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0-19 15:53:28
요즘 전 세계적으로 PC 시장 분위기가 영 말이 아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디바이스가 보편화되고, 인터넷이나 메일, 문서작업 등 PC 기능의 상당 부분을 ‘손 안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덩치가 크고 이동이 불편한 PC가 소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PC 시장이 시원찮은 만큼 PC와 관련된 부품 및 주변기기 시장도 신통찮다. 신규 수요가 확 줄어들고 업그레이드 및 교체 시장은 상대적으로 작다보니 PC 시장이 침체되면서 부품 및 주변기기 시장도 덩달아 줄고 있는 것.
이같은 시대상에 맞춰 모니터나 키보드/마우스, 스피커, 프린터 등 PC 외부의 ‘주변기기’들이 변하고 있다. 언제까지나 PC에 매달리지 않고 독자 생존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 아날로그 송신 중단에 맞춰 관심을 모으고 있는 HDTV 수신 모니터
우선 PC가 돌아가고 있는 상황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필수장치인 ‘모니터’를 보면, 최근 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TV 수신 기능을 갖춘 모니터다.
가장 큰 원인은 인식의 변화다. 요즘엔 거실에 있는 대형 TV와는 별도로 자신이 보고싶은 프로만 따로 보기를 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즉 채널 다툼 없이 자신의 방에서 원하는 방송 프로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서브 TV’의 수요가 늘고 있는데, TV 기능을 갖춘 모니터는 이에 안성맞춤인 대안이다.
외적인 이유도 있다. 최근 1~2인 가정이 크게 늘어나고, 또 올해 말 아날로그 신호 송출 중단에 맞춰 TV 교체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데 부담 없는 가격에 기존 소형 TV를 대체할 수 있는 HDTV겸용 모니터가 최고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TV 수신이 가능한 모니터’는 어느덧 ‘모니터로 쓸 수 있는 소형 TV’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PC용 모니터 인터페이스인 ‘DVI’가 아닌 ‘HDMI’ 입력만 가능한 제품들이 대다수인 것이 이를 증명한다.
▲ 스마트폰/태블릿에서도 쓸 수 있는 블루투스 키보드의 수가 늘고있다
키보드와 마우스 같은 전통적인 PC의 입력장치 시장도 서서히 변하고 있다. 특히 선 없는 ‘무선’ 제품에서의 변화가 눈에 띈다.
현재 무선 키보드/마우스 제품들은 2.4GHz 주파수를 쓰는 USB기반 제품들이 대세다. 만들기 쉽고, 복잡한 페어링 과정이 없어 쓰기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무선 키보드/마우스 제품들을 보면 ‘블루투스’를 통신 방식으로 쓰는 제품들이 크게 늘었다.
상대적으로 ‘페어링’이라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 블루투스 제품들이 늘어난 이유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도 바로 연결해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앞에서 언급한 대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기기에서 메일을 주고받거나 문서작업까지 수행하는 경우가 늘었다. 자연스레 터치방식 가상 키보드에 비해 빠른 텍스트 입력이 가능한 물리적인 키보드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별도의 변환 인터페이스가 필요 없이 바로 연결할 수 있는 ‘블루투스’ 방식 키보드야말로 최고의 선택이 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모바일쪽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는 키보드 뿐만 아니라 마우스까지 지원한다. 덕분에 블루투스방식 무선 키보드/마우스의 주가는 날로 높아지는 중이다.
▲ 주요 프린터/복합기들도 '탈PC'에 나선지 오래다
모니터와 키보드/마우스 외에 다른 주변기기들도 오래 전부텨 변화를 꾀하고 있는 중이다. 프린터/복합기는 일찌감치 무선 WiFi 기능을 탑재하고 PC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태블릿서 무선으로 사진이나 문서를 출력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사운드를 듣는 스피커들 중에서도 독(dock)이나 블루투스를 갖춰 PC 사운드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태블릿의 사운드까지 출력하는 제품들이 크게 늘었다.
그 외에도 그동안 PC에 의존해 성장해왔던 주변기기 제품들이 ‘탈(脫) PC’를 통해 각자 살 길에 나설 것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더 이상 IT 업계의 주인공은 PC가 아닌, 스마트폰과 태블릿, 그리고 이들과 융합한 ‘스마트 가전’제품이기 때문이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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