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2-26 21:21:55
영화 판도라의 흥행으로 국내 원자력 발전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관람객들이 영화를 통해 원자력의 위험성을 깨닫게 됐다며 탈핵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한국수력원자력의 입지도 좁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판도라의 누적 관객수는 393만여명으로 역대 117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강진으로 노후배관이 파열되고 핵연료가 녹아 결국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한다. 하지만 정부는 폭발 사고를 냉각기 유출 사고로 축소해 발표한다. 방사능 유출 사실을 뒤늦게 접한 인근 주민과 국민들은 황급히 대피하는 소동을 빚는 등 대혼란이 발생한다. 영화 판도라는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를 본 대부분의 관객들은 “원자력 발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네이버 아이디 yeon○○○○은 “원전에 대한 위험성과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다”, beuo○○○○은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
특히 grac○○○○은 “30년 동안 발전소를 돌리고자 3만년의 방사능 위험을 껴안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처럼 해외에는 원자력 발전소를 지양하고 탈핵, 대체 발전을 모색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 우리나라는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비판도 봇물을 이뤘다.
loha○○○○은 “원자로의 심각성을 느낀 선진국들은 원자로 수를 줄이고 있다”며 “후쿠시마 사태가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지지 않으리란 일은 없다. 원자로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sung○○○○은 “우리나라는 지진이 와도 꿈쩍하지 않고 다른 원자력 발전소를 짓고 있는 게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한 영화평론가는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는 등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국가의 메시지를 믿지 말고 바로 튀어라”고 주장했다.
영화 판도라와 같이 실제 경북 경주시에서는 지난 9월 12일 오후 8시 20분경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바 있다. 이날 이후 최근까지 여진은 1.5~3.0 미만 535회 등 556회나 발생했다.
지진이 잦아지고 있음에도 노후 원자력 발전소는 계속 운전되고 있다. △고리 1호기 1978년 4월 △월성 1호기 1983년 4월 등 1990년 이전에 상업운전을 시작한 노후 원전은 9기에 이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고리원전 3‧4호기(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한울 원전 1‧2호기(경북 울진군 북면) 등 10여기가 현재 건설 중이거나 향후 건설을 위해 준비 중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발전설비 운영의 효율, 활용도를 나타내는 국내 원자력발전소 이용률은 2001년 93.3%에서 지난해 85.3%로 8%P 떨어졌다. 또한 가동률은 2001년 90.1%에서 2015년 85.9%로 4.2%P 낮아졌다.
일부에서는 원자력 발전소가 없으면 우리가 전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한수원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에너지원별 발전량은 △석탄 38.81%로써 △원자력 27.02%에 불과하다.
모 에너지공기업 간부는 기자에게 “원자력 발전이 없다고 전력수급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석탄 등 다른 것으로도 가능하다”고 털어놨다. 실제 독일은 2020년 까지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일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전기수급에 큰 문제가 없는 상태다.
반면 우리나라는 향후 원자력발전의 비율을 더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어 상반된다. 통계청의 원자력 발전량 현황 및 전망 자료에 의하면 2024년 우리나라의 원자력 비율은 48.5%로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판도라의 흥행과 지진이 잦아지고 있는 것 등을 감안해 보면 언론, 인근지역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으며 원자력 발전소와 방사능의 위험한 이미지를 희석 시키고 있는 한수원의 입지가 상당 부분 좁아 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타뉴스 서성훈 기자 (abc@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
- 목록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