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설계를 총 지휘한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의 특별강연이 제주도청에서 열렸다.

제주도 5급이상 공무원 200여명을 대상으로 ‘문재인정부 국정철학과 정책방향’을 주제로 열린 이날 초청 강연회에서 김 위원장은 원 도정의 정책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강연내용을 쏟아내 참석한 공무원들의 술렁거림이 눈에 띄었다.

그는 "우리나라만 카지노에 외국사람만 들어오게 해 너희들 끼리 놀라고 한다"면서  내국인 카지노를 허용하고 있는 강원도 외에도 타 지자체에도 내국인 카지노를 허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당위성을 역설하며 강연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외국인만 허용가는 카지노 현행 정책) 이렇게 해서 카지노에 올 외국인이 어디있겠느냐. 세계 어느 관광지를 가도 내국인을 못 들어가게 하는 관광지(=카지노)는 없다"며 "저는 이 것(내국인 카지노 허용)을 도민들이 한번 생각해봐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카지노 정책에 해박한 김 위원장은 유일한 내국인 카지노로 1조5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강원랜드의 여러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며 제주도가 강원랜드의 문제점을 답습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도 설명했다.

그는 "(유일한 내국인 카지노가 있는) 강원도에서 일어나는 도박중독, 한탕주의, 사행심리 등 사회적 문제를 막기 위해서 1인당 (입장료로) 30만원“을 받으면 이런 문제도 해결된다고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제주도가 (내국인 카지노가 허락된)마카오보다 못한 게 뭐가 있냐"며 원희룡 도정의 폐쇄적 정책과 일천한 경험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향후 정부의 카지노 정책 방향과 관련해 자신의 풍부한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제주도가 나아가야 할 발전방향에 대한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영종도에 (내국인 출입)카지노가 열렸을 때 내국인 카지노를 제주도에도 허용하는 문제로 제주도와 영종도가 경쟁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하면서 "시민사회단체들이 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생각의 발상을 전환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카지노 관련 내용이 왜곡돼 알려져 도민 사회가 ‘카지노는 무조건 반대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은 충격적이란 평가다.

그는 "제주도는 밤이 무섭다. 깜깜하고 아무것도 없어 자는 수밖에 없다. 놀거리가 없는 관광지가 성공할 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 달라"며 질적관광의 인프라로 카지노를 둔 복합리조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제주도는 아시아 천혜의 관광지로, 중국인 80%가 평생 꿈이 제주에 가보는 것일 정도로 대한민국의 보물섬"이라며 "제주도 관광산업이 더 발전하려면 볼거리 뿐만 아니라 놀거리, 먹을거리도 더욱 있어야 한다" 며 현재 자연환경에 의존한 관광과 중소규모의 콘텐츠 시설로는 제주 관광이 도약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김진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과도한 규제와 예측불가능한 행정행위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떠나가는 상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판단이어서 원희룡 지사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풍부한 경험과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제주도 발전 방향과 도민발상의 전환을 제안한 김 위원장의 강연내용이 ‘청정과 공존’이란 비전을 중심으로 실험적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원 도정의 방향과 너무 달라 공직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주도는 이번 특강에서 나타난 국정기조와 정책방향을 제주도와 연계해 정부와 본격적으로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제주=베타뉴스] 심미숙 기자 =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는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

[제주=베타뉴스] 심미숙 기자 = 특별강연에 앞서 원희룡 도지사와 나란히 앉아있는 김진표 위원장 

베타뉴스 심미숙 (seekmisoo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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