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인터뷰

‘게임을 문화로’ 대한민국게임포럼 정책제안 발표회 개최


  • 박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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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9-22 16:56:51

    대한민국의 게임 업계를 되돌아보고 게임을 문화로 인식의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설립된 대한민국게임포럼의 정책제안 발표회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 한국게임산업협회 최승우 정책국장, 동양대 게임학부 김정태 교수, 공주대 게임디자인학과 경병표 교수,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 인디라!인디게임개발자모임 김성완 대표를 비롯한 업계인들이 참석해 진행됐다.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은 축사를 통해 “그 동안 게임의 가치를 무시하고 아이를 망치는 주범이라고 몬 것이 사실인데, 이번 포럼이 국회가 게임에 가까워지겠다는 신호탄이다. 게임과 관련한 다양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 이장주 소장 “게임은 대한민국을 하드캐리할 것”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이장주 소장은 발표회 시작 전 ‘게임은 어떻게 세상을 혁신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심리학적으로 봤을 때 현재 상태를 지속하지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게임을 한다. 그들은 혁신가”라며 게임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보자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게임은 사람과 사회를 바꿨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생까지 본드나 부탄가스 흡입을 경험한 학생이 96년도에는 40%에 육박했는데 97년 이후에는 사라졌고, 찾아보니 원인은 스타크래프트였다는 것이다. 덕분에 어떤 교사는 “정말 게임이 고맙다. 애들이 목숨이 걸린 문제가 사라졌다”며 고마워했고 아이들이 위험한 약물로부터 벗어나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사가 없는 진정한 자기주도학습의 시대인데, 그 수단이 게임이라는 것이다. 요즘 초등학생들이 ‘마인크래프트’를 하며 영어를 배워서 세계의 유저와 대화한다는 것이 그 증거다. 그리고 우리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게임에서 발휘된다. 인프라가 갖춰져 있으니 임요환 페이커 등 선수들이 배출되며 우수함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게임은 우리 생활의 일부인 놀이이며 그것을 억제하면 부작용이 발생한다. 인생은 RPG다. 다가오지 않은 현실을 게임을 통해 배운다. 그리고 게임은 두려움을 극복해 익숙하게 할 수 있는 적응기재”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게임을 규제하고 있는데 이는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의 문제이며 게임중독이 아닌 게임편용이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이 소장은 주장했다. 자연스러운 흐름에 균형이 무너진 것이지 큰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소장은 “게임은 미래를 여는 열쇠다. 셧다운으로 무조건 제재만 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과 정보를 만들어 확산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중간고사 준비 시 추천하는 게임을 선정해 알리는 것이다. 대한민국 혁신의 하드캐리를 할 수 있는 것은 게임”이라는 말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 우리는 소꿉놀이를 통해 경험해보지 못한 요리를 체험했다


    ■ 학계와 업계 “정책과 교육의 변화와 지원이 필요해”

    이어서 학계와 업계의 이야기도 진행됐다. 동양대 게임학부 김정태 교수는 게임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상생을 위한 제안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4차산업혁명이 가중되며 일자리가 사라지고 기본소득의 시대가 도래하는데, 이 소득의 소비 비중이 큰 곳은 엔터테인먼트 분야, 즉 게임분야가 될 것이다. 때문에 기본소득 시대의 최고 수혜자는 게임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은 셧다운제 강화 움직임과 납득가지 않는 정책법안, 그리고 고무줄 게임심의나 책임이 없는 자율규제 등으로 게임업계에는 엑소더스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게임 생태계 전담 상생기구를 만들어야 하며, 이것은 대한민국게임진흥원의 형태로 독립돼야 한다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그리고 이 기구에서는 현실적인 게임 분야의 정책 지원과 맞춤형 교육, 그리고 지속 가능한 학문 및 기술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지속 가능한 게임생태계를 위해서 △납득할 수 없는 게임정책법안과 인사 청산 △게임 인식 전환 및 지위 향상 위한 노력 추구 △게임인 주도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개설 △게임 생태계 상시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게임인의 생애주기별 교육과 연구 진행 △게임인의 주권 확립 등이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 현재 한국의 게임생태계는 이러한 상황을 겪고 있다



    공주대 게임디자인학과 경병표 교수는 교육의 관점에서 제안을 진행했다. 현재 국내 게임 관련 학과는 80여개지만 그중 전공을 세분화해 교육하는 학교는 20여곳에 불과한 상황에서 업계는 당장 실무에 투입시킬 경력자를 선호해 구직난이 벌어지고 있다고 경 교수는 지적했다.

    또한 경 교수는 “현재 공교육에서 게임과 관련된 교육에 대한 인력-시설-과정-정책이 매우 부족하다. 그에 비해 최근 게임산업에서 미국을 앞지른 중국에서는 인재 부족률이 50%에 이르자 중국 교육부가 전국 대학에 매년 3만명의 게임 인력 배출을 요구,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앞으로는 정부 차원에서 교육을 확대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산업 발전을 위한 진흥을 진행하고, 기업 역시 인력 채용 및 교육을 병행하고 학회나 단체에서는 정부와 교육, 기업계와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경 교수는 주장했다.

     


    ▲ 국내 게임교육기관의 수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은 게임의 인식 개선과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화나 뮤지컬에 비해 게임은 콘텐츠 산업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영화나 뮤지컬은 문화로 인식하는 반면 게임은 여러가지 잘못된 인식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최근 김병관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지만 해외와 달리 법적으로 게임은 문화로 포함되어 있지 않다.”라며 “이로 인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저변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개발자의 직업 의식에도 혼란이 오는 것은 물론 게임계의 허리인 중소게임사의 몰락 등 연쇄 작용으로 이어지며 업계에 위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는 지원 사업 개설 및 대상 조건과 절차 완화, 문제점 개선 등의 ‘지원 사업 고도화’, 개발비 지원이 아닌 인건비 위주의 ‘분산된 지원 방식 확립’, 중소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펀드 및 융자 기반 마련’, 그리고 ‘인디게임 활성화 지원’, ‘외산 게임에 대한 대책 논의’, 갑을관계 개선을 위한 ‘상생혁신센터 설립’, ‘병역특례제 도입’, ‘도박류와 게임류의 분리’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디라!인디게임개발자모임 김성완 대표는 활성화 지원 및 심의제도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창작의 자유에 우선을 두는 인디 게임에 대해 정부는 산업의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인디 게임의 본질을 파악하고 최소한의 생존을 보장하는 환경을 확보하기 위한 여건 활성화 및 지원, 특히 상금 형태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인디게임 전문 퍼블리셔에 대한 설립 및 육성 지원, 시대착오적인 NCS 게임 교육과정 폐지 및 공공 게임 교육기관 부활, 코딩 교육과 게임의 접목,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합리적 규제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최승우 정책국장은 국민의 소리를 담은 정책이 입안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존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비롯한 정부의 정책이 과거를 답습하고 규제와 진흥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보여주기식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최 국장은 이에 대해 관련 입장과 전략을 정리하고 추진할 ‘컨트롤 타워 수립’, 여러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고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중소게임사를 위한 정책 자금 운용을 위한 ‘평가위원회 설립’ 등의 지원 정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물론 여기에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을 위한 기업의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는 것도 함께 지적했다.


    베타뉴스 박상범 (ytterbi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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