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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우 화백 60년 화업 담은 대표작, 모교 조선대학교에 기증


  • 박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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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8-22 14:35:35

    한국 구상미술계의 거목 오승우 화백이 60여 년 화업을 담은 작품 27점을 모교 조선대학교에 기증했다.

    오승우 화백은 한국 인상주의의 선구자 고 오지호(1905~1982) 화백의 장남이자 고 오승윤(1939~2006) 화백의 형으로 호남을 대표하는 미술 명문가 출신이다.

    오 화백은 1930년 화순에서 태어나 조선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한 해인 1957년부터 1960년까지 국전에서 4년 연속 특선하며 31세에 추천작가 반열에 올랐다.

    1983년부터 1993년까지 (사)목우회 이사장을 역임하며 한국 구상미술계를 이끌어왔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93년 부친에 이어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됐다. 서울시문화상, 대한민국 예술원상, 성옥문화대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을 수상했다.

    오 화백은 “특선을 하지 못하면 한강에 투신자살을 하겠다.”라고 가족과 지인들에게 다짐하고 죽을 힘을 다해 목숨을 걸고 작업하였다. 하루에 8~10시간 작업실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식사 시간 이외에는 작업에만 몰두했다. 오 화백의 작품은 온 몸을 던져 작업에 전력해온 삶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동안의 꾸준한 노력으로 쌓아온 결과물이다.

    오 화백의 평생을 관통하는 예술작업 키워드는 '전통의 근원에 대한 탐구', '자연의 아름다움과 이상향의 추구'이다. 초기작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그의 화업의 밑바탕에는 불상, 법당, 풍경, 산, 꽃, 십장생도 등 한국의 전통과 아름다움이 함께한다. 평생 동안 작업한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목포자연사박물관, 무안군오승우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에 기증하여 예술의 사회 환원을 몸소 실천해온 그는 모교 조선대학교에 마지막까지 직접 소장하고 있던 작품을 기증했다.

    1949년 초기작부터 최근 십장생 작품까지 시기별로 뚜렷한 특징을 보이는 불상, 건축, 산, 십장생, 자화상 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이 포함돼 있다. 1949년 19살 때 광주 남구 양림동을 그린 ‘신록(新祿)’을 비롯하여 1958년 제7회 국전 특선 작인 ‘미륵전(금산사)’, 그가 1983년부터 1995년까지 전국 130여 개의 산을 직접 다니면서 작업한 한국의 100산 시리즈, 1990년대에 천착했던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원형에 대한 탐구를 담은 작품, 화가로서 치명적인 시력의 저하와 안구 장애라는 불운을 딛고 대가가 된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자화상 등 작가의 전생애에 걸친 작품이 고루 기증되었다.

    오승우 화백은 “조선대학교 출신으로서 후배 미술학도들을 위한 격려와 학교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작품을 기증하게 됐다.”라면서 “본인 생의 마지막 기증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오 화백의 부인 정금애 여사도 “남편에게는 분신과도 같은 작품이다. 아들·딸을 시집, 장가 보내는 것보다 더 쓸쓸하다.”라며 아쉬움과 함께 작품 수장에 대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한편 조선대학교는 작품 기증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내년 2018년 ‘오승우 기증작품 展’을 개최하여 오승우 화백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할 계획이다.


    베타뉴스 박호재 (hjpar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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