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보급형 SSD 시장 ‘올킬’ 노린다, OCZ 트리온 100 480GB 아스크텍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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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7-17 10:16:39

    SSD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첫 도입 당시에는 안정적인 성능 확보를 우선 순위에 두고 개발하기 시작했다면, 이제는 성능적 이점과 함께 용량 확보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SSD의 유일한 단점인 용량대 가격비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그 중심에는 TLC 낸드플래시가 있다. 더 많은 셀을 구성해 같은 면적과 비용으로 많은 용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확실한 점은 이미 시장은 움직이기 시작했다라는 부분이다. 지난 6월, 대만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15에서는 다양한 TLC 기반 SSD가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도시바와 샌디스크가 비교적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미 시장에 TLC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SSD를 공급하고 있다.


    MLC냐 TLC냐의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낸드플래시의 주도권은 TLC로 이동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낸드플래시 제조사들이 이에 해당 제품에 대한 기술개발과 노하우를 차근차근 쌓아가는 중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등장한 OCZ 트리온(TRION) 100은 주목해야 할 SSD 중 하나다. 도시바의 자회사 OCZ가 발 빠르게 TLC 낸드플래시 기반 SSD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제품 역시 대만 컴퓨텍스 2015에서 전시되면서 시장에 소개가 된 바 있다.


    ■ 보급형이지만 뛰어난 완성도를 갖추다


    OCZ 트리온 100은 보급형 시장을 노린 SSD로 기존 보급형 라인업인 아크(ARC) 100 보다도 아래에 위치하게 된다. 그만큼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포지셔닝 할 수 있게 되면서 상품성을 확보하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아크 100 시리즈가 용량에 따라 약 6만 원대(120GB)에서 20만 원대(480GB)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감안해서 조금이나마 저렴하게 국내 가격 책정이 이뤄진다면, 480GB 기준으로 20만 원대 벽을 허무는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OCZ 트리온 100은 120GB부터 480GB까지는 아크 100과 동일하지만 960GB 모델이 추가된 점이 다르다.



    디자인은 OCZ SSD의 특징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하우징 전면에 OCZ를 상징하는 이미지와 로고가 인쇄되어 있고 하단에는 제품명이 적혀 있다. 기존 아크 100이 파란색 위주의 배색이라면 트리온 100은 흰색 위주의 배색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규격은 2.5인치, 두께 7mm 사양이라는 점은 여느 SSD와 다르지 않다. 이를 통해 일반 PC는 물론 울트라북이나 일반 노트북에 장착 가능해진다. 제품의 가격대나 성격 등을 고려해 9mm로 변환하는 스페이서는 제공되지 않는다.


    규격은 SATA 6Gbps를 따른다. 리뷰에 쓰인 480GB 제품 기준으로 순차 읽기 초당 550MB, 순차 쓰기 초당 530MB 가량의 성능을 제공한다. 무작위 읽기/쓰기 성능은 각각 9만/5만 4,000 IOPS에 달한다.



    제공 용량은 480GB지만 실제 탑재된 낸드플래시의 총 용량은 512GB에 해당한다. 그런데 왜 512GB가 아니고 480GB인가. 이는 여분의 공간을 오버프로비전(Over Provision)으로 활용해서다. 이를 통해 원활한 성능과 수명 제공이 가능해진다.


    전반적인 사양은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이는 낸드플래시와 컨트롤러의 조화가 잘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트리온 100에 쓰인 낸드플래시는 도시바 A19nm 공정의 TLC(Triple Level Cell) 낸드플래시다. 3비트 기반의 셀을 도시바 TC58NC1000GSB-00 컨트롤러가 정밀하게 제어하게 된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컨트롤러인데, 코드명 아리산(Alishan)으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없는 상태다.

    낸드플래시는 엔터프라이즈 수준의 eTLC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TLC 낸드플래시와 달리 기록과 삭제 수명이 뛰어나다. 여기에 컨트롤러가 트림(TRIM)과 폐영역 회수(Garbage Collection) 등의 주요 기능도 쓰기 때문에 최대한의 성능과 수명을 제공하게 된다.



    도시바 TLC 낸드플래시와 컨트롤러의 조합으로 150만 시간의 신뢰도(MTBF)와 함께 쓰기 수명 120TB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이는 480GB 기준으로 960GB는 240TB의 쓰기 수명을 자랑한다. 480GB는 삼성전자 850 EVO 500GB의 150TB 쓰기 수명과 비교하면 조금 아쉽지만 960GB는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에 고용량 제품군에서 경쟁력을 보이게 된다. 삼성전자는 500GB 제품 이상에 150TB 쓰기 수명을 제안하고 있다.


    120TB의 용량도 상대적일 뿐,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면 매우 큰 용량이다. 사후 지원이 종료되는 3년 기준으로 하루에 110GB를 썼을 때, 수명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탄탄한 성능, 보급형의 새로운 기준 제시


    흔히 일반적인 보급형 SSD는 성능 측면에서 사용자를 만족시키기 쉽지 않다. 가격적인 요인을 고려해 성능에 제한을 두는 경우가 제법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OCZ 내에서 막내를 자처하는 트리온 100 480GB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인텔 코어 i7 5960X 프로세서와 DDR4 32GB, X99 칩셋 메인보드 등으로 꾸며진 시스템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 Crystal Disk Info를 통해 본 OCZ 트리온 100 480GB



    Anvil’s Storage Utilities에서는 테스트 사이즈 1GB 기준으로 순차 쓰기 528.52MB/s, 순차 읽기 500.24MB/s를 기록했다. 제조사 기준 순차 읽기 550MB/s, 순차 쓰기 530MB/s 정도니까 조금 차이는 있어도 제원에 거의 근접한 성능을 보여준다. 순차 읽기/쓰기 성능은 여느 중급 SSD에 준하는 모습이다.


    SSD에서 중요한 성능 지표로 작용하는 4K 무작위 읽기/쓰기 테스트(QD16)에서는 쓰기 3만 5,988 IOPS, 읽기는 7만 2,949 IOPS를 기록했다. 이 역시 제조사 기준으로 쓰기 5만 4,000 IOPS, 읽기 9만 IOPS니까 다소 차이는 발생한다. 이는 해당 벤치마크가 QD16, 제조사 사양은 QD32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어디까지 참고만 하길 바란다.


    대부분 고성능 SSD라도 명령 심도 기준이 낮으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우선 무작위 읽기 성능은 무난한 편이라고 보는 게 좋겠다. 약간의 차이가 있어도 가격이 이를 수긍하게 해 줄 것이란 기대감도 존재한다.



    AS SSD 벤치마크는 순차 읽기 525.78MB/s 쓰기는 485.57MB/s를 기록했다. 쓰기 성능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큰 하락폭은 아니다. 테스트 성향 자체는 앞서 Anvil’s Storage Utilities 테스트 결과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대신 무작위 QD64로 진행되는 4K 테스트는 이전 벤치마크 결과와 다소 상이하게 나왔다. 읽기 378.67MB/s, 쓰기는 165.98MB/s를 기록했다. 앞선 테스트에서는 QD16 기준으로 읽기 284.96MB/s, 쓰기 140.58MB/s를 기록했었으니 오히려 상승한 셈이다. 이를 초당입출력(IOPS)로 변환하면 읽기/쓰기가 각각 9만 6,938/4만 2,478 IOPS에 해당하므로 제조사의 QD32 기준을 상회하는 성능이 나오게 된다.


    ■ 보급형 올킬할 능력 충분, 시장에 파란을 몰고 올까?


    OCZ 트리온 100 480GB의 테스트 결과,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동급 TLC 낸드플래시 기반 SSD와 비교해도 아쉽지 않을 듯한 성능이다. 아직 이 부분에 대한 호불호가 남아 있으므로 이를 헤쳐나가는 것이 이 제품이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이는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면 해결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아직 국내 출시가 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정확한 국내 출시 가격을 알 수 없다. 하지만 현재 OCZ 브랜드 SSD 중 보급형 라인업을 맡는 아크 100 시리즈 보다 하위에 위치하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예상해 보게 된다. 이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흥행 여부가 갈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양한 보급형 SSD가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선뜻 선택하기가 난처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브랜드나 유통사의 영향도 있다. 브랜드와 유통사의 신뢰도는 중요한 부분이다. OCZ SSD는 아스크텍을 통해 꾸준히 유통되고 있다. 오래 전부터 다양한 SSD를 책임지고 출시 및 사후처리를 지속해 오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 정도면 보급형 SSD들을 올킬할 능력은 충분하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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