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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 PC산 A씨, 결국 정품 운영체제 깔린 PC보다 돈 더 지불?


  • 강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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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3-04 13:48:47

    언제부터인지 운영체제를 빼고 값을 낮춰 파는 PC가 조금씩 늘고 있다. 이러한 PC를 ‘깡통 PC’라고도 부른다. 운영체제가 포함된 PC보다 값이 조금 싼 덕에 실속을 차리는 소비자에게 반응이 좋은 편이다. 데스크톱 PC부터 노트북 PC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주요 PC제조사마저도 운영체제를 뺀 깡통 PC를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제조사들이 직접 나서서 ‘불법 운영체제 환경을 조장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깡통 PC 인기는 아직 식지 않은 듯 보인다.

     

     

    그렇다면 깡통 PC 가격이 일반 PC보다 얼마나 더 쌀까? 대략 10만 원 정도다. 가격만 놓고 보면 윈도우가 깔린 PC보다 이득을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A씨도 깡통 PC를 구매했다. 운영체제가 빠진 PC이다보니 정품 운영체제를 따로 직접 구매해서 깔아야 했다. 그렇게 되면 운영체제가 깔린 PC를 구매하는 것과 가격이 별반 차이가 없다. 소매점에서 구매해야 하는 만큼 오히려 비쌀 수도 있다. 때문에 A씨는 자연스럽게 불법 운영체제를 깔았다. 돈을 아꼈다는 이유로 깡통 PC 구입은 나름 만족스러웠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깡통 PC로 밤새 작업한 중요 자료를 전부 날리게 된 것. 불법 운영체제가 바이러스에 취약하다 보니 감염돼 말썽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정품이 아니라 당연히 운영체제 기술지원이 되지 않았다. 깡통 PC의 사후지원이라면 고작 하드웨어 적인 부분 정도다. A씨는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소매점에서 운영체제를 구입했다. 돈 좀 아껴보자고 깡통 PC를 구매한 결과 오히려 처음부터 정품 운영체제를 구입한 것 보다 더 많은 돈을 날리게 됐다.

     

    이와 같이 깡통 PC를 구매할 경우 가격 이외에 면에서도 합리적인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불법 운영체제를 쓰면 업데이트를 제대로 받을 수 없다. 날로 기승을 부리는 보안 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PC에 탈이 나는 가장 큰 이유는 부품 고장이 아닌, 잘못된 운영체제 관리 때문이라는 점도 생각해볼 문제다. 자칫하면 동네 PC 수리점에서 큰 돈을 쓸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싼 맛에 깡통 PC를 구입한 의미가 무색해진다.

     

    개인이 쓰는 것보다 기업에서 깡통 PC를 쓸 때가 더 문제다. 불법 운영체제를 깔아 쓸 경우 당장 PC 구매비용은 아낄 수 있다. 그렇지만 소프트웨어 단속 등에 발각되면 큰 벌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도 생각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단속이 날이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라 더욱 걱정된다.

     

     

    이런 점을 따져보면 운영체제가 깔린 PC를 구매하는 쪽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정품 인증 문제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복원과 업데이트도 자유롭다. 윈도우 8의 경우 무료 백신 도구인 윈도우 디펜더가 기본으로 포함된 덕에 보안 위협으로부터 내 PC를 손쉽게 지킬 수 있다. 정품 운영체제를 쓰면 든든한 사후 지원이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도 장점이다.

     

    정품 운영체제를 깔아 쓸 계획이라면 처음부터 운영체제가 포함된 PC를 구매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 소비자가 깡통 PC와 윈도우 8을 따로 구매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윈도우 8이 깔린 PC를 구매하는 쪽이 더 싸기 때문이다. 윈도우 8 프로가 깔린 PC의 경우 윈도우 7, 윈도우 비스타 등 하위 버전 라이선스까지 제공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점을 잘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운영체제가 빠진 깡통 PC를 쓸까? 아니면 정품 운영체제가 깔린 PC를 쓸까? 물론 선택은 소비자 몫이다. 각자 입장에 맞춰 고르면 된다. 그렇지만 정품 운영체제를 쓸 생각이고 PC에 기본으로 깔린 운영체제 버전에 불만이 없다면 후자를 고르는 쪽이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단지 제품 가격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장단점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베타뉴스 강태영 (kangty@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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