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2-27 08:40:38
“햇볕정책 비난하며 안보관 개조 요구하는 정당과 통합은 보수로 편입되는 것”
천정배 의원 “통합 이뤄지면 탈당밖에 다른 길 없어” …신당 창당설에 힘 실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묻는 전 당원 투표가 27일 시작됐다. 결과는 27~28일 케이보팅(중앙선관위 온라인 투표시스템), 29~30일 ARS 투표를 거쳐 31일 발표될 예정이다.
일단 안 대표 측은 과반 이상의 찬성표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를 무기삼아 최종관문이 전당대회에서 통합을 밀어붙일 계획이다.
통합반대파인 박지원 전 대표나 천정배 의원 측은 전당원 투표 무효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고 전대개최가 정족수 부족으로 사실상 무산될 것이라며 경고하는 등 통합파와 강경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소용돌이를 지켜보고 있는 국민의당 호남 지지자들 대다수는 ‘당혹스럽고 괴롭다’는 심경을 호소하고 있다.
당원 A씨(광주시 광산구)는 “호남에서 민주당 일당독주 폐단을 없애자는 슬로건에 공감해 국민의당을 지지했다” 며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호남의 당세가 급격하게 위축된다면, 민주당 독식구조로 다시 후퇴할 게 분명하다”는 점을 들어 창당 이념과 모순된 안 대표의 행보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당원은 아니지만 국민의당 지지자임을 밝힌 B씨(광주시 동구)는 “햇볕정책을 비판하며 안보관 개조를 요구하는 유승민 대표와 합당을 하겠다는 것은 곧 중도개혁을 주창했던 국민의당이 보수에 편입되는 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B씨의 지적에서처럼 실제로 호남의 통합 반대진영은 “국민의당과 1차 통합을 이룬 바른정당은 2차로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추진할 공산이 크다”는 보수 대통합 시나리오를 통합반대 논리로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합이 관철됐을 경우 호남을 중심으로 한 탈당파들이 신당을 만들어 내년 지방선거에 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통합 반대를 주도하고 있는 천정배 의원은 최근 지인들과의 식사 모임에서 “탈당을 하고싶어서가 아니라 통합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통합이 이뤄지면 탈당 밖에 다른 길이 없지 않느냐”며 통합국면을 전제로 신당 창당설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는 후문이 지역정가에 나돌고 있다.
4당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른다면 아직 지지세가 살아있는 호남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담긴 언급이라 풀이될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았던 안철수 통합신당과 통합반대 탈당파 신당의 격돌이 예측되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존의 국민의당 호남지지자들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귀추가 벌써부터 주목되고 있다.
베타뉴스 박호재 (hjpar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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