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미 정부, 허리케인 예측 위해 빅 데이터 어떻게 활용하나?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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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09-02 18:25:38

    최근 온난화와 게릴라성 호우 등 이상 기후가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허리케인 피해 감소와 농업의 고도화를 위해 기상 관련 빅 데이터 활용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주목되는 기상 현상은 허리케인이다. 2005년 미시시피주와 루이지애나주에 심각한 피해를 미친 카트리나나 2012년 미 동부에 상륙한 샌디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경제 손실액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누계로 약 3000억 달러에 이른다.

     

    허리케인의 진로 및 세력을 예측하기 위해 이전부터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그 중심역할을 담당한 것이 NOAA(미 해양 대기청)다. NOAA는 해양과 대기에 관한 조사 및 연구를 하는 정부 기관으로 다수의 위성 시스템을 운용하고 기상 정보를 수집 및 축적하고 있다. 정부 기관으로는 NASA(미 항공 우주국)에 이어 약 20억 달러의 우주 예산을 운용 중이다.

     

    허리케인 예측에 관한 최신 트렌드는 로컬 단위에서 예측 정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NOAA에서는 토네이도 발생이나 허리케인 진로를 거리의 블록 단위로 예측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위성, 항공기 기상 풍선, 지상 센서 정보 등을 통합하고 수평 분해능 3km까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2014년부터 운용 중이다.

     

    올해 8월 19일에는 NASA가 소유한 무인 항공기 ‘글로벌 호크’에서 기상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진로와 세력 예측 정밀도를 높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NOAA의 기상 위성이 획득한 허리케인의 광역 데이터와 NASA의 드론이 수집한 상세한 풍속, 습도, 기온 데이터를 조합해 정확도를 높일 계획인 것.

     

    이미 실적도 나오고 있다. 2015년 열대 폭풍우 에리카가 발생했을 때에는 글로벌 호크에서 탐사 장치를 폭풍우 속에 넣어서 확보한 데이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예측 정밀도 차이를 검증한 결과 정확도 향상은 분명했다고 한다.

     

    검토팀에 따르면 “허리케인의 예측 성능에 관해서는 위성 데이터의 향상, 예측 모델의 고정도화, 컴퓨팅의 고속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허리케인이 급속히 강해지는 구조에 대해서는 이해가 필요하다. 예측 정밀도 향상이 사람의 생명과 자산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상 빅 데이터를 활용한 분야는 허리케인 뿐만이 아니다. 기상 빅 데이터 전체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 정부는 기상 데이터가 활용되지 않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2014년 기후 데이터 계획(Climate Data Initiative)를 만들었다. 그 일환으로 NOAA는 2015년 BDP(Big Data Project)로 불리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NOAA에서는 위성뿐 아니라 항공기나 기상 스테이션을 통해 매일 20TB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러한 기상 데이터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NOAA는 민간 대형 클라우드 기업인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IBM, 마이크로소프트, 오픈 클라우드 컨서시엄(Open Cloud Consortium)과 제휴했다. 향후 기업의 의사 결정 프로세스나 응용 소프트웨어, 제품,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대상은 농업, 에너지, 보험, 공중위생 등 다양하다. 아직 일부 데이터 공개가 시작된 정도지만 구체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농업용 기상, 수확량, 토양 등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영농 지원을 하는 클리메이트 코퍼레이션(Climate Corporation)은 BDP에 의한 NOAA의 기상 데이터 접속에 필요한 과정을 간소화한 결과 몇 주가 단축이 되었다고 발표했다.

     

    기상 데이터를 둘러싼 대처는 민간에서도 뜨겁다. 2015년 IBM의 기상회사 더 웨더 컴패니(The Weather Company) 인수는 빅 데이터와 기상의 조합으로  주목을 끌었다. 웨더 컴패니는 고도의 기상 예측 외에 항공사가 비행 계획을 작성하기 전 출발지 및 도착지 등의 기상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기상 데이터에 의한 오퍼레이션 고도화가 진행되기 시작한 사례다.

     

    농업 분야에서도 고정밀 기상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앞서 소개한 농업용 데이터 관리 및 데이터 분석 벤처인 팜로그스(Farmlogs)는 기후나 토양, 작물의 건강 상황, 농업 기계의 상태 등의 데이터를 자동 수집하고 경지 계획 책정, 수익 전망, 영농 스케줄 효율화 등을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있는 기상 데이터 고도화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w9502@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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