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이피타임 A6004NS, 플래그십 공유기를 평정할 야심작


  • 안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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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9-03 11:12:19

    IT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다양한 전략으로 경쟁한다. 기본적인 수준의 제품을 가장 싼 가격에 내놓는 경우도 있고, 중간 정도 가격이지만 기능이나 성능이 가격 대비 탁월한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아예 가격에 그다지 구애받지 않고 최고의 제품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도 있다. 어느 제품군이든 그 단계의 사용자에게 인정받아 선택받으면 성공하게 된다.



    유무선 공유기는 이런 시장 특성과 제품 전략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시장 가운데 하나이다. 가장 간단한 제품으로는 유선랜 공유기와 기본적인 무선 네트워크 정도만 제공하는 보급형 제품이 있다. 그 위에 보다 강력한 다중 주파수 지원과 간단한 FTP기능, 기가비트랜 지원으로 무장한 가성비 중시 제품군이 위치한다. 그리고 최상층에는 가장 빠른 전송능력과 탁월한 전파 도달거리를 기본으로  강력한 활용성을 보유한 플래그십 제품군이 있다.



    플래그십 제품군은 관련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자존심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실제 판매량과 수익이 다소 적더라도 기술력을 인정받게 되면 나머지 제품군의 이미지가 크게 올라간다. 또한 플래그십 제품에 탑재한 기술이 천천히 중저가 제품군에 적용되기도 한다.

     



    아이피타임으로 유명한 이에프엠(EFM)에서 새로운 플래그십 공유기인 아이피타임(ipTIME A6004NS)를 내놓았다. 그동안 유무선공유기에서 탁월한 가성비로 국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온 이에프엠이지만 성능을 최우선으로 여긴 최상급 사용자 사이에서는 다소 논란이 있었다. 플래그십 시장마저 완전히 평정하겠다는 기세로 내놓은 아이피타임 A6004NS에 대해서 살펴보자.


    디자인 - 블랙 모델 추가, 와이파이 스위치와 LED 스위치 신설



    아이피타임 제품은 항상 일관된 디자인 컨셉을 가지고 있다. 깔끔한 흰색 플라스틱으로 최대한 기능적인 요소를 살린 디자인이다. 살짝 라운딩을 준 사각형 케이스와 후면에 잘 정돈된 단자, 바닥면의 타일방식 통풍구는 아이피타임 어느 제품을 쓰더라도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다. 화사한 실내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면서도 너무 튀지 않는 무난함도 가지고 있다.



    이번 아이피타임 A6004NS에서는 특별한 변화가 생겼다. 이제까지 써온 흰색 플라스틱 외에 검은색 플라스틱을 쓴 모델이 추가되었다. 경쟁사의 플래그십 제품이 주로 검은색을 많이 사용했다. 색상 자체는 성능과 별 상관은 없고 이제까지의 흰색 디자인도 호평을 들었지만 취향은 보다 다양해서 묵직하고 품격있는 검은 색을 원하는 사용자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번에 검은 색이 추가된 라인업으로 보다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게 되었다.



    제품 윗면에는 5dBi 안테나 여섯개가 배치되었다. 3개는 2.4GHz 대역을 담당하고, 3개는 5GHz대역을 담당하며 다중송수신을 통해 전송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여준다. 각 안테나는 한 곳에 몰려있지 않고 위쪽과 중앙, 아래쪽에 골고루 하나씩 배치되어 있다. 고급제품 답게 전원버튼도 따로 있다.



    앞면에는 와이파이와 LED를 따로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치가 마련되었다. 고급형 답게 특정 기능을 제어하기를 원하는 섬세한 사용자를 배려한 설계이다. WPS 스위치도 같이 배치되어 있다. 옆면에는 둘러가면서 홈이 파여있는 것으로 약간의 포인트를 주었다.



    뒷면에는 각종 단자가 밀집해있다. 인터넷선을 연결하는 이더넷 단자는 노란색으로 표시되어 있고, 여기서 분배된 기가비트랜 단자 4개가 있다. 전원어댑터에서 나온 전원연결단자가 있으며 USB 2.0, USB 3.0 단자도 하나씩 마련되어 있다. 또한 세워서 쓸 수 있는 스탠드도 기본제공되어 실내에 다양한 형태로 배치 가능하다.




    스펙 - 브로드컴 듀얼코어 칩, 6개의 안테나, USB 2.0 & USB 3.0



    플래그십 제품인 만큼 아이피타임 A6004NS은 최고 성능을 발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신 규격인 802.11ac를 지원하며 전파 송수신을 맡는 안테나는 모두 6개이다. 5GHz대역에 3Tx-3Rx로 3개의 안테나를 이용해 최대 130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 2.4GHz 역시 3Tx-3Rx로 3개의 안테나를 이용해서 최대 600Mbps의 속도를 낸다.



    핵심데이터 처리를 맡는 CPU는 브로드컴의 BCM4709 듀얼코어 칩을 썼으며 클럭속도는 1GHz이다. 공유기에도 듀얼 코어가 사용한 것은 그만큼 성능을 최대로 끌어내겠다는 의지이다. 메모리는 DDR3 512MB이며 냉각팬이 따로 장착되어 있다. 사양만 보면 고성능 태블릿이나 몇 세대 전 보급형 노트북을 연상시킬 만큼 고성능 부품을 썼다. 따라서 열 발산을 위한 냉각팬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인듯 싶다.



    외부 연결포트는 USB 2.0과 3.0 단자를 하나씩 내장했다. 빠른 속도가 필요할 때와 이전 기기와의 호환성을 원할 때 모두를 만족시키는 부분이다. 이 단자를 통해서 저장장치와 연결하면 간이 NAS기능도 쓸 수 있다. 보안설정은 64/128bit WEP, WPA-PSK, WPA2PSK, WPS, 802.1x 등을 준비했다. 유선랜인 WAN은 100메가 랜과 그 이하 규격, 그리고 기가비트랜까지 케이블을 가종으로 감지하며 대량 데이터 전송을 위한 점보프레임은 최대 9KByte를 지원한다.


    성능 - 실측 최대 다운로드 속도 850Mbps, 스마트폰에서도 255Mbps까지


    작년에 이어 올해는 무선통신규격이 아직 802.11ac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단순한 하드웨어 발전만으로 공유기가 전달하는 무선네트워크 속도가 얼마나 빨라질 지 의문을 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론적인 최고속도에 근접하지 않은 이상, 실제로 나오는 최고속도는 분명하게 빨라진다. 내부 부품이 빨라지면서 각종 신호처리와 전달능력이 더 좋아지기 때문이다.



    최고속도 측정을 위해서는 고가 전문장비와 무선간섭이 적은 시설이 필요한 관계로 EFM 본사의 테스트룸에 방문했다. 여기서 같은 아이피타임 A6004NS 두 개를 놓고 최대 전송속도를 측정했다. 벤치비 서버까지 갖춘 관계로 정확한 측정값을 얻는 게 가능하다.



    미세한 전파환경 변화에도 기복이 심하지만 측정치로 다운로드 속도 850Mbps, 업로드 속도 814Mbps를 기록했다. 초당 100메가바이트를 받는 속도인데 이 정도면 10초 정도에 HD 영화 한편을 내려받을 수 있다.



    일반 가정환경에서는 어떨까? 기가콤팩트 인터넷을 설치한 환경에서 유선랜 속도를 측정했다. 거의 최대속도인 500Mbps에 근접한 속도가 잡힌다. 기가비트 유선랜 중계능력에서는 더이상 바랄 게 없는 수준이다.

    ▲ 왼쪽이 단거리 측정, 오른쪽이 장거리 밀폐 측정 결과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무선랜 전송속도를 측정했다. 아이폰6를 이용한 측정에서는 전파특성과 거리에 따른 차이가 그대로 반영되었다. 2.4GHz에서는 1미터 거리에서 다운로드와 업로드가 50Mbps 정도로 느리게 측정되었다. 주위 혼선의 영향을 받는 주파수이기에 최대속도가 나오기 어렵다. 하지만 4미터 이상 떨어지고 벽으로 막힌 다른 방에서도 38Mbps 정도로 속도저하도 별로 없고 지연시간도 그다지 변화가 없어 안정적이다.

     

    ▲ 왼쪽이 단거리 측정, 오른쪽이 장거리 밀폐 측정 결과다


    5GHz에서는 거리에 따른 속도차이가 큰 편이었다. 우선 1미터 거리에서 255Mbps란 속도가 측정되었다. 전파특성상 혼선이 적기에 가능한 숫자이다. 4미터 떨어지고 벽을 막힌 방에서는 전송속도가 떨어지고 지연시간도 늘어난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직진성이 좋고 혼선이 적기에 빠른 전송속도를 보였다.

     



    매킨토시에서 무선네트워크로 속도를 측정한 결과도 우수했다. 해외서버를 이용한 수치라서 국내측정치와는 차이가 좀 있다.


    기능 - 전문기능을 깔끔한 인터페이스로 조절



    플래그십 공유기지만 설치는 쉽다. 설치도우미를 이용하면 친절한 한글 안내를 보며 마우스를 클릭하는 것만으로 대부분의 설치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무선랜의 최적 주파수 찾기와 비밀번호 세팅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관리도구로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이 제품을 마음대로 세팅해서 사용자의 환경에 맞출 수 있다. 기본설정에서 여러 가지 설정을 바꿀 수 있는데 인터페이스는 단순하지만 깔끔하고 직관적이다. 펌웨어 업그레이드도 온라인에서 자동으로 하거나 수동으로 직접 할 수 있는 등 선택지가 주어진다.



    고급 설정에서는 각종 세팅값을 확인하고 원하면 더욱 편하게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멀티 무선네트워크 기능을 이용해서 가상으로 여러 개의 네트워크 핫스팟을 만들 수 있고 멀티브리지 기능을 이용하면 와이파이 주파수를 중계하면서 도달영역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다. 보안 기능으로 등록된 기기만 접속을 허용하는 MAC인증과 WDS, WPS도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LG전자 스마트TV를 지원하기 위한 설정도 할 수 있다.

    좀더 전문적인 기능으로 NAT/라우터 관리 메뉴도 있다. 포트포워드 설정과 트윈 IP설정 등 다소 어렵지만 전문가용 제품다운 기능도 충분히 제공한다. 자기 공유기 기능을 백퍼센트 끌어내려는 전문사용자에게 환영받을 듯 하다.



    요즘 주목받는 보안기능도 충실하다. 특정 IP를 설정해서 인터넷 사용을  제한할 수도 있고 각종 웜바이러스와 악성코드에 대비해 감시설정을 해놓을 수 있다. 부모입장에서 자녀가 음란물이나 유해사이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아이안심 ipTIME기능도 돋보인다. 그 외에도 각종 보안설정이 풍부하게 탑재되었다.



    다양한 활용을 위한 기능도 충실하다. 가상서버를 구축하기 위한 VPN서버 설정, DDNS설정, WOL기능도 가능하다. 흥미로운 기능은 공지/광고 기능으로 이 공유기를 이용해서 접속할 때 최초에 공지와 광고 페이지를 먼저 띄울 수 있다. 영업점의 공용 와이파이 관리 등에 유용할 듯 싶다. 사설IP와 공인 IP를 이용하는 기기를 위한 별도 설정메뉴도 있어 편리하다.


    활용 - 외부저장장치 연결로 NAS 기능, 스마트폰 이용한 USB테더링도 가능



    모바일 기기가 발달함에 따라 어디서든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NAS기능이 각광받고 있다. 그렇지만 갑자기 NAS를 구입하자니 공간이나 비용 부담이 걱정되는 경우가 있다.  아이피타임 A6004NS는 이런 사용자를 위해 간단한 NAS기능을 제공한다. 탑재된 USB단자에 외부 저장장치인 USB메모리나 하드디스크, SSD 등을 연결하면 저장장치로 인식되어 작동한다.



    이후 기본내장 App관리 메뉴에서 서비스 설정을 통해 FTP, 주소관리, 미디어서버 설정 등을 해주면 된다. 토렌트 서비스를 이용해서 토렌트 파일을 내려받는 등 시판되는 NAS의 대표적 기능을 쓸 수 있다.



    무선랜으로 연결된 맥북에서 원격으로 접속해서 공유기 메뉴를 관리할 수 있었다. 또한 FTP 서비스를 이용해서 USB에 내장된 사진을 접근해서 펼쳐볼 수 있었다. 같은 방식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데이터를 테더링해서 쓸 수도 있다.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장소에서도 USB단자에 스마트폰을 연결하고 이 기능을 실행시킨 다음 인터넷을 이용하면 된다. 다만 안드로이드계열을 지원하며 일부 기종은 작동이 안될 수도 있다. 이밖에도 네트워크 프린터서버 기능도 지원한다.



    저장장치를 연결하면 플러그인앱도 쓸 수 있다. 해당 메뉴의 검색/설치를 통하면 설치할 수 있는 앱이 리스트 형식으로 표시되는데 이 가운데 원하는 앱을 선택해서 설치하면 된다. 짧은 설치시간을 거치면 플러그인앱이 설치되고 활용성이 좀더 높아진다.


    총평 - 2015년 플래그십 공유기 시장을 평정할 야심작

    사용자는 욕심이 많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무선 네트워크만 원활하게 되는 공유기를 바라더라도 곧 기가비트 유선랜 성능과 폭넓은 호환성을 원하게 된다. 이어서 간이 NAS기능에 우수한 디자인이 탐나며 나중에는 입맛대로 세팅할 수 있는 기능도 탐이 난다. 이런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면서 최고 네트워크 성능을 제공하기 위한 고가 제품군이 바로 플래그십이다.

    국내의 유무선공유기 시장은 전반적으로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군을 가지고 사후지원이 우수한 이에프엠이 독주하는 분위기이다. 그나마 외산 공유기는 성능을 앞세워 상대적으로 가격경쟁에서 자유로운 플래그십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사용자 개인의 디자인 취향도 작용하고 전반적인 성능 요구사항이 높기 때문에 어떤 회사도 쉽게 볼 수 없는 시장이다.



    아이피타임 A6004NS는 2015년 플래그십 시장을 노리고 만들어진 제품이다. 그동안 축적된 EFM의 하드웨어 기술력과 소프트웨어 지원을 결합해서 가장 까다로운 사용자까지 만족시키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업그레이드된 부품과 폭발적인 성능, 블랙 색상 모델 추가와 같은 디자인 변신까지 앞세운 이 제품이 과연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베타뉴스 안병도 (catchro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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