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2-08 16:05:53
넥슨의 신작 ‘오버히트’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비스 10일차를 넘긴 8일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4위에 랭크됐다.
흥행성을 이끈 건 작품성이다. 잘 짜인 전투 시스템, 매력적인 8등신 캐릭터, 화끈한 연출 등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개발사 넷게임즈와 퍼블리셔 넥슨은 전작 격인 ‘히트’로 손발을 맞춰왔다. 지난 2015년 출시돼 모바일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꾼 ‘히트’의 강점은 후속작 격인 ‘오버히트’에도 여기저기 녹아있다.
‘오버히트’는 흔히 수집형 RPG로 분류하는 장르다. 넥슨과 넷게임즈는 120여개의 영웅을 모으고, 콘텐츠의 특징에 따라 파티를 구성하는 재미를 강조하기 위해 멀티 히어로 RPG란 장르로 이 게임을 포장했다.
수집형 RPG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흥행에 직결된다. 영웅을 모으고 육성하는 것이 핵심 콘텐츠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몇 가지 특수한 방식으로 ‘정석’을 벗어난 ‘재창조된 콘텐츠’의 묘미를 선물한다.
‘오버히트’는 그동안 SD 사이즈로 데포르메한 캐릭터를 사용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했다. 앞서 설명했듯 사람과 비슷한 8등신으로 표현한 덕에 그동안 이펙트(연출효과)에 의존했던 스킬에 역동적인 연출을 더할 수 있었다. 이런 과장된 액션은 8등신 캐릭터의 시원시원한 동작과 카메라 연출과 찰떡궁합처럼 잘 어울린다.
액션RPG와 달리 전투 상황에서 유저 개입이 적은 수집형RPG는 보는 맛이 작품의 재미를 좌우하는데 부합하는 강력한 특징이다. 동일 장르의 다른 게임처럼 SD캐릭터를 사용했다면 스킬과 ‘오버히트 스킬’ 연출이 담백해져 지금과 같은 다양하고 역동적인 연출을 도입할 수 없었을 것이다.
여기에 대부분의 콘텐츠를 몇 번의 터치만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연속전투가 별도 로딩 없이 바로 진행되는 점, 자동 절전 기능 등 인터페이스(UI)와 기술을 개발하는 등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편의성을 추구해 눈에 띈다.
사운드도 수준급이다. 배경과 잘 어울리는 OST(오리지널 사운드트렉), 다양한 패턴의 캐릭터 보이스는 귀를 즐겁게 한다. 캐릭터가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외치는 대사는 국내 성우의 열연이 돋보이는데, 대사 패턴이 조금 적다는 점이 아쉽다.
전투 시스템은 다른 게임과 비슷하다. 자동공격이 진행되는 가운데, 캐릭터의 스킬을 터치하면 사용순서에 따라 스킬을 사용한다. 스킬은 적과 아군의 스테이터스에 따라 사용하는 순서가 갈린다. 적의 패턴을 파악해 가장 적절한 공격을 지시하는 게 유저의 역할이다.
여기에 ‘오버히트’는 유저 개입을 늘릴 두 가지 방안을 더했다. 타겟 지정과 ‘오버히트 스킬’이다. 먼저 타겟 지정은 공격 대상을 지정해 ‘일점사’하는 기능이다. 체력이 약해진 적, 혹은 빨리 처리해야 되는 서포터를 노리는데 주로 사용하며, 이용자가 선택한 상대를 집중 공격해 활용하면 전투에 큰 도움이 된다.
‘오버히트 스킬’은 이 게임의 백미다. ‘인연’으로 얽힌 두 캐릭터를 조합하면, ‘오버히트 스킬’이 활성화된다. 두 캐릭터가 힘을 합쳐 적을 공격하는데, 서로 힘을 합치는 모습이 연출에 잘 담겨 있어 보는 맛이 빼어나다. 물론, 강력한 공격력과 부가효과로 폭 넓은 전투가 가능해지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하지만 ‘오버히트 스킬’을 위해 영웅 수집-육성-팀조합 등 거쳐야 할 단계가 많아 사전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를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진입장벽을 낮춘 다양한 콘텐츠도 ‘오버히트’에 매력을 더하는 요소다. ‘오버히트’는 시나리오 전투 외에도 대결(PvP), 외대륙탐사, 미지의 땅, 토벌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각 콘텐츠는 1대다, 다대다 전투 등 다양한 전투 상황이 연출돼 적절한 파티 구성이 필수가 된다. 각 파티를 조합할 때는 캐릭터의 스킬과 전투 포메이션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고, 비교하며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런 고민은 고통의 과정이 아닌, 퍼즐을 푸는 두뇌싸움의 즐거움에 가깝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파티조합에 대한 경험과 캐릭터 노하우를 자연스럽게 깨우칠 수 있다. 여러 콘텐츠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조합을 연구하고, 게임의 이해도가 높아지는 디자인은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고 결정하고 있다는 경험과 이어진다.
단순한 이야기와 그 속에 얽힌 캐릭터의 인연도 재미있다. 세상을 구할 ‘크리스탈’을 찾아 떠나는 모험은 개성적인 캐릭터와 얽혀 복선과 반전의 매력을 선사한다. 단, 캐릭터의 이중적인 매력을 돋보이기 위해 불필요한 농담과 과한 설정이 눈에 띄어 조금더 세련된 스토리텔링으로 가다듬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살펴본 특징을 조합하면 ‘오버히트’는 화끈한 연출과 비주얼로 시선을 모으고, 콘텐츠의 완성도로 발길을 붙잡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많은 게임이 목표로 하는 ‘배우기 쉽고, 익히기 어려운’의 장점을 여러 콘텐츠와 게임 디자인으로 자연스럽게 녹였다.
물론, ‘오버히트’가 모든 사람이 만족할 작품일 순 없다. 사람마다 재미의 기준이 다르고, 너무 많은 수집형 RPG 플레이로 흥미를 잃은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8등신 캐릭터와 과감한 연출로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새로운 재미를 찾기 위한 나름의 해결책을 도입한 ‘오버히트’를 플레이해보길 권한다.
베타뉴스 서삼광 (seosk.bet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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