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1-28 16:57:17
최근 3D 프린터가 보급되면서 3D 프린터로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사람의 얼굴을 스캔하여 흉상을 만들고, 숟가락이나 주걱 같은 주방용품도 만들 수 있다. 3D 프린터로 만든 부품을 조립하여 자전거나 자동차를 만들기도 한다.
3D 프린터는 도면만 있으면 제품제작이 쉽고 편리해 다양한 분야에서 3D 프린터로 만든 제품이나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3D 프린터의 기술이 인체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바로 바이오 프린팅이다.
바이오 프린팅이란 3D 프린터를 이용해 생체 조직이나 장기 등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3D 프린터로 어떻게 생체 조직을 만든다는 것일까? 그리고 지금 어느 정도까지 만들 수 있는 것일까? 이제부터 바이오 프린팅의 세계로 한 걸음씩 들어가 확인해 보자.
3D 프린터란?
보통 프린터라고 하면 종이나 천 같은 2차원 평면에 그림이나 문자 등을 인쇄하는 장치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3D 프린터는 3차원 공간에 물체를 인쇄하는 장치를 말한다. 3차원 도면을 바탕으로 입체적인 제품을 프린팅하는 것이다.
3D 프린터의 시작은 미국의 3D시스템즈에서 만든 프린터가 시초였다. 1986년 만들어진 이 제품은 플라스틱 액체를 굳혀 입체적인 물품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비싼 기기 가격과 생산 비용 등의 이유로 3D 프린터는 몇몇 분야의 시제품 생산 정도에 쓰였다. 그러다 핵심 특허들이 만료되어 다양한 회사에서 제품이 출시되고 가격도 저렴해지면서 본격적으로 3D 프린터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3D 프린터는 크게 적층형과 절삭형으로 구분된다. 재료를 층층이 쌓아 만드는 적층형과는 달리 절삭형은 재료를 깎아 만들기 때문에 내부표현이 힘들고 재료의 손실이 크다. 그래서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의 3D 프린터는 적층형이다. 적층형 3D 프린터도 FDM, SLA, DLP, PBP, MJM 등 제품을 만드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지만 대표적인 것이 FDM과 SLA이다.
FDM과 SLA
FDM(Fused deposition modeling)은 재료를 열로 녹여 노즐을 통해 압출해 쌓아가면서 만드는 방식이다. 노즐이나 프린팅 베드가 XYZ축으로 움직이며 제품을 만들어 간다. 재료로는 실타래처럼 감겨 있는 필라멘트를 이용하며 ABS, PLA, 나일론, PVA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FDM 방식은 장비와 재료의 가격이 저렴하여 3D 프린터 보급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수명이 길고 강도가 좋아 출력 후 가공에 적합하다. 하지만 제품의 표면 품질이 다른 방식과 비교해 매끄럽지 않아 후처리가 필요할 수도 있으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SLA(Stereo Lithography Apparatus) 방식은 광경화성 수지를 이용한다. 광경화성 수지는 액체 상태인데 그 액체가 빛을 만나면 고체상태의 플라스틱이 되는 특성이 있다. 강경화성 수지가 들어 있는 수조에 레이저 광원을 주사해 원하는 제품을 만든다. 출력속도가 빠르고 표면에 층이 보이지 않고 매끄러우나, 제품의 강도가 약하고 온도에 민감하다.
바이오 프린팅이란?
바이오 프린팅은 3D 프린팅 기술 중 하나로 살아있는 세포를 원하는 구조 및 패턴으로 배열해 조직이나 장기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생체 적합성을 가진 고분자 물질을 이용해 치과의 보철이나 인공 뼈, 인공 장기, 인공 혈관 등 다양한 인공 대체품을 만든다.
3D 프린터로 어떻게 생체 조직이나 장기를 만든다는 것일까? 그 방법을 위한 접근법으로 생체 모방(Biomimicry), 자율적 자가조립(Autonomous self-assembly), 소형 조직(Mini-tissue)이 있다.
생체모방은 생물체가 가진 다양한 기능을 인위적으로 모방하는 것이다. 인체의 조직과 기관의 자연구조와 동일한 구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율적 자가조립은 조직을 복제하는 모델로서 배아 기관 발달과정을 의존하는 것이다. 발단 단계에 있는 조직의 초기 세포를 구성하는 물질로 자가조립을 통해 조직을 만든다. 소형 조직은 생체모방과 자율적 자가조립을 결합한 것으로 장기와 조직을 작은 기능 구성 요소로부터 만들어 나가는 것을 말한다.
3가지 방식의 바이오 프린팅
바이오 프린팅에는 주로 3가지 유형의 3D 프린터가 이용된다. 잉크젯, 레이저 보조, 미세 압출 방식이다. 잉크젯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잉크젯 프린터를 생각하면 된다. 잉크로 바이오 소재를 사용하고 종이 대신 움직이는 스테이지를 사용한다. 기기의 가격이 저렴하고 속도가 빨라 제품 제작 시간이 짧다. 하지만 일정하지 않은 세포 포장과 그에 따른 세포의 노출, 온도에 의한 생체재료의 변성 등의 문제가 있다. 그리고 노즐이 점도 때문에 자주 막힌다는 것도 단점이다.
레이저 보조 방식은 레이저를 이용해 재료에 에너지를 전달하여 구조를 만든다. 노즐이 없기 때문에 출력 도중 막히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원하는 모양을 위해서는 가교를 빠르게 진행해야 하고 비용이 많이 들고 제작 시간이 긴 단점이 있다.
미세 압출 방식은 가장 많이 이용되는 방식으로, 일정 점도 이상의 재료를 노즐로 밀어내어 출력한다. 잉크젯방식처럼 방울 방울이 따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목걸이 구슬처럼 연결되어 연속적으로 출력된다. 이를 이용해 고밀도의 세포 적층이 가능해 복잡한 구조를 만들기에 쉽다는 장점이 있다. 점성이 높아 잉크젯 방식보다 세포 부착성이 낮고 세포의 생존율도 낮은 편이다. 게다가 높은 점도와 사출 압력은 노즐이 자주 막히는 이유가 된다.
바이오 프린팅의 소재
바이오 프린팅에 사용하기 위한 소재는 어떤 것일까? 일단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어야 한다. 첫 번째는 인쇄 가능성이다. 프린트하기 적합한 재료야 한다는 것이다. 재료의 점성이 너무 낮으면 프린트 후 구조를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점도가 너무 높으면 노즐이 막힐 수가 있어 재료로 적합하지 않다. 그리고 바이오 프린팅 기술마다 재료의 선택과 농도가 달라져야 한다.
두 번째는 생체 적합성이다. 생체이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적합성이다. 적합하지 않으면 자가면역반응 때문에 원래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생체 적합성을 가지는 재료가 필요하다. 생체 적합성을 얻기 위해 보통 생물 유래 천연 고분자나 합성 고분자를 많이 사용한다.
세 번째는 생분해성 및 부산물이다. 바이오 프린팅으로 만들어진 지지체나 조직은 세포가 성장하기 위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분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지체 분해속도가 세포의 성장 속도와 같아야 한다. 분해하면서 나오는 부산물이 독성이 없어야 하고 체내에 빠르게 흡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탄수화물이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천연 고분자나 합성 고분자를 사용하며 이들은 최종 산물이 당, 아미노산, 몸에 있는 산이기 때문에 분해 후 빠르게 흡수되어 사라진다.
네 번째는 기계적 물성이다. 신체의 부위나 역할에 따라 물리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각 기능에 맞는 재료를 선택하여야 한다. 재료의 종류에 따라 물리적 특성이 다르므로 이를 고려해야 한다. 뼈는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단단한 소재가 필요하며, 혈관은 압력을 버틸 수 있고 모양의 변형이 쉬운 탄성력을 가진 것이 필요하다.
이런 특성이 있는 젤라틴, 키토산, 콜라겐, 히알루론산, 알지네이트, 케라틴, 셀룰로오스 등의 천연 고분자와 PLA, PEG, PVA, PLLA, PCL 등의 합성 고분자를 바이오 프린팅의 소재로 사용한다.
바이오 프린팅으로 얻을 수 있는 것
바이오 프린팅을 이용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다. 바이오 프린팅으로 수술 부위를 재현하여 미리 파악함으로써 더 효율적인 수술이 가능할 수 있다.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갔을 때 사용하는 지지체를 바이오 프린팅 이용해 생분해성을 지닌 재료로 제작하면 기존에 사용하는 금속이나 세라믹 보다 자가면역반응의 문제가 적어진다.
체내 조직이나 장기는 바이오 프린팅이 나갈 가장 중요한 분야이다. 장기는 환자보다 기증자가 적다. 그리고 기증자가 있더라도 자가면역기능에 의한 거부반응 발생확률이 높다. 바이오 프린팅에 의한 조직이나 장기라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분야는 연구가 활발하지만, 현재 개발단계에 머무르고 있고 많은 문제점이 산재하고 있다.
바이오 프린팅과 우리의 미래
바이오 프린팅은 세포를 이용하여 조직이나 장기 등을 만드는 3D 프린터 기술이다. 바이오 프린팅이 발전하여 이 기술로 환자의 몸에 적합한 장기나 뼈 등을 만들 수 있다면 이식을 위해 기림이나, 이식 후 거부반응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바이오 프린팅 기술이 발전하면 우리 몸에 변화가 올 것이다. 건강하지 못한 신체 부위를 바이오 프린팅으로 만든 것으로 교체하고 약점을 없애 수명을 늘려주고 문제없는 몸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 나아가 사이보그처럼 완벽한 신체로 몸을 교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바이오 프린팅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 몸이 어디까지 완벽해질 수 있을지 기대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베타뉴스 안병도 (catchro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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