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2-28 15:27:58
마이크로소프트가 야심차게 준비한 ‘윈도우 8’이 출시된 지 4개월이 지났다. 지난 1월에 열린 CES에서 JP모건이 개최한 기술 포럼에 참석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부문 CFO(최고재무책임자) 겸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윈도우 8의 판매량이 6,000만 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0년 10월에 출시한 윈도우 7의 4/4분기 판매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아직 출시 초기임을 감안하면 한마디로 잘 나간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윈도우를 설치할 수 있는 PC의 규모를 고려한다면 아직 갈길은 멀다. 미국 조사회사인 넷애플리케이션(Net Applications)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월 실제 윈도우 8을 사용 중인 PC는 윈도우 PC 전체의 2.5%로, 윈도우 7 48.5%, 윈도우 XP는 43.1%다.
이 조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여전히 윈도우 XP를 쓰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로 아직도 윈도우 XP를 고집하는 사람이 여럿 있다.
2G폰보다 LTE 스마트폰...윈도우 XP보다 윈도우 8
국내 인구 10명 중 6명 이상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 이 6명 중 2명은 LTE 스마트폰을 쓴다. 스마트폰 보급률에서 세계 최고라는 말을 듣고 있으며, LTE 가입자 수는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비율로 따지면 따라올 나라가 없다. 그만큼 국내 사용자는 최신 기술을 거침없이 받아 들이고 있다.
그런데 유독 이런 성향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있다. 바로 윈도우다. 생각 외로 많은 사용자가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구형 운영체제인 윈도우 XP를 쓰고 있다. 그 동안 마이크로소프트가 꾸준히 지원을 이어오기는 했지만, 최신 기술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LTE 스마트폰은 100만 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기기다. 물론 항상 들고 다니면서 쓰긴 하지만, 비싼 물건임은 틀림없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선뜻 이 비용을 지불하고 스마트폰을 구매한다.
활용도 면에서 PC는 스마트폰 못지않다. 할 수 있는 능력으로 따지자면 PC가 월등히 낫다. 윈도우는 이런 PC의 기능을 최대한 끌어내 주는 운영체제다. 그런 만큼 최신 버전을 쓰면 여러모로 좋다. 업그레이드 비용도 십만 원대로 그리 높지 않다. 스마트폰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지만, 업그레이드는 무척 인색한 편이다.
손에는 최신 LTE 스마트폰을 쥐고 있으면서, 정작 PC 운영체제는 구닥다리 윈도우 XP를 쓴다니...다소 아이러니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스마트 기기의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윈도우 8의 사용, 더 이상 미룬다면 시대에 뒤떨어지게 될지도 모른다.
매력이 철철 넘치는 윈도우 8
그렇다면 왜 윈도우 8을 써야 할까? 단순히 최신 버전이기 때문에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면 누구라도 납득하기 어렵다. 하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금방이라도 자신의 PC에 윈도우 8을 깔지 않고는 못 배긴다. 특히 아직도 윈도우 XP를 쓴다면, 10년이 넘는 기술 공백을 그 어떤 최신 하드웨어로도 메꿀 수 없다.
윈도우 8의 매력, 어떤 것이 있는지 가볍게 살펴보자. 먼저 윈도우 8은 부팅 속도가 빠르며, 가볍게 작동한다. 부팅은 처음 PC를 켰을 때 이루어지는 일련의 과정이다. 많은 사용자가 매일 PC를 끄고 켜는데, PC의 성능에 따라 차이는 나지만 보통 1분 30초에서 길게는 3분 이상이 걸린다. 이 짧은 시간이 사용자에겐 무척 길게 느껴진다.
윈도우 8을 사용하면 이런 기다림이 대폭 줄어든다. 하드웨어에 따라 짧게는 8초에서 길어도 30초를 넘기는 일이 드물다. 비약적으로 부팅 속도가 빨라진 셈이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무척 가볍고 빠른 속도감을 지니고 있다. 윈도우 7을 쓰기에 다소 힘겨운 PC라도 윈도우 8을 설치하면 빠릿빠릿하게 쓸 수 있다. 윈도우 7이 무거워 윈도우 XP를 쓰는 사용자라면 윈도우 8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특히 윈도우 XP 사용자가 윈도우 8로 넘어가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 종료를 들 수 있다. 2014년 4월 9일 이후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을 바랄 수 없다. 빠르게 발전하는 IT 분야에서 윈도우 XP의 장기 생존은 꽤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현재의 IT 환경에 윈도우 XP는 잘 맞는 운영체제라고 할 수 없다. 그나마 마이크로소프트가 지금껏 지원을 이어오고 있어 그럭저럭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런 지원도 약 1년 후에는 종료된다.
윈도우 8은 시작부터 이전과 많은 점이 다르다. 태블릿 사용자 환경을 품고 있기에 스마트 기기에서 접하던 잠금 화면이 제공된다. 재미난 부분은 사진 암호 기능이다. 숫자나 패턴 등을 암호로 사용하는 여타의 스마트 기기와 달리 윈도우 8은 사진을 사용한 색다른 암호를 설정할 수 있다.
또한 처음 시작 시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로그인을 해야 한다. 이는 윈도우 8이 멀티 디바이스에 적합하게끔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즐겨찾기나 테마 등 윈도우 설정을 여러 PC에서 동일하게 쓰기 어려웠다. 하지만 윈도우 8은 모든 설정이 계정을 따라 움직이게 된다. 여러 PC를 사용하더라도 설정이 동기화가 되어 동일한 환경으로 쓸 수 있다.
윈도우 8에서 가장 큰 변화는 태블릿 사용자 환경인 ‘윈도우 8 스타일 UI’다. 마우스로도 충분히 쓸 수 있지만, 역시나 터치스크린으로 쓰는 맛이 더 좋다. 키보드와 터치스크린의 조합은 다소 어색하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정작 써보면 제법 효율성이 좋다. 터치스크린의 직관적인 사용성으로 빠른 작업을 할 수 있다.
게다가 윈도우 스토어에서는 다양한 앱도 내려받아 쓸 수 있다. 아직은 다소 부족하기는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여러 앱이 추가되고 있으며, 이런 앱을 사용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설치해 보고 평가하자
윈도우 8의 기능을 살펴보고 있으면 편리한 점이 많다. 더 나아진 검색 기능, 파일 복사나 이동 시 그래프 기능 및 일시정 기능, 더 편리해진 작업 관리, 좋아진 게이밍 성능, 듀얼 스크린에 최적화된 환경 제공, 가상 디스크 기능, 백업 기능 등 일일이 말하기도 입이 아프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윈도우 8을 사용해 보지도 않고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가장 큰 이유는 종전에는 없는 윈도우 8 스타일 UI 때문일테다. 낯선 사용자 환경이 제공되다 보니 다소 꺼리게 된다. 특히 많은 이들이 윈도우 8에는 새로운 사용자 환경만 있다고 잘못 알고 있다. 윈도우 8 스타일 UI는 윈도우 8의 일부분일뿐이다. 기존의 데스크톱 사용자 환경도 그대로 지니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능만 익히면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다.
윈도우 8 일단 한번 써보라고 말하고 싶다. 한 발 내딛는 순간 더 편리한 세상을 얻게 될 것이다.
베타뉴스 김태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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