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본이나 미니타워 기반의 소형 PC를 쓰는 사람들 고민은 ‘고성능 시스템을 구성할 수 없는가?’였다. 과거에는 소형 시스템을 위한 제품을 선택하기 어려웠고, 성능 또한 보급형 위주여서 만족을 주지 못했다. 최근에는 프로세서 내에 그래픽 처리를 가능하게 만들어 굳이 그래픽카드 없이도 쓸 수 있지만 성능은 여전히 보급형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여전히 고성능을 추구하는 소형 PC를 꾸미기에 제약이 따른다.

뛰어난 구성을 갖춘 소형 메인보드의 등장과 프로세서의 성능은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성능과 비례해 엄청난 크기를 뽐내주시는 그래픽카드에 있다. 중급형 이상 제품은 20cm 정도는 기본이고, 일부 고성능 라인업은 30cm 이상의 길이를 자랑하는 제품도 존재한다. 이런 제품은 당연히 베어본이나 ITX 기반의 소형 케이스에는 장착할 수 없다.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 970 UDV OC D5 4GB 미니미(GV-N970IXOC-4GD)는 베어본 같은 소형 PC 사용자들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그래픽카드다. 일반 고성능 그래픽카드 절반 수준의 길이인데, 속은 지포스 GTX 970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맥스웰(Maxwell) 아키텍처 기반의 엔비디아 지포스 GTX 970 말이다.

흔히 고성능 기반의 그래픽카드를 작게 만들었다고 하면, 의심 한 번 해볼 수 있다. 지금까지 나왔던 소형 그래픽카드가 그랬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녀석은 조금 다르다. 일반 지포스 GTX 970을 칼질 하나 없이 탑재했을 뿐 아니라, 조금이나마 오버클럭까지 되어 있다.

● 한 눈에 봐도 작은 그래픽카드
확실히 작다. 이게 정말 지포스 GTX 970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작다. 크기로 따지면 지포스 GTX 670 시절보다 더 짧아진 느낌이다. 짧아진 기판 길이로 인해 장착 호환성에 대한 고민을 덜어낸 것이 특징이다. 기가바이트 측에 따르면, 이 그래픽카드는 현재 출시되고 있는 미니(MINI)-ITX 메인보드와 호환 가능하다.

굳이 미니-ITX 계열 시스템 환경 외에도 일반적인 미들타워 시스템 환경에서도 짧은 길이는 도움이 된다. 기판이 길어지면 PC 케이스 내부를 가로질러 공기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인데, 짧은 기판 길이로 인해 내부 공기 순환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높이는 일반 그래픽카드와 동일하고 두께는 2-슬롯 규격이다. 이런 구조로 일부 1-슬롯 방식의 케이스에서는 장착이 되지 않을 수 있기에 구매하기 전 확인이 필요하다. 최근 베어본 케이스는 PCI-Express 슬롯과 그래픽카드 특성을 고려해 여유롭게 설정하는 추세이니 최신 시스템 구성하는 소비자에게 알맞은 제품이다.

기판 레이아웃은 비교적 간단하다. 중앙에 그래픽 프로세서와 함께, 전면 4개의 메모리가 눈에 띈다. 메모리는 후면에도 동일하게 4개가 탑재된다. 전원부는 5페이즈 방식으로 위치해 있는데, 4+1 구조로 작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그래픽카드를 2개 이상 연결해 성능을 높일 수 있는 SLI 단자도 고스란히 자리했다.

전원 연결 단자는 8핀 한 개로 구성된다. 일반 GTX 970은 6+6 또는 일부 8+6 으로 준비되는 경우가 많다. GTX 970의 열 설계 전력(TDP)는 145W 가량인데, 이런 부분을 감안하면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고 8핀 한 개만 제공해도 충분한 수준. 기가바이트에서 그래픽 프로세서의 특징을 잘 파악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 970 미니미에 장착된 그래픽 프로세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970(GM204-200-A1)으로 맥스웰 아키텍처가 적용된 최신 사양이다. 28나노미터 공정이 적용되어 있으며, 1,644개의 쿠다코어(CUDA Core)를 품었다. 상위 제품이 2,048개의 쿠다 코어로 구성되는데, 사실 GTX 980을 품어도 좋겠지만 이 정도 되어도 뛰어난 게이밍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맥스웰 아키텍처가 적용되면서 다양한 신기술이 추가됐다. 빛을 자연스럽게 구현하기 위한 입체 복화 전역 광원(VXGI) 기술이나 풀HD 해상도에서 4K급 디테일을 구현한 동적 초고해상도(DSR) 등이 대표적인 부분. 이 외에 향후 적용될 다이렉트(Direct)X 12에도 대응한다.

작동속도는 기본 1,076MHz이고 게이밍 환경에 따라 속도를 높이는 GPU 부스트는 1,216MHz까지다. 이는 기본 1,051MHz/1,178MHz로 작동하는 지포스 GTX 970 대비 2~3% 가량 상승한 수치. 성능을 높이기 어려운 소형 그래픽카드 레이아웃에서 오버클럭을 시도한 점은 인상적.

이처럼 오버클럭이 가능한 이유는 기가바이트의 울트라 듀러블 그래픽카드(Ultra Durable VGA) 기술 때문. 수율 높은 메모리와 함께 안정적인 전원 공급을 위한 메탈 초크(Metal-Choke), 낮은 저항을 갖는 모스펫(MOSFET) 등을 통해 전기적 효율을 높일 수 있었고 자연스러운 오버클럭으로 이어지게 됐다.

메모리는 GDDR5 규격을 쓴다. 작동속도는 7Gbps(1,750MHz)로, 대부분 6Gbps의 속도를 갖는 메모리와 달리 빠르게 작동하고 있어 특별히 오버클럭 하지 않았다.

인터페이스는 256bit 구성, 용량은 총 4GB로 차이가 없다. 메모리 용량은 많으면 다양한 데이터를 처리하기에 유리한 점이 있다. 고해상도 영역에서의 성능은 용량보다 인터페이스에 따라 나뉘는 성향이 있는데 256bit 정도면 충분하다. 맥스웰 아키텍처에는 메모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압축 알고리즘이 적용됐기에 평범한 사양으로 보여도 이전 동급 제품보다 성능이 높다.

고성능 그래픽카드임에도 크기를 줄이면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건 냉각 시스템의 역할도 크다. 기가바이트는 이 그래픽카드에 탑재한 쿨러에 특별한 기술을 더했다. 먼저 쿨러의 모양을 변경해 공기 흐름을 높였다. 냉각팬의 날을 W형태로 다듬고 중간에 5개의 날을 세운 형태를 띈다. 이를 유니크 블레이드 팬(Unique Blade Fan) 디자인으로 부르는데, 자료에 따르면 약 23% 가량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 압축 알루미늄 방열핀이 좁은 면적의 기판 위에서 효율적으로 열을 발산한다. 냉각팬의 공기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삼각형 형태로 설계한 점도 돋보인다.

방열핀은 총 3개의 구리 히트파이프가 지나는데, 두 개는 8mm 두께의 슈퍼 히트파이프고 1개는 6mm 두께로 설계했다. 이 히트파이프는 그래픽 프로세서의 열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기 위함인데, 3개가 맞닿는 베이스에는 직접 그래픽카드가 닿도록 설계했다.

DVI-D, DVI-I 외에도 3개의 디스플레이 포트(DP), HDMI 등 이 그래픽카드에서는 총 6개의 영상 출력단자가 제공된다. 다양한 영상 장치를 지원하기 위함인데, 기가바이트는 별도로 플렉스 디스플레이 기술(FLEX DISPLAY Technology)를 적용해 구형 모니터와 최신 모니터에 이르기까지 호환의 폭을 넓힌게 특징이다.

이는 여러 모니터를 연결할 때 이점이 있다. 과거 그래픽카드는 일부만 고해상도를 지원하고 타 제품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4K(3,840 x 2,160) 해상도를 지원하는 모니터는 더 심하다. 그러나 플렉스 디스플레이 기술을 통해 호환성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 베어본, 미니 PC를 가진 자여, 이제 거침없이 즐겨라!
지금까지 베어본이나 미니 PC같은 소형 폼팩터 사용자들은 그래픽카드가 늘 아쉬웠다. 인텔의 내장 그래픽 성능도 잘 나와봐야 보급형 수준이고, 그나마 낫다는 AMD의 APU도 100% 만족을 주기에는 약간 부족함이 있다. 그것을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 970 미니미로 확실하게 채워줄 수 있는 것이다.

이 제품의 강점은 바로 전력대 성능비다. 145W의 전력을 쓰면서 이전 세대의 최상급 그래픽카드에 준하는 성능을 낸다.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이라 굳이 이 그래픽카드가 아니더라도 GTX 970 자체에 대한 시장의 인기는 뜨겁다.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 970 미니미는 이 인기 높은 그래픽카드 기반인데다, 크기가 작아 꽤 많은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다. 당장 일반 소비자는 물론이고 소형 폼팩터 기반의 PC 소비자까지 만족시킨다. 소형 PC 사용자도 이제 그래픽 성능으로 고민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다. 이 그래픽카드 하나면 해결되기 때문이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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