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2-03 18:34:52
AMD의 새로운 가속처리장치(APU) 카베리(Kaveri)가 시장에 안착하면서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기존 APU가 단순히 CPU와 GPU의 결합으로 큰 차별화가 없었던 반면, 카베리 기반의 APU는 변화를 위한 노력이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다. 새로운 설계가 적용된 CPU와 GPU, 그리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업계간 협력. 분명 카베리는 기존 APU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
카베리의 다른 점은 더 효율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기종 시스템 설계(Heterogeneous System Architecture)의 적용으로 단순히 CPU 속에 GPU 코어를 담은게 아닌, 서로 유기적인 작동을 통해 성능을 끌어 내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GPU 코어도 옛 것이 아닌 현역 활동 중인 그래픽스 코어 넥스트(Graphics Core Next) 설계가 적용되어 병렬 연산에 강해졌다.
CPU와 GPU가 더해진 카베리의 성능은 제법 인상적이다. 아직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지만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지원사격을 한다면 분명 시장에 자리매김하는데 어려움 없을 것이다.
카베리의 인상적인 모습에 시장도 조금씩 꿈틀대기 시작했다. 초기 고가일 것이라 예상되었던 초기 시장가격이 다소 안정적인 분위기로 시작되면서 관심을 갖던 소비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외면 받던 APU가 조금씩 빛을 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카베리는 여전히 CPU의 모습을 하고 있다. 당연히 이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메인보드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APU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확장성과 기능이 탄탄한 제품이 있을까? 제이씨현시스템이 유통하는 기가바이트 F2A88X-D3H 정도라면 카베리 시스템으로 시작하는 데 어려움 없지 않을까?
◇ 기가바이트 이미지 고스란히 담긴 메인보드 – 기가바이트 F2A88X-D3H, ATX 규격 메인보드로 AMD 플랫폼 기반 APU와 호흡을 맞춘다. FM2+ 소켓을 쓰고 있고 카베리 및 리치랜드, 트리니티 등 AMD APU를 장착할 수 있다. FM1 기반의 라노 APU는 쓸 수 없다는 점 사전에 인지할 필요가 있겠다.
레이아웃 자체는 무난한 구성이다. PCI-익스프레스 슬롯이나 일반 PCI 슬롯 등도 빠짐 없이 갖추고 있고 방열판 구성이나 디자인 등 기가바이트 제품이라는 것을 쉽게 인지할 수 있다.
▲ 단단하고 고급스러운 블랙 색상 위주로 꾸며진 메인보드.
▲ ATX 규격의 레이아웃을 충실히 따르는 기가바이트 F2A88X-D3H.
전원부 구성은 여느 중급형 메인보드 수준으로 이뤄져 있다. 6페이즈 구성인데, CPU+GPU 구조인 점을 감안하면 5+1 전원부가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카베리를 가지고 오버클럭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극한까지 끌어내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 구성으로도 어느정도 사용할 수 있다. 기본 설정으로 쓰는 사용자라면 충분한 사양이라는 것은 말 할 필요도 없다.
CPU는 FM2+, 초기 APU에 맞춰 도입된 소켓으로 FM1을 시작으로 FM2, FM2+에 이르게 되었다. FM2+ 역시 기존 AM3+ 소켓과 마찬가지로 한 세대 이전의 플랫폼까지 호환하지만 그 이하는 호환하지 않는다. FM1은 라노 기반의 1세대 APU를 지원하지만 트리니티, 리치랜드 기반의 FM2 소켓 보드에서는 이를 쓸 수 없다. FM2+인 이 보드에서는 트리니티, 리치랜드, 카베리와 호흡을 맞춘다.
▲ 6페이즈 전원부, CPU 소켓은 FM2+ 규격이다.
메모리는 듀얼채널 DDR3 구성으로 총 4개의 슬롯이 자리하고 있다. 홀/짝수 레인마다 색을 구분해 듀얼채널 구성 시, 혼동되지 않도록 유도했다. 총 64GB 용량까지 인지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시중에 판매되는 8GB 메모리 모듈을 사용하면 최대 32GB까지 확장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속도는 폭 넓은 편에 속한다. 1,333MHz 부터 시작해 1,600MHz, 1,866~2,133MHz까지 인식 가능하다. 메모리 속도가 빠를수록 전체적인 성능 향상에 유리하다. 특히 메모리 대역폭에 민감한 GPU쪽 성능 개선이 있다. AMD의 AMP(AMD Memory Profile), 인텔의 XMP(eXtreme Memory Profile) 모두 쓸 수 있다.
▲ 듀얼채널 슬롯, 총 4개로 폭 넓은 DDR3 메모리를 지원한다.
확장 카드 슬롯은 제법 탄탄하다. 두 개의 PCI-익스프레스 x16 슬롯을 배치해 크로스파이어 같은 고급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한 개의 슬롯은 x16, 다른 슬롯은 x4 레인이 배정된다. PCI-익스프레스 x1 슬롯은 3개를 확보했다. 사운드 카드나 기타 확장카드를 사용하면 된다.
PCI 슬롯은 총 2개를 달았다. PCI-익스프레스가 아닌 구형 사운드카드나 확장 카드 사용에 필요하다. PCI-E 기반 장치나 구형 PCI 기반 장치 모두 쓸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인상적이다. 최근 PCI 슬롯은 점차 줄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 PCI-E x1, x16, PCI 슬롯 등을 적절하게 배치한 레이아웃.
메인보드 한 켠에는 광학드라이브 및 저장장치를 연결하는 SATA 포트가 자리하고 있다. 총 8개가 마련되어 있어 확장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또한 모두 SATA 6Gbps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어 최근 출시되는 저장장치의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단자는 6개가 수직 장착 구조로 되어 있고 2개는 ㄱ형 단자를 달아 수평 장착을 지원한다. 단자 모두 수평 장착이 가능하도록 지원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메인보드 구조상 SATA 단자가 카드 슬롯에 구애 받는 상황은 아니어서 크게 문제 삼을 요소는 아니다.
▲ 총 8개의 SATA 단자. 6Gbps 인터페이스를 지원한다.
후면 단자는 APU의 기능을 착실히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구성되어 있다. DVI, D-Sub, HDMI 등의 영상 출력 단자가 이를 대변한다. APU는 기본적으로 그래픽카드 없이도 작동하고 성능이 제법 뛰어난 편이다. 인텔 기반의 메인보드도 영상 출력 단자가 제공되지만 카베리에서는 이 부분이 더 크게 부각된다. 가장 많이 쓰는 단자를 채용한 점에서 좋게 평가된다.
이 외에 USB 단자는 2.0 4개, 3.0 2개로 구성되고 사용자가 필요하면 메인보드 내의 USB 3.0 헤더를 통해 확장하면 된다. PS/2 규격의 키보드, 마우스 통합 단자도 제공된다.
사운드는 ALC892 코텍을 통해 최대 7.1채널 출력을 지원한다. 여기에 광출력(Optical) 단자도 제공해 활용 범위를 넓혔다. 기가비트 이더넷 단자를 통해 유선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도 있다.
▲ DVI, HDMI 등 영상 단자와 USB 3.0 단자, 오디오 단자 등이 준비된 후면부.
이 외에도 F2A88X-D3H는 기가바이트 울트라듀러블 4 플러스 기술이 숨쉰다. 이 전부터 기가바이트는 꾸준히 메인보드에 다양한 기술을 선보여 왔다. 그 중 울트라듀러블은 메인보드 출시와 함께 세대를 거듭하면서 안정성과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제품에서는 4세대 기술이 일부 적용되어 있다.
울트라듀러블 4 플러스는 총 3가지 기술이 핵심이다. 하나는 새로운 방열판 디자인을 적용, 전반적인 작동 온도를 낮추는 것.(울트라 쿨) PC의 적은 발열이라는 점에 착안해 장시간 사용 안정성을 확보했다. 다음으로는 낮은 저항의 모스펫(MOSFET)을 써 전력 효율을 높인 점이다.(울트라 퍼포먼스) 마지막으로 두 개의 바이오스를 탑재(울트라 세이프)해 한 개의 바이오스가 손상되어도 PC를 계속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기가바이트는 이 기술을 여러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세대를 거듭하며 진화한 기술은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서 충분히 검증을 받기도 했다. 이제 카베리 시스템에서도 충분히 경험 가능하다.
◇ 가볍게 접근하는 카베리 메인보드 – 기가바이트 F2A88X-D3H의 가격은 온라인 기준으로 약 10만 원 초반대. 다양한 기기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구성에 활용성 등을 감안하면 가격대 구성은 제법 뛰어난 편에 속한다. 제품의 성격을 감안해 고급형 대비 약간 제외된 부분이 존재할 수 있지만 카베리의 특성을 감안하면 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구성을 갖췄다고 본다.
하지만 이는 소형 폼팩터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의 얘기. ATX 규격의 중급 플랫폼이라면 단연 확장성이 뛰어난 것이 좋다. F2A88X-D3H는 넉넉한 카드 슬롯, SATA 단자, 메모리 슬롯 등을 확보하고 있어 사용하면서 꾸준히 장치를 확장해도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10만 원대에서 말이다.
기가바이트 메인보드 특유의 기술이 집약되어 있고 뛰어난 확장성과 기능. F2A88X-D3H는 AMD의 새로운 가속처리장치(APU)와 호흡을 맞추기에 안성맞춤인 메인보드가 아닐까? 중-저가 기반의 카베리 시스템에 접근하는 소비자가 선택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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