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6-10 10:32:28
PC 플랫폼을 결정하는 것은 어찌 보면 CPU가 아닌 메인보드가 아닐까 생각된다. 새로운 CPU의 등장과 함께 소켓 규격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소켓이 변경되면 기존 소켓과 메인보드는 호환되지 않으므로 결국 플랫폼이 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부분이 추가되기도 하고, 분위기 쇄신도 이뤄지기도 한다. 발 빠르게 변화하는 주변기기에 대응해야 하는 메인보드의 운명이다.
반면, CPU의 세대가 변해도 플랫폼이 유지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과거 인텔 LGA 775 플랫폼은 세대를 거듭하면서도 꾸준히 유지된 바 있다.
지금은 길어야 2세대 정도 유지되는 게 고작이다. 하지만 전문가와 고사양을 추구하는 PC 사용자를 겨냥한 플랫폼은 제법 오랜 시간 플랫폼이 유지되면서, 시대에 맞춰 부분변경이 이뤄지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할 에이수스 X99-A II도 이런 경우다. 2014년 하반기에 공개된 X99 칩셋은 5세대 코어 i7 익스트림 프로세서(하스웰-E)에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이었다. 당시 데스크톱 메인보드 처음으로 쿼드채널 DDR4 메모리를 도입해 주목받은 바 있다.
하지만 X99-A II는 조금 다르다. X99 칩셋을 채용했지만 곧 출시되는 새로운 익스트림 프로세서,브로드웰-E를 위한 새 그릇으로 몇몇 요소에 부분 변경이 이뤄졌다.
물론, 기존 LGA 2011-v3 소켓 기반의 5세대 코어 i7 하이엔드/익스트림 프로세서들과도 호흡을 맞춘다.
● 빈틈없는 레이아웃 구성에 세련된 디자인
에이수스 X-99A II는 첫눈에 봐도 빈틈을 찾기 힘들 정도로 빡빡한 구성이어서 하이엔드 플랫폼임을 쉽게 인지할 수 있다. 차세대 익스트림 프로세서인 코드명 브로드웰(Broadwell)-E와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LGA2011-v3 소켓이 적용됐다.
고성능 PC 환경을 구축할 사용자를 위한 여러 단자와 슬롯을 풍부하게 확보했다. 여기에 블랙과 실버 색상을 조합한 방열판은 디자인 측면에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폼팩터는 일반 ATX 규격으로 가로 244mm, 세로 305mm다. 일부 고성능 메인보드 제품들은 가로 길이가 연장된 Extended-ATX 규격이어서 표준 케이스와의 호환성이 떨어진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 에이수스 X-99A II는 일반 폼팩터를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에이수스 X-99A II에 적용된 소켓은 일반 X99 칩셋 메인보드에 적용된 CPU 소켓과는 다른 독자 기술인 오버클럭(OC) 소켓 기술이 적용됐다. LGA 2011-v3 핀 배열에서 쓰지 않는 핀을 활용해 호환성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오버클럭이 가능하도록 한 부분이 핵심이다.
▲ 쉽고 정확한 CPU 설치를 돕는 CPU 인스톨 툴이 제공된다
전원부는 총 8단계 구성이다. 프로세서에 안정적인 전원 공급과 오버클럭 지원 제품 운용에 큰 역할을 한다. DIGI+ VRM 컨트롤러를 이용해 전압 및 전력 흐름을 통제하여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메모리 슬롯은 8개를 보유하고 있다. DDR4 메모리를 지원하며, 쿼드-채널(Quad-Channel) 기반으로 슬롯 하나당 8GB 모듈을 연결하면 총 64GB의 구성이 가능하며, 최대 128GB까지 지원한다. 슬롯은 검은색과 회색으로 구분되어 있어, 메모리 장착 시 혼동을 방지한다.
호환 메모리는 기본 2,133MHz(PC4-17000)부터 오버클럭 상태에서는 최대 3,333MHz(PC4-26400)까지 사용할 수 있다. 메모리에 오버클럭 설정값을 미리 저장해두고 바이오스 내에서 불러와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인텔 익스트림 메모리 프로파일(XMP) 기능을 지원한다.
PCI 슬롯은 총 6개를 확보해 충분한 확장성을 제공한다.PCI-Express 3.0 x16 슬롯 4개, PCI-Express 3.0 x1 슬롯 2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2개의 PCI-Express3.0 x1 슬롯은 사운드 카드나 확장 컨트롤러 등과 호환이 가능하다.
3개의 PCI-Express x16의 슬롯에는 그래픽 카드 장착을 지원하는데, 최대3-Way SLI 또는 CrossFireX를 구성해 볼 수 있다.
에이수스 X-99A II에 적용된 그래픽카드 슬롯에는 '세이프 슬롯(Safe Slot)'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 되었다. 일반적인 슬롯에 고성능 프리미엄급 그래픽 카드를 장착할 경우, 무게가 증가하면서 메인보드 슬롯에 부하가 집중된다.
지속되면 해당 슬롯에 손상이 발생해 신호 및 접촉 불량이 생기고, 이는 곧 메인보드의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원칙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내놓은 기술이 세이프 슬롯’이다.슬롯 내구성 확보를 위해 일반 플라스틱 슬롯이 아닌, 사출 성형 기술로 메탈 쉴딩 처리가 된 슬롯에 플라스틱 슬롯을 더했다.
저장 장치도 다양하게 지원한다. 총 8개의 SATA 연결 단자를 제공하고 있는데, 1개의 SATA-Express 단자도 포함된다.
SATA-Express 단자는 2개의 SATA 단자와 한 개의 보조 단자를 활용하여 기존 6Gbps 대역의 SATA-3 성능을 뛰어넘는 속도를 낸다.
아직 제품의 수가 많지 않아 활용도가 높지 않은 편이지만, 꾸준히 성능이 오르는 SSD의 변화를 대비해 준비되어 있다.
이 외에도 M.2 슬롯이 제공된다. 작은 카드 형태의 저장 장치인 M.2는 별도의 슬롯에 장착해 사용하는데, 작은 크기 덕분에 공간 활용에 효율적이다. 무엇보다 초당 10Gbps에 달하는 빠른 속도가 최대 강점이다.2230/2242/2260/2280/22110 규격에 대응하도록 되어 있다.
오디오 칩셋은 8채널 오디오 재생을 지원하는에이수스 크리스털 사운드 3가 적용됐다. 일본산 오디오 캐패시터와 연산 증폭기(OP-A) 등 고급 부품을 사용해 품질을 최대한 확보했다.
레이아웃을 따로 분리해 불필요한 잡음과 전류를 차단, 적은 노이즈로 최적의 음감 환경을 제공한다.
제품 후면의 단자들도 여유롭게 구성되어 있다. 우선 바이오스 업데이트나 오버클럭이 실패할 경우, 간단하게 바이오스를 초기화할 수 있는 버튼이 위치해 있고, 마우스와 키보드를 연결하기 위한 PS2 포트가 마련됐다.
4개의 USB 3.0 포트와 4개의 USB 2.0 포트를 확보해 다양한 장비 활용에 유리하다. USB 3.0과 USB 2.0 모두 전면에도 각각 4개를 추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USB 3.1 Type-A 포트 1개와 USB 3.1 Type-C 1개 포트가 제공된다. USB 3.0의 최대 전송 대역인 5Gbps에 비해 2배 빠른 10Gbps 대역폭을 지닌 USB 3.1은SATA3로 동작하는 SSD를 최대 속도로 사용할 수 있으며, 모니터 출력까지 지원한다.
아직은 보급 초기 단계라 많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지만, 현재 스마트폰이나 새로 출시 되는 노트북, 메인보드에 적용되면서 활용성이 늘어가는 추세다.
8채널 지원 오디오 단자에는 광출력(S/PDIF)을 위한 포트도 갖췄다. 네트워크는 인텔 I218-V 칩을 통해기가비트를 지원한다. 이 외에 후면 포트 구성부를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로 처리해 내구성을 올리고 부식을 방지했다.
● 사용자 중심의 편리한 소프트웨어
메인보드와 함께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제공된다.이들은 사용자가 원하는 옵션을 입맛에 맞춰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돕는다. AI Suite3을 통해 오버클럭부터 LED네트워크,냉각팬 성능 조절 등 다양한 작업이 지원된다. Fan Xpert4에서는냉각팬의 속도를 조절, 간단히본체 내부의 열을 제어할 수 있다. PC Cleaner는 필요 없는 데이터를 제거해 디스크 성능을 최적화할 수도 있다.
오버클럭을 시도하면 CPU와 메모리 등에 전압을 안정적으로 공급시켜주는 DIGI+ VRM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EPU(Energy Processing Unit)가 하드웨어 적으로 도움을 준다.
이와 별도로 USB 3.1 포트를 이용한 고속 배터리 충전, PC 키보드나 마우스 등 입력 장치를 스마트폰 등과 공유해 사용 가능한모보 커넥트(Mobo Connect) 기능도 제공한다.
이 외에도 메인보드 RGB 헤더에 LED 스트립을 연결하면 ASUS 아우라 라이팅 이펙트(Aura Lighting Effect)기능이 작동되어 각종 상황에 맞는 조명 효과를 볼 수 있다. 케이스 튜닝을 좋아하는 사용자라면 관심 가질만한 기능이다.
●새 익스트림 프로세서를 맞이할 준비 마치다
에이수스 X99-A II는 새로운 플랫폼이 아니다.그 근간은 약 2년 전에 선보였던 X99-A에 기반을 둔다. 하지만 새로 출시할 익스트림 프로세서(브로드웰-E)를 위해 이 메인보드는 리뉴얼을 거쳤다.
마치 신차가 시간이 흐르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를 거치는 것과 비슷하다. 마찬가지로 X99-A II는 소켓과 기존 뼈대는 유지하면서도 아우라 라이팅 이펙트 나 모보 커넥트, 썬더볼트EX 3 카드 제공 등 새로운 요소를 더했다.
가격은 다소 높다.익스트림 프로세서와 호흡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기능과 확장성을 제공하고 있어서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부분이지만 다른 동급 제품들과 비교하면 합리적이다.
익스트림 프로세서를 구매할 소비자라면 이 메인보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있다.200만 원을 뛰어넘는 프로세서를 구매하려고 마음먹었다면 그만큼 선택지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하인 K프로세서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최고까지는 아니더라도 하이엔드 프로세서 기반의 고성능 PC를 꾸미려는 소비자라면 탄탄한 구성을 갖춘X99-A II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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