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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서 쓰고 ‘맞짱’ 뜨다 사망…징역 4년 선고, 왜?


  • 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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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9-20 09:00:34

    “맞짱 뜨다 사망해도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 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 한 뒤 주먹 다툼 하다 사망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4년형을 선고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병철)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45) 씨에게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에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량이 나왔다.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황당한 약속 때문이다.


    다툼은 사우나에서 시작했다. A씨는 사우나에서 숙식을 해왔다. 사우나 종업원과 지난 3월 돈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다.

    이를 지켜본 다른 손님 B(61)씨는 A씨가 10살 이상 나이 많은 종업원에게 함부로 대한다면 끼어들었다. A씨의 불똥은 B씨에게 향했다.

    둘은 속칭 맞짱을 뜨기로 했다. 서로 가한 폭력에 대해 형사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썼다.

    사우나 앞 골목길로 자리를 옮긴 둘은 주먹다짐을 벌였고 싸움은 2분만에 끝났다. 턱을 가격당한 B씨는 바닥에 쓰러지며 두개골 골절상을 당했다. A씨는 쓰러진 B씨를 그대로 둔 채 다시 사우나로 들어갔다.

    겨우 몸을 일으킨 B씨는 집으로 걸어가다 길에서 쓰러졌다. 행인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급성 뇌출혈로 결국 숨졌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가 ‘연장자에게 욕을 하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는 이유로 싸우기로 했고, 자신보다 나이 많은 피해자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해 생명을 빼앗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했다.

    다만 “A씨가 순간적으로 격분해 우발적으로 범행하고, 두 사람이 사전에 서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작성하고 싸우다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한 건 유리한 정상”이라며 형량을 설명했다.

    상해치사죄는 법에 정해진 형량이 징역 3년 이상 30년 이하다. 재판부는 합의서와 우발 범행 등을 참작해 징역 4년형을 결정했다. 대법원의 양형기준에 따르면 유리한 정상들을 종합할 경우 징역 3년 이상 징역 5년 이하의 형량을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베타뉴스 이환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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