 있다. 넥 자체가 뒤가 비치는 투명 소재인 만큼 모니터 화면부가 공중에 살짝 떠있는 듯한 느낌도 제공한다.
▲ 터치 방식을 채택한 전원 및 OSD 조작버튼
업계에서도 가장 발빠르게 ‘터치 버튼’을 적용한 삼성의 모니터 답게 S23B350T 역시 터치방식의 OSD 조작 버튼을 제공한다. 터치방식 버튼은 물리적으로 작동하는 버튼과 달리 제품의 외관 디자인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장점으로 S23B350T와 같이 디자인을 강조한 요즘 IT 제품에 많이 채택되고 있는 기능이다.
화려하면서도 심플한 전면 디자인에 맞춰 S23B350T의 뒷면 역시 심플 그 자체의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LCD/LED 모니터의 특징인 ‘슬림한 두께’를 최대한 살리도록 가장자리에서 중앙으로 완만한 호를 그리는 형태이며, 매끈한 형태가 아닌 세로줄 형태의 요철로 마감되어있다.
이런 요철 디자인은 완전히 매끈한 하이그로시 마감보다는 수수한 형태지만, 장시간 사용할 때 먼지가 잘 쌓이지 않고, 손으로 자주 만져도 지문이나 손때가 덜 남으며, 스크래치 등에도 강한 장점도 있다.
다만 벽걸이 설치 및 다목적 스탠드 장착이 가능한 베사(VESA) 마운트홀은 없어 설치 자유도가 다소 떨어지는 점은 아쉽다. 기존 삼성의 일반용 모니터 제품 대부분이 베사 홀이 없었음을 고려하면 S23B350T 역시 전통(?)을 잘 따르는 셈이다.
▲ DVI 없이 한 개만 있는 HDMI 입력은 다소 아쉬운 구성이다
영상 입력 구성에서도 조금 아쉬운 면을 보인다. D-SUB와 HDMI 각각 하나씩의 입력만 지원하고 있는데, HDMI가 PC 뿐만 아니라 각종 셋톱박스, 홈시어터, 게임콘솔 등 다양한 기기와 연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 1개뿐인 HDMI 단자는 매우 아쉬운 구성이다.
요즘 ‘기본 입력 구성’에 따라 DVI포트도 있던가, 아니면 HDMI 포트라도 2개였으면 S23B350T의 활용도는 훨씬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HDMI가 없는 DVI 포트만 갖춘 PC를 위해 DVI-HDMI 변환 케이블이 기본으로 제공되여 별도의 변환 잭 또는 케이블을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광시야각 모니터 시장에 새로운 선택의 기준 제시해 |
처음 S23B350T가 발표됐을 때 많은 이들이 가장 기대한 것이 이 제품의 ‘디스플레이로서의 성능’이었다. 100만원을 넘나드는 고가 제품에만 적용되었던 PLS 패널을 적용한 최초의 일반 보급형 제품인 만큼 기대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 보급형 AD-PLS 패널을 채택한 S23B350T
PLS(Plane to Line Switching) 패널은 기존 광시야각 패널 기술인 VA(Vertical Alignment) 방식의 장점(우수한 암부 표현과 높은 명암비)에 IPS(In Place Swiching)의 장점(광시야각 중에서도 우수한 시야각)을 더해 삼성이 새롭게 개발한 패널로, 기존 VA 방식과 IPS 방식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장 최신의 패널이다.
S23B350T에 적용된 패널은 AD-PLS 패널로, 기존의 고가·고급형 모니터보다 일반 소비자용에 개발된 제품으로 알려져있다.
▲ 상당히 기울어진 각도에서도 화면의 색상 왜곡이 없는 우수한 시야각을 제공
일단 광시야각 패널 답게 S23B350T의 화면은 상하좌우 어느 각도에서든 색상 왜곡이 없는 본래의 컬러를 그대로 유지한다. 일부 보급형 VA 패널의 경우 광시야각임에도 불구하고 정면에서 많이 벗어나면 약간의 색 변화가 발생하곤 했는데, S23B350T의 PLS 패널은 IPS 부럽지 않은 시야각을 제공하고 있다.
▲ 이미지 및 영상의 어두운 부분 표현력도 우수한 수준이다
IPS 패널에서 다소 아쉬운, 암부 표현 능력과 우수한 명암비 특성도 잘 살아있다. 보다 진한 검정색 표현과 더불어 영상 등의 어두운 부분을 더욱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영화를 감상하더라도 더욱 깊이있는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정적 명암비만으로도 1,000:1 수준이라 따로 동적 명암비 기능을 활성화시키지 않아도 충분할 정도다.
▲ 5ms의 응답속도로 게임이나 영화 감상에도 적합하다
해상도는 요즘 모니터답게 1,920×1,080 풀HD 해상도를 제공하며, 게임 그래픽이나 액션이 많은 영상 감상에서 중요한 응답속도도 상당히 빠른 수준인 5ms(GTG)에 이르러 어지간해선 잔상 없는 부드러운 영상을 즐길 수 있다.
화질 외에도 에너지 절약 기능도 충실히 갖췄다. S23B350T는 자체적으로 3단계(100%, 75%, 50%)로 소비전력 조절이 가능한 ‘에코 세이빙(ECO Saving)’ 기능에, 미리 예약한 시간에 모니터가 자동으로 꺼지는 ‘오프 타이머(Off Timer)’ 등 사용자 입맛에 따라 소비전력을 절햑할 수 있는 기능을 기본으로 갖췄다.
또 LED 백라이트를 기본으로 채택해 소비전력도 사용 중 30W(와트), 대기전력은 0.3W 수준으로, 동급 광시야각 모니터 중에서도 우수한 편이다. 꽤 인증과정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에너지스타(Energy Star) 5.0’인증도 획득한 만큼 에너지 절감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없다.
◇ 광시야각 모니터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제품 = 대표적인 VA계열 패널 제조사인 삼성이 모니터 시장에서는 TN에만 주력함으로써 광시야각 모니터 시장의 선택의 폭은 매우 줄어들었다.
디스플레이 경쟁사들의 적극적인 세불리기로 인해 ‘광시야각’ 하면 ‘IPS’가 먼저 떠오를 정도였으며, 워낙 IPS 방식 제품이 많이 나오다 보니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라고는 브랜드(제조사)와 디자인, 세부 기능 정도밖에 없었다.
물론 그동안에도 VA 계열 패널을 쓴 제품들이 종종 선보였으나, 상대적으로 소수에 불과한데다 IPS에 비해 덜 알려지는 바람에 ‘쓰는 사람만 쓰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이번 S23B350T의 등장은 다소 경직된 광시야각 모니터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의 보편화된 IPS 패널과 다소 다른 특성 및 특징을 지닌데다, 가장 최신 기술이 도입된 PLS 패널을 채택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삼성의 PLS 패널 제품이 매우 높은 가격으로 출시돼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던걸 고려하면 좀 더 보급형 패널이라 할 수 있는 AD-PLS 패널을 채택하고 기존 LED 광시야각 모니터들과 큰 차이없는 가격으로 선보인 S23B350T는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인 셈이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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