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인터뷰

스와이프로 베여내는 손맛의 향연! 조이시티가 말하는 ‘달과 그림자’


  • 최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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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3-10 14:04:29

     

    “위기의 조선을 구하라!”


    조선미녀삼총사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 2월 28일 조이시티가 내놓은 무협 활극 ‘달과 그림자’가 오늘의 주인공.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나온 이 게임은 요즘 나온 모바일게임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녀석이다. 조선 시대와 달이라니, 이태백의 시조부터 떠오른다고? 잘못 짚었다. 달과 그림자는 온갖 도깨비를 단칼에 베여내는 거침없는 액션게임이니까 말이다.


    수묵화로 그려낸 그래픽, ‘스와이프’를 활용한 직관적인 전투방식, 독특한 조선 시대 배경 스토리… 다양한 매력으로 어느새 구글플레이 무료 인기 2위까지 올라선 이 게임의 개발 과정이 궁금해진다. 이 분위기 그대로라면 1위 입성도 머지않은 일. 더 늦기 전에 조이시티를 찾아 개발팀을 만나봤다. 인터뷰에 응한 이정민 PD와 이상훈 PM은 선비의 풍채로 기자를 반겼다.

     

    ▲ 왼쪽부터 이정민 PD, 이상훈 PM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냈다고 말하면 될까요? 확실히 ‘달리기’ 게임은 아니에요.”


    조이시티 이정민 PD는 ‘장르가 독특하다’는 말에 미소를 지었다. 그들이 ‘달과 그림자’에 붙여놓은 장르는 ‘무협 활극’이다. 좀 더 길게 늘이면 앞에 ‘슬라이스 액션’이 붙는다. RPG, FPS, 슈팅, 러닝 등등에 익숙해진 터라 활극이라는 표현이 꽤 새롭다. 또 실제로 접한 이 게임은 무협 활극이라는 표현이 더없이 어울린다.


    “사실 6년 동안 PC 온라인게임에만 매달리다 이번에 처음 모바일게임을 맡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조그만 기기에서 돌아가는 게임이라고 얕봤다가 톡톡히 혼났죠.”


    게임기획을 총괄한 이정민 PD는 경력에 비해 젊은 편이다. 이제 막 만으로 30세. 알고 보면 팀원 중 간신히 막내를 벗어난 나이란다. 그는 ‘왜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게 됐느냐’고 묻자 모바일게임 시장이 점점 커지고, 모바일기기 성능이 향상되자 자신이 기획하는 모바일게임에 대한 가능성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달과 그림자를 개발할 때 2가지를 염두에 뒀습니다. 첫째는 꼭 ‘스와이프 방식을 활용하자’입니다. 가장 직관적인 스마트폰 조작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또 스와이프의 매력을 살리는 장르는 액션게임이 제격입니다.”


    스와이프 액션을 어떻게 표현했기에? 궁금해하는 표정을 봤는지 이상훈 PM이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일단 해보고 얘기를 이어나가자는 뜻이리라. 스마트폰을 받아드니 수묵화풍 그래픽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들어가기 화면에는 시조까지 흘러나오니 조선 정취에 취하는 느낌이다. 이상훈 PM의 조언을 들어가며 게임을 실행했다.

     

     

    달과 그림자는 횡스크롤 스테이지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용자는 스테이지마다 등장하는 도깨비를 처치하며 질주하는데, 도깨비를 손으로 그어버리면 주인공 캐릭터가 시원한 칼질을 선보인다. 손을 긋는 위치, 그리는 모양에 따라 칼질이 바뀌는 점도 재미를 더하는 부분. 이리저리 칼을 휘둘러보니 손맛이 제법이다.

     

     


    난이도가 올라가니 생각보다 바빠진다. 잔뜩 등장하는 도깨비 무리에 정신을 놓으면 함정이 달려든다. 과거 일단 긋고 보는 ‘슬라이스’ 시리즈와 다르게 캐릭터의 위치도 움직일 수 있어 여러모로 조작이 중요하다. 위급할 때는 필살기를 쓰거나 장착 기술을 발동하는 등 간단하지만, 단순하지 않은 게임성에 몰입된다.

     

     


    “둘째는 ‘한국적인 게임을 만들자’입니다. 검술 액션을 기획하는데 웬만한 자료가 모두 서양이나 일본, 중국풍이더라고요. 왜 우리나라 배경은 이리도 없을까! 이런 마음에 의욕을 더했습니다.”


    몇 스테이지를 마친 뒤 개발 비화를 묻자 이정민 PD는 “한국적인”이라는 단어에 힘을 줬다. 덕분에 개발팀은 고생을 많이 했단다. 조선 시대 설정까지는 좋았지만, 그 뒤 자료수집에 꽤 애를 먹었다는 내용이다. 하긴 생각해보면 그렇다. 판타지 세계관에 대해서는 이것저것 할 말이 많은데, 우리나라를 모티브로 삼자니 떠오르는 게 많지 않다.


    “수묵화풍 그래픽은 달과 그림자의 멋을 살리는 핵심적인 부분이죠. 당시 미술팀장이 고생을 많이 했어요. 붓 터치 느낌을 살리려고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개발팀 전체가 들러붙어 연구했을 정도니까요”


    이렇게 완성된 게임이 달과 그림자다. 이정민 PD는 물론 개발팀 모두 욕심이 많았다. 큰 줄거리로 조선 시대를 잡고 이에 어울리는 몬스터와 호적수(보스) 설정에만 많은 공을 들였다. 특히 이정민 PD는 직접 달과 그림자의 줄거리는 물론 게임의 정취를 더하는 시조와 음악까지 만들었단다.


    달과 그림자의 개발팀은 7명 가량. 많지 않은 팀원으로 이 정도 게임을 내놨으면 만족할 만도 한데, 이정민 PD는 “아직”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금 기획했던 100%가 그대로 구현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이용자 반응은 어느 정도 만족스럽지만, 개발팀 모두 욕심을 내기 때문에 더 개발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경쟁 모드를 더 집어넣을 계획입니다. 예컨대 러닝게임처럼 얼마나 돌파했느냐는 기록경쟁 같은 모드요. 본인의 손가락 실력을 뽐낼만한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달과 그림자의 업데이트 계획은 ‘꾸준히’다. 2~3주 간격으로 업데이트를 진행, 스테이지를 늘려가고 신규 캐릭터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정민 PD는 “신규 캐릭터 1종은 완성된 상태”라며 “다른 캐릭터 2종은 아직 초기 기획단계”라고 귀띔했다. 이상훈 PM은 앞서 설명한 경쟁 모드의 출시일을 묻자 “3월 안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출시 이후 이용자의 의견을 최대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게임 난이도가 높다는 얘기에도 즉각 대응했었어요. 앞으로도 달과 그림자를 많이 즐기고 또 좋은 의견 주기를 기대합니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이정민 PD는 위와 같은 말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상훈 PM은 덧붙여 “요즘 나온 모바일게임에 질리고 지쳤다면 달과 그림자를 즐겨보라”는 말로 권유의 말도 함께 전했다. 달과 그림자 개발팀은 앞으로도 욕심부리기를 그만두지 않을 눈치다. 어쩌면 이정민 PD의 첫 모바일작품인 만큼, 더 애정이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는 우리로서 좋은 일이다. 적어도 추위가 물러나기 전까지 빠져들 게임이 하나 더 느는 셈이니까 말이다. 조선 팔도를 누비면서 도깨비를 썰어내고 싶다면 달과 그림자를 지금 내려받아 보자.

     

     


    베타뉴스 최낙균 (nakkoon@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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