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9-11 08:04:24
지난 5월 함영주 행장 ‘부당노동행위’ 고소 당해
과거 신한-조흥은행 합병 성공 스토리서 해답 찾아야
[베타뉴스 전근홍 기자] 을지로 시대를 연 KEB하나은행이 새로운 재도약을 다짐했지만 노사 간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다.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 당시부터 직원 간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인사, 보수, 복리후생 제도 일원화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인 것.
더욱이 최근 부당 노동행위로 행장이 고소되고 등 노사 간 갈등의 불씨가 커지는 모양새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직원들의 인사, 보수, 복리후생 제도를 일원화하기 위해 사측과 노조가 참여하는 테스크포스팀(TFT)를 구성하기로 했으나 난항을 겪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직원들의 인사, 보수, 복리후생 제도를 일원화하기 위해 사측과 노조가 참여하는 테스크포스팀(TFT)를 구성하기로 했으나 난항을 겪고 있다.
우선 KEB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이후 성과를 살펴보면 눈에 띄는 실적 향상을 보인다.
올해 상반기 998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직원 1인당 생산성(충당금 적입 전 이익)도 올해 상반기 기준 1억 1400만원으로 상승했다.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2015년 말 1.21%에서 올해 상반기 0.72%로 개선됐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0.53%에서 0.33%로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직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해서 나타난 성과라는 것.
하나은행 출신 직원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아 온 외환은행 직원들의 임금체계가 불만이다.
반면 외환은행의 출신 직원들의 경우 승진이 유리한 하나은행 출신 직원들의 직급체계가 불만이다.
실제 통합 전 제출된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2014년 기준 외환은행 직원 평균임금은 8000만원이다. 하나은행의 경우에는 이보다 700만원 적은 7300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말부터 KEB하나은행은 직원의 승진과 연봉을 성과에 따라 조율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이미 지난해 7월에도 1000명을 승진시키고 본부장 40%를 교체하는 대대적인 승진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러한 배경에도 노사 간 갈등 양상은 쉽사리 누그러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 노조는 지난 5월 함영주 행장을 비롯한 사측을 상대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성민 KEB하나은행 홍보팀 실무자는 "인사와 연봉 관련해서는 원뱅크로 나아가기 위해 노조와 지속적인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 노조는 지난해 실시된 승진인사의 규모도 예고된 것 달랐으며, 진정한 원뱅크(ONE-BANK)를 위해선 사측 교섭라인부터 근본적으로 교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KEB하나은행 노조 한 관계자는 “지난해 시행된 1000명의 승진인사도 600여명에 그쳤고 보여주기 식에 지나지 않았다”라며 “지난 1일자에 시행된 승진인사 역시도 문제가 많고, 통합된 하나은행이 되기 위해선 사측의 교섭라인부터 교체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TF 구성도 중요하고 원 뱅크로써 새로운 도약도 중요하지만, 사측이 직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12년 전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 성공스토리처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덧붙였다.
베타뉴스 전근홍 (jgh2174@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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