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칼럼] IT를 아는 대통령, IT를 하는 대통령, IT로 소통하는 대통령


  • 김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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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10-15 06:59:54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인터넷을 잘 활용했던 고 노무현 대통령, SNS 덕분에 당선되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오바마 대통령 등 이제 IT와 정치는 빼놓을 수 없는 관계가 되어가고 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거의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예보방송이나 다양한 예측, 분석 등 역시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IT기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긍정적인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선관위 홈페이지의 디도스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예전처럼 인터넷을 쓰는 이들이 많지 않았더라면 굳이 이런 일을 벌일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선거철, 포털을 비롯한 각종 언론사 홈페이지의 첫 번째 기사는 정치 이야기가 주를 이루게 마련이다. 그런데 누군가 악한 마음을 먹거나 돈을 받고 특정 후보의 이름을 입력하면 그 후보에게 유리한 기사 혹은 불리한 기사가 먼저 검색되도록 한다면 어떨까? 선거에서 TV와 인터넷, 그리고 SNS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이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구글의 사명이 괜히 “사악해지지 말자 (Don't be Evil)"이 아닌 것이다.

     

    군소정당 후보들도 있지만, 이른바 유력한 대선후보 3명은 저마다 IT와 인연을 가지고 있거나 IT에 강한 러브콜을 한다. 앞서 설명한  대로 IT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큰 탓이다. 하지만 그 다음, 그러니까 대통령이 된 다음에 IT를 통해 어떻게 경제를 발전시키고,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드는가 하는 점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목소리를 내지는 못하는 듯싶다.

     

    게다가 현재 정권은 그리 친 IT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작은 정부를 목표로 내세운 것까지는 좋았지만, IT산업을 진두지휘한 정보통신부를 없애면서, IT에 대한 규제는 늘고, 반대로 지원과 정부 주도의 IT 프로젝트는 축소된 탓이 크다. 삼성이 갤럭시를 통해 가전회사에서 IT회사로 변모하고, LTE 등 차세대 이동통신망이 빠르게 구축되고 있지만 “나의 삶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로 보는 시각도 많다. 말로는 IT강국이라고는 하지만 진정한 IT강국이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에는 많은 부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다음 정부에는 좀 더 IT산업이 융성하기를 바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먼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보기 드물게, 아니 어쩌면 사상 처음으로 전자공학을 전공한 후보다. 여전히 공대가 여성에게는 높은 벽이고 이미 4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는 점을 생각하면, 본인의 의지였던, 혹은 부모님의 생각이었던, 아무튼 IT를 전공한 정치인은 일단 반가운 것이 사실이다. 후보 역시 공식적으로 IT를 미래전략 산업으로 삼겠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공약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상대적으로 IT와는 밀접한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변호사와 행정가 시절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정치인으로 변모하고서는 어느 누구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그리고 블로거를 잘 이용한다는 점이다. 특히 자신이 직접 올린 글이 아닐 경우 계정에 확실한 표시를 하는 등, 무엇보다 정직한 소통을 후보 본인이 실천하고 있다는 점은 사뭇 새롭게 느껴진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누가 뭐래도 IT인이다. 물론 전공인 의학, 그 가운데서도 의학공학쪽을 깊게 들어가다 보니 컴퓨터를 잘 만지게 되었다고 하지만 모든 관련 전공자가 그런 것이 아님을 보면 누구보다 IT를 사랑하는 후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백신 사업을 거쳐 최근까지 전념한 분야가 바로 디지털융합이다. 이질적인 여러 분야를 하나로 묶는 접착제는 다름 아닌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빼놓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이 분야라고 할 때, 후보 본인이 낙후된 소프트웨어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주요 대선 후보들은 IT를 향한 적극적인 러브콜이 한창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지금의 산업구조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공감하는 일이다. 게다가 특정 대기업위주의 성장 역시 국가경제모델로는 더 이상 끌고 나가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대안의 일부를 IT에서 찾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다음 정권은 기대가 크다. 누가 될지는 몰라도 적어도 IT를 아는 후보, 경험한 후보, 홀대하지는 않을 후보들이라는 믿음은 있기 때문이다. 흔한 말로 아들이, 그리고 딸이  IT분야에 발을 들인다고 해도 반대하지 않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결국은 실천이고 결국은 진정성이다. 지금의 장밋빛 공약이 구체적인 실천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해본다.


    베타뉴스 김영로 (bea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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