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0-26 09:13:22
2016년 9월 8일에 발표된 아이폰 7에는 없어진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3.5파이 이어폰 단자다. 2017년 9월 12일에 공개한 아이폰 8과 2017년 10월 4일 공개한 구글 픽셀 2에도 이어폰 단자가 없었다. 어째서일까? 사람들이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이어폰 단자를 없앤 이유가 무엇일까? 답은 바로 무선 이어폰이 대중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이 없는 편리함 때문에 무선 이어폰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그 대부분은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스마트폰에 블루투스가 내장되어 있어 블루투스 이어폰은 별도의 리시버가 필요 없다. 그리고 한번 기기와 이어폰을 연결해 놓으면 다시 켜도 바로 연결되어 편리하다.
무선을 즐길 수 있는 블루투스는 이어폰뿐만이 아니다. 키보드, 마우스, 자동차 오디오, 스피커, 스마트 워치, 리모컨 등 다양한 제품이 블루투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블루투스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원리로 동작하는지 궁금하다면? 이제부터 하나씩 알아보자.
블루투스란?
블루투스는 10M 정도의 짧은 거리에서 사용이 가능한 근거리 무선 통신이다. 스마트폰, 노트북, 이어폰, 헤드폰 등의 휴대기기를 서로 연결해 정보를 교환한다. 다른 기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전력 소모가 적어 스마트폰과 노트북 대부분에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1994년 스웨덴의 에릭슨은 휴대폰과 그 주변장치를 연결하는 케이블을 무선으로 대체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 연구를 바탕으로 1998년 에릭슨, IBM, 인텔, 노키아, 도시바 등으로 구성된 블루투스 SIG(Special Interest Group)를 결성했다. 그 후 블루투스를 본격적으로 개발해 1999년 블루투스를 공식 발표했다. 현재 블루투스 SIG 회원은 2016년 기준으로 회원사가 30,000개사를 돌파했다.
블루투스라는 이름은 덴마크의 왕인 Harald “Blåtand” Gormsen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통합한 왕인 그의 별칭은 Blåtand이었다. 영어로 하면 Bluetooth였는데 치아가 푸른색이었다고 해서 붙어진 것이다. 1996년 인텔, 에릭슨, 노키아가 만나 단거리 무선 기술의 표준화를 위해 회의를 했다. 거기서 인텔의 Jim Kardash는 블루투스라는 이름을 제안했다. 이후 SIG는 통신장치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무선 기술 규격으로 통일되기를 바라며 블루투스를 공식 명칭으로 정했다. 그래서 블루투스의 공식 로고도 Harald의 이니셜인 Herall (Hagall) (ᚼ)과 (Bjarkan) (ᛒ)로 만들었다.
블루투스는 어떻게 동작할까?
블루투스는 ISM(Industrial, Scientific, Medical) 대역인 2400~2483.5MHz 주파수를 이용해 통신한다. 국제 전기 통신 연합이 무선 통신 이외의 산업, 과학, 의료용과 이와 유사한 고주파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지정된 주파수 대역이다.
블루투스는 이 대역에서 아래 2MHz, 위 3.5MHz의 보호대역을 두었다. 그리고 각 채널의 대역폭을 1MHz로 해 총 79개의 채널을 쓴다. 와이파이와 지그비 등의 제품과 같은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다. 또한, 전자레인지도 이 주파수대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파 간섭을 필수적으로 예방해야 한다. 그래서 블루투스는 주파수 도약(Frequency Hopping)을 사용한다.
주파수 도약이란 채널을 특정한 패턴에 따라 빠르게 이동하며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블루투스는 79개 채널을 1초당 1600번씩 이동한다. 이 이동 패턴이 기기 간에 동기화되어야만 사용할 수 있다. 동기화되지 않으면 통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로 인해 다른 시스템의 전파간섭을 피해 안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블루투스 기기 간 연결은 마스터와 슬레이브로 구성된다. 하나의 마스터 기기에는 최대 7대의 슬레이브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하나의 마스터에 연결된 슬레이브 기기들은 마스터 기기와 통신을 할 수 있을 뿐 슬레이브 기기 간의 통신은 불가능하다. 즉, 스마트폰에 연결된 이어폰과 마우스는 스마트폰과 통신 할 뿐 직접 두 기기가 통신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마스터와 슬레이브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마스터와 슬레이브가 바뀔 수도 있다.
블루투스 규격의 변천
블루투스 규격은 블루투스 SIG에서 주도하고 있다. 1999년 공개된 1.0부터 2016년에 나온 5까지 블루투스는 20년 가까이 개선을 거듭했다. 블루투스 1.0은 최초의 블루투스 규격이다. 지금과는 달리 하드웨어 장치의 주소를 반드시 전송해야 해서 익명 연결이 불가능했다. 또한 무선 랜(802.11b/g)과 같은 주파수를 사용해 충돌이 우려됐다. 하지만 블루투스는 간섭 시 비어 있는 다른 채널을 찾아 데이터를 전송하여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블루투스 1.1은 2002년 IEEE 표준으로 승인되었다. 기존 1.0과 1.0b의 문제점을 수정하였다. 비암호화 채널을 지원하고, 신호강도 지표를 수신이 가능해졌다. 블루투스 1.2 는 2005년에 IEEE 표준으로 승인되었다. 전송속도는 1.1과 같은 723kbit/s이다. 패킷 전송 오류나 음성, 음원 신호의 품질 손실을 막는 eSCO기술을 지원한다.
블루투스 2.0+EDR은 2004년 10월에 표준화가 되었다. EDR은 3.0Mbit/s의 향상된 데이터 속도를 말한다. 실제 속도는 2.1Mbit/s 정도다. Duty Cycle 감소에 의한 저 전력 소비가 이루어졌다. EDR이 아닌 블루투스 2.0은 기존 블루투스 1.2와 거의 같다.
블루투스 2.1+EDR은 2007년 블루투스 SIG에 의해 채택되었다. 장치의 이름, 지원 서비스 목록, 날짜와 시간, 공유정보 등 이전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NFC 라디오 인터페이스를 지원해 연결이 더 쉬워졌다. 부호화 일시 중지/재개 기능을 추가해 보안이 강화됐다.
블루투스 3.0+HS는 2009년 4월에 발표되었다. 802.11 PAL을 채용해 24Mbps로 속도를 올렸다. +HS라고 되어있는 제품이 이 속도를 지원한다. 이것이 없다면 3.0에서 추가된 기능만을 지원한다. 기기 간 대용량 사진, 동영상, 파일 등의 전송이 가능해져 PC를 모바일 기기와 동기화할 수 있고 프린터나 PC로 많은 사진을 내려받을 수 있게 되었다. 내장 전력관리 기술로 전력 소모를 더 줄였다.
블루투스 4.0+LE는 2010년 6월에 채택되었다. 클래식 블루투스와 고속 전송(+HS), 저전력(+LE)이 포함되었다. 고속 전송은 와이파이를 바탕으로 클래식 블루투스는 기존과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소비전력을 대폭 낮춘 저전력은 버튼형 전지 1개만으로 수년간 구동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블루투스 4.1은 2013년 12월에 발표되었다. 공존성이 높아져 블루투스와 LTE가 서로 통신 상태를 조정해 가까운 대역폭으로 인한 간섭 현상을 줄여준다. 기기 간 거리가 멀어져 연결이 끊겨도 다시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연결이 된다. 사물인터넷을 위한 IPv6 사용 표준도 추가하고 블루투스 사용 액세서리 장비의 통신 전송 상태를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하였다.
2014년 12월에 블루투스 4.2이 공개되었다. 4.0 규격 대비 전송 속도가 2.5배 증가하고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패킷 용량이 10배로 늘어났다. 블루투스 저전력 사물인터넷용으로 IPv6나 6LoWPAN을 지원하였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가 강화되었다.
2016년 6월에 공개된 블루투스 5가 현재 최신 규격이다. 기존과 비교해 전송 범위는 4배, 속도 2배 향상되었다. 사물인터넷 시대에 맞춰 비연결 데이터 브로드캐스트 용량을 8배 높였다.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어 비콘, 위치 파악 기능 및 기타 비연결 서비스를 쉽고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폰에서는 갤럭시 S8과 노트8, 엑스페리아 XZ프리미엄과 XZ1, V30 등이 채택하였다.
블루투스의 미래와 가능성
블루투스로 선 없이 자유롭게 다양한 기기를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 연결해 사용한다. 이어폰, 스마트 밴드, 마우스 등 다양한 액세서리가 블루투스를 통해 더욱 발전하고 있다. 특히 APT-X나 LDAC같은 코덱을 통해 고음질을 지원해 블루투스 음향기기가 주목받고 있다.
거기에 저전력이 포함되고 사물인터넷을 위한 지원 기술이 제공되면서 블루투스라는 이름에 걸맞은 통합 무선 기술에 더욱 다가가고 있다. 다양한 사물인터넷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기능들도 추가될 것이다.
이제 스마트 워치를 어디에 뒀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 워치의 위치를 바로 파악이 가능해질 것이다. 비콘이 장착된 공항이나 백화점같이 거대한 건물에서는 GPS처럼 실시간 실내 경로 안내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블루투스가 다양한 사물인터넷과 결합해 사람들의 생활을 어디까지 변화시킬지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베타뉴스 안병도 (catchro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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