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2-28 14:23:28
게임을 즐기다 보면 제때 성능이 나오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특히 온라인 게임을 즐기다 보면 그런 경우가 많다. 게임 자체만 즐기면 문제가 없으나, 개인 방송을 한다거나 이를 시청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느려지는 현상을 겪는 게이머들의 수가 적지 않다. 성능이 낮은 프로세서나 오래된 시스템이라면 업그레이드를 고려해 보겠지만 6세대 코어 i7과 같은 최신 고성능 프로세서를 쓰는 사람인 경우 그마저도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PC 시스템은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상승했다. 다양한 명령어 세트를 추가하고 처리 효율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체감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여기에는 작동 속도 또한 포함된다. 흔히 MHz 또는 GHz로 표기되는 이 작동속도는 어느 정도 성능을 제공하는지 알 수 있는 척도로 꼽힌다.
▲ PC 성능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속도를 높여 성능을 개선하는 오버클럭에 도전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 속도는 발열이나 전력소모, 안정성 등을 이유로 계속 올릴 수 없다. 때문에 일정 속도를 유지하면서 최적의 효율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이 개발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동 속도는 결국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원초적인 요소여서 일부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속도 향상이 가능한 오버클럭(Overclock)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 게임에 프로세서가 중요한 이유
흔히 게임에 프로세서보다 그래픽 프로세서가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게이머들이 많다. 실제 고성능 그래픽 프로세서는 높은 해상도에서도 화려한 그래픽을 그려내는 것은 기본이고 이를 부드럽게 표현한다. 지포스 GTX 1080 또는 타이탄 X를 찾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그래픽 프로세서가 그래픽 표현에 집중하면서 게임 몰입감을 높여주는 것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성능 좋은 그래픽 프로세서를 제어하는 일은 프로세서의 몫이다. 지포스 GTX 1080이나 타이탄 X 같은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이 100% 발휘되려면 그에 맞는 프로세서를 선택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온라인 게임 실행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게이밍 환경에는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보다 프로세서의 성능이 더 중요하게 부각된다.
▲ 국내 온라인 게임은 여러 게이머가 접속하기 때문에 프로세서 의존도 또한 높다.
PC 게임은 구성에 따라 패키지 또는 대규모 접속 온라인으로 나뉜다. 최근 패키지 게임도 온라인 접속을 지원하지만 많아야 수십 명 수준의 소규모 인원이 움직이는 것에 불과하다. 개발 과정에서 프로세서 부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집중하며, 그래픽 요소로도 엔비디아나 AMD와의 협업을 통해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인 체감 성능은 높은 편이다.
반면, 국내 온라인 게임은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수만 명이 한 번에 접속해 넓은 세계에서 동시에 활동한다. 그만큼 더 많은 변수를 처리해야 된다. 내부에서 관련 명령어를 처리하는 프로세서의 부하는 가중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프로세서를 쓰는 외부 프로그램(방송, 음성대화 등)까지 사용하게 되므로 한쪽에 업무가 몰린다. 자연스레 성능은 떨어진다.
■ 오버클럭이란?
오버클럭은 말 그대로 반도체에 정해진 기준 속도 이상으로 높이는 과정을 말한다. 예를 들어 4GHz의 속도로 작동하는 코어 i7 6700K를 어떤 방법을 통해 4.2GHz 또는 4.5GHz, 또는 그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다. 모든 반도체는 발열이나 안정성, 전력 소모 등을 고려해 최적의 작동 속도를 찾는다. 하지만 어느 무언가를 포기하면 속도를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속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속도에 비례해 줄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나 기본 작동 속도보다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모든 반도체 제조사들은 공식적으로 오버클럭을 허용하지 않고 있으므로 소비자가 주의해서 오버클럭을 시도해야 한다.
▲ 오버클럭은 코어 i7 6700K 같이 숫자 뒤에 K라는 알파벳 기호가 있다. 일부 이전 세대 프로세서에서 C를 쓰기도 한다.
또한 모든 제품이 오버클럭 가능한 것은 아니다. 예로 인텔 코어 프로세서만 해도 오버클럭이 가능한 프로세서는 따로 존재한다. 바로 코어 i5 6600K와 코어 i7 6700K가 이에 해당된다. 이전 코어 프로세서도 K 또는 C가 숫자 뒤에 붙어 있는 제품이 오버클럭을 지원한다. 다시 한 번 더 강조하지만 오버클럭에 따른 손해는 소비자가 감수해야 한다.
▲ 오버클럭은 내부 클럭(BCLK)와 배수(Ratio)의 조합으로 조절한다. 오버클럭 대응 프로세서라면 메인보드 내에서 수치를 변경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오버클럭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기본적으로 프로세서는 내부 클럭(BCLK)과 배수의 조합으로 작동 속도가 결정된다. 예로 코어 i7 6700K의 4GHz는 내부 속도 100MHz와 배수 40을 곱해 달성한 수치다. 사용자는 지원 메인보드를 사용해 내부 속도 또는 배수를 조절해 작동 속도를 최종 확정하는 방법으로 오버클럭을 진행한다.
이 외에도 원활한 작동을 위해 메모리 작동 속도 및 전압, 프로세서의 전압과 기타 부품의 전압 설정도 겸해야 한다. 작동 속도가 높아지면서 전압을 더 요구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발열이 상승하니 주요 부품에 고성능 냉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기본 냉각 시스템에서도 오버클럭은 가능하지만 극적인 성능을 기대하긴 어렵다.
■ 오버클럭, 프로세서의 숨은 잠재력 끌어내는 과정
오버클럭은 프로세서의 한계에 도전하는 여정과도 같다. 동시에 한계에 다다른 성능의 봉인을 조금 풀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하다. 동일한 아키텍처와 기술이 적용된 프로세서지만 4GHz와 4.5GHz로 속도만 다르다면 자연히 성능은 처리 속도가 높은 쪽이 우세하다. 더 많은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으니 성능에 대한 목마름이 조금은 해소된다. 프로세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및 방송 애플리케이션 등을 많이 쓰는 사용자라면 약간의 오버클럭으로 쾌적함을 경험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 코어 i7 6700K 프로세서의 오버클럭 전과 후의 모습. 간단한 조작으로 4.6GHz에 도달했는데, 그만큼 속도 향상을 경험할 수 있다.
오버클럭은 인텔 Z170 기반 메인보드라면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다. 물론 초보자도 간단하게 오버클럭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그러나 더 높은 속도에 도전하려면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그 결과가 뚜렷하게 존재하기에 성능 향상을 향해 오늘도 오버클러커들은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다. 적당한 오버클럭은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과도한 오버클럭은 시스템에 무리를 주고 자칫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발열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를 처리하는 냉각 시스템을 철저히 준비하자. 또한 과한 오버클럭에 의한 부작용과 문제는 소비자 과실이기에 관련 정보들을 사전에 확인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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