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보급형 게이밍 키보드도 ‘격’이 있다! ‘누커 팬텀 W1’


  • 최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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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11-30 16:25:39

    ‘비지떡’은 없다. 제 몸값 다하는 키보드 ‘누커 팬텀 W1’

     

    게임 좀 한다는 사람에게 키보드와 마우스는 중요한 관심사다. 우월한 동체시력과 재빠른 손놀림을 지니고 있으면 무얼 하겠나. 막상 입력장치가 좋지 않으면 말짱 소용없는 것을. 이용자가 게임에 직접 들어가 몸으로 뛰지 않는 이상 당연한 일이다. 덕분에 오늘도 ‘컨’ 좀 된다는 게이머는 쓸 만한 키보드 마우스에 눈독을 들인다.


    그런데 이 입력장치 가운데 ‘키보드’라는 녀석은 종류가 너무 다양하다. 멤브레인이냐, 팬터그래프냐, 기계식이냐를 따진 뒤 키 배열은 어떤지, 전송 방식, 전송 속도, 기능키, 부가 기능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따지다 보면 끝이 없다. 또 성능에 따라 몸값도 여느 PC 부품 안 부럽게 껑충 뛰어오른다.


    혹시, 적당한 값. 이를테면 보급형에 속해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준수한 성능을 낼 키보를 찾는다면 여기 동방시스템이 내놓은 ‘팬텀(Phantom) W1’을 눈여겨보자. 동방시스템의 게이밍 브랜드 ‘누커(Nuker)’ 제품군의 첫 키보드로, 보급형 게이밍 키보드 시장을 똑바로 겨냥해 나온 제품이다.


    수도 없이 많은 키보드가 경쟁하는 시장인 만큼 준비도 탄탄하다. 적당한 덩치에 고급스러운 우레탄 코팅, 기본 7키 동시 입력과 인체공학적 설계를 뽐내는 아치형 키캡. 고급 제품에서 찾을 수 있던 1,000Hz 전송 속도까지. 합리적인 값으로 괜찮게 쓸 키보드를 찾는 게이머의 눈에 들 만한 제품이라 평가할 수 있는 제품이다.

     

    충실한 기본기와 빠른 전송 속도, 게임 하나만 바라본 키보드

     

    팬텀 W1은 외모에 신경 쓴 티가 난다. 모서리마다 곡선을 그리는 검은 몸체는 무광 처리해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살짝 광이 나는 키캡은 표면에 오돌토돌한 질감이 느껴져 마찰력을 높인다. 또 몸체 겉면은 모두 고무를 덧대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진다. 미끄러짐을 막는 실용성과 미관을 동시에 잡으니 좋은 점수를 줄 만하다.

     

    ▲ 몸체 전체를 고무로 덧씌워 촉감이 부드럽다


    크기는 가로 452mm, 세로 192mm, 높이는 33mm다. 손목 받침대가 일체형인 구조로, 너무 크지 않은 적당한 덩치다. 무게는 760g. 적당한 묵직함이 느껴져 타자 중 키보드가 미끄러지는 염려는 내려놔도 될 것 같다. 키보드 상태등 부분과 손목 받침대 쪽 ‘NUKER’ 로고가 푸른색 LED로 빛을 낸다.

     

     

    ▲ 푸른색 LED 불빛이 들어와 눈에 잘 띈다


    자판 부분을 살펴보자. 팬텀 W1의 키 배열은 일반적인 키보드와 비교했을 때 조금 독특하다.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 왼쪽 시프트키 부분인데, 보통 윈도우키가 있을 자리에 알트키가 대신 자리 잡았다. 게임 도중 실수로 윈도우 키를 눌러 튕기는 사태를 방지하는 대책이라 짐작된다. 다만 게임을 별로 하지 않고 윈도우 7 단축키를 자주 이용한다면 호불호가 갈릴 구조다.


    ▲ 컨트롤, 알트, 한자 변환키 순으로 설계됐다


    다른 특징은 키캡의 높낮이다. 팬텀 W1은 이용자의 손 각도를 생각해 키캡 높낮이를 서로 달리 만들었다. 위쪽 줄은 높고 가운데 줄은 낮으며 다시 밑줄에서 올라가는 아치형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 곡선을 그리는 모양새인 덕에 안정적인 타자를 할 수 있다. 게임 할 때 많이 쓰이는 W, A, S, D키와 오른쪽 화살표 키를 푸른색 키캡으로 씌운 것도 특징이다.

     

    ▲ 키캡 높낮이가 다른 구조로 아치형을 그린다


    이 밖에도 널찍한 스페이스키가 눈에 띈다. 이 스페이스키는 게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애용되는 키다. 점프를 하든 카메라를 고정하든 자주 쓸 키답게 면적을 넓힌 점이 마음에 든다. 키캡에 인쇄된 글자 역시 크고 선명해 눈에 잘 보인다.

     

     

    ▲ 스페이스키가 널찍해 누르기 좋다


    키 입력 방식은 멤브레인 방식을 썼다. 요즘 나온 제품답게 당연히 일체형 러버돔이 적용됐으며 키를 누를 때 반발력이 적고 상당히 부드럽다. 소음이 적은 점도 장점. 기계식 키보드를 애용한다면 이 역시 취향을 탈 일이지만, 평소 멤브레인 방식의 키감을 좋아하거나 부모님께서 잠든 새벽 ‘몰겜’을 즐긴다면 만족할 일이다.

     

    ▲ 소음이 적고 부드러운 멤브레인 방식을 썼다


    성능은 좀 어떨까? 팬텀 W1의 자랑거리는 빠른 전송속도다. 표기된 전송 속도가 1,000Hz로, 입력지연 시간이 1ms다. 이 말은 곧 천분의 1초, 0.001초 만에 우리 손끝이 내린 신호를 알아챈다는 얘기다. 아무리 번개 같은 속도로 자판을 두드려도 입력 누락 따위가 일어날 리 없다고 믿을 수 있다.

     

     

    ▲ 입력지연 시간이 1ms로 전송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동시 입력은 조합에 따라 최대 7개까지 지원한다. PS/2 젠더를 이용하는 키보드나 고성능 기계식 키보드를 생각하면 살짝 모자라지 않나 싶을 수 있지만, 보통 오른손으로 마우스를 쥠을 생각하면 웬만한 게임은 모두 소화해낼 수준이다. USB 연결로 편의성과 전송 속도를 높인 키보드 입장으로는 적당하다.

     


    이 밖에도 팬텀 W1은 다양한 부분에서 기본 미덕을 충실히 지켰다. 키보드 밑면은 높이 조절대를 갖췄으며, 손목 받침대 밑쪽엔 고무 패드를 덧대 미끄러짐을 막았다. 음료수가 흘러나갈 배수구멍까지 마련한 점도 칭찬하고 싶다.

     

     

    ▲ 각도 조절대와 미끄럼 방지 패드, 배수 구멍을 지녔다


    전원 케이블 또한 마무리에 충실하다. 천 소재 엮음 케이블을 써 줄 꼬임이 덜하고 유연하다. 금도금한 USB 단자와 노이즈필터도 장점. 확실히 키 입력에 불만 생길 일은 없겠다.

    ▲ 줄 꼬임이 적은 천 소재 엮음 케이블

    빠른 전송속도가 매력적인 키보드, PC방용으로도 적절

     

    PC 부품 가운데 키보드는 특히 보급형을 많이 찾게 된다. 좋은 키보드를 쓰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지만, 보급형을 쓰더라도 실제 PC 성능이 달라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피부로 와 닿는 느낌이 없는 이상 몸값 낮은 제품에 눈이 간다.


    하지만 너무 값싼 제품을 구매하면 싸게 잘 쓰려던 원래 목적은커녕 돈만 날리기 일쑤다. 화려한 LED 불빛과 다양한 기능키로 치장된 키보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제값 다하는 키보드를 찾아야 우리의 화려한 손놀림을 뒷받침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누커 팬텀 W1은 제값 하는 키보드다. 1,000Hz의 빠른 전송속도, 아치형을 그리는 키 배열, 적당한 동시 입력과 고급스러운 생김새 등 칭찬할 부분이 많다. 부담스럽지 않은 값에 사서 쓰기 딱 좋을 만한 키보드로 시장에 나섰다.


    또 PC방용 키보드로도 적당하다. 멤브레인 키보드답게 소음이 적은 점은, 많은 이용자가 키보드를 두드리는 PC방에 매력적이다. 동시 입력과 준수한 전송 속도 역시, 손님 불평 받을 일 없는 성능이라 볼 수 있다. 키캡 분리가 쉽고 손목 받침대 일체형인 점, 배수 구멍이 나 있는 점도 점수를 더한다. 보급형 게이밍 키보드 중에서도 ‘격’을 갖춘 키보드. 누커 팬텀 W1을 표현하기 알맞은 말이다.


    베타뉴스 최낙균 (nakkoon@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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