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0-02 14:50:06
새 정부의 통신비 절감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0월 1일부터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된 것이 실질적으로 단말기 구입 가격을 크게 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7년 9월 30일까지 시행된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는 출시 15개월 미만의 휴대폰에 대해 이동통신사의 지원금을 제한하는 제도로 단말기 유통법 가운데 중요한 요소이다. 단말기 유통법은 새로 휴대전화를 구입할 때 사용자 혜택 차별을 막기 위한 취지로 2014년 10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이 법은 이통사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번호 이동, 신규 가입, 기기 변경 등 가입 유형에 따라 고객을 차별하는 판매 행위를 금지한다.
이 가운데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는 출시한 지 15개월이 넘지 않은 휴대전화에 대한 지원금은 최대 33만 원이상 줄 수 없도록 제한한다. 다만 이 조항은 3년 기한의 일몰 조항으로 특별히 연장되지 않았기에 법 시행 3년이 경과한 10월 1일부터 자동으로 폐지되었다.
이제까지는 단말기 유통을 맡은 대리점은 단말기 보조금을 높게 줄 수 없는 이유로 바로 이 지원금 상한제를 들었다. 이통사간 고객 유치를 위해 새 단말기가 나올 때 고가 요금제와 함께 높은 단말기 지원금을 주는 것은 그동안 관행처럼 이뤄지던 일이었다.
경쟁이 격화되면 순간적인 ‘스팟 정책’과 함께 파격적인 지원금이 풀렸으며 사용자들이 새벽에 대리점 앞에 줄을 서는 ‘대란’도 이어졌다. 그런데 이런 모든 흐름이 단말기 유통법 아래에서 불법이 되어 사라졌다. 따라서 일부 사용자들은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매우 반기면서 예전과 같은 파격적인 ‘단말기 대란’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아직까지는 이통사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단 단통법 전체가 아닌 지원금 상한제만 사라진 상태이다. 이통사는 고가의 최신 스마트폰 제품보다 중저가 스마트폰 위주로 지원금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폐지를 맞은 첫날인 10월 1일 KT는 2017년 7월 출시된 삼성 갤럭시 J7 2017 공시 지원금을 최대 34만5000원으로 높였다. 지원금 상한제는 출시된 지 15개월이 안 된 휴대전화를 구매할 경우 지원금을 최대 33만원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갤럭시 J7 2017은 기존에 최대 30만원이었는데 4만원 약간 넘게 올린 것이다. 이 제품은 출고가 39만6000원이기에 대리점 등 유통망에서 주는 추가 지원금을 받는다면 공짜폰으로 구입 가능하다.
SKT는 쏠프라임과 LG X-300에 주는 지원금을 올렸고 LGU+는 LG 스타일러스 2에 좀더 높은 지원금을 제시했다. 최저 요금제인 월 3만대 요금제로 쓸 때 22만원에서 27만원 정도의 지원금을 준다. 이 제품은 출고가 출고가 25만에서 33만원 정도이다. 따라서 유통망에서 주는 추가 지원금을 더하면 공짜폰에 가깝게 부담을 덜 수 있다.
과연 이런 움직임이 점점 확대되어 최신 스마트폰을 더욱 저렴하게 살 수 있을까? 업계에서는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만으로는 체감될 수준까지 도달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현재 지원금을 올린 제품이 프리미엄폰이 아닌 중저가폰이며 인상폭도 그다지 크지 않다. 이미 선택약정요금할인률이 상향되어 이익이 감소된 이통사가 실적악화를 감수하며 지원금 확대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아직 단통법 내 다른 조항들도 통신사들이 지원금을 올리는 데 주저하게 한다. 유통망 추가 지원금이 이통사 공시 지원금의 15%가 넘어선 안 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합법적인 범위에서는 예전과 같은 단말기 대란이 일어나기 어렵다. 예전과 같이 치고 빠지기 식의 스팟 대란 역시 방송통신위원회의 강화된 단속으로 인해 벌어지기 어렵다.
이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통 3사와 함께 유통시장 안정화를 위한 전국 특별상황반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방통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추석 연휴기간 중 차별적 단말기 지원급 지금같은 시장혼탁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강력하게 당부한바 있다.
업계전문가는 “당분간 중저가폰 위주의 공짜폰 위주로 소폭의 단말기 가격 인하효과만 있을 것이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프리미엄 폰에서도 단말기 보조금 인상의 효과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베타뉴스 안병도 (catchrod@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
- 목록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