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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가 등장한 SSD 시장, 앞으로의 방향은?


  • 박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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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9-05 01:51:10

    [베타뉴스=박선중 기자] 저장장치는 PC에서 매우 중요한 큰 축을 담당한다. 이는 기업용과 개인용 시스템을 가리지 않고 통용된다. 데이터를 보관하고 읽어올 수 있는 것은 저장장치 고유의 기능으로 운영체제부터 각종 데이터가 저장되기에 PC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부분이다.

    ▲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반인들에게 저장장치는 HDD가 전부였다

    그러나 이런 저장장치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HDD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 또 대중들은 대안이 있다고도 생각을 못했다. 그러나 SSD는 이미 슈퍼컴퓨터용으로는 1980년대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대중이 SSD에 대해 인지하기 시작한 것은 2006년 소니의 바이오(VAIO) UX 시리즈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 2006년 등장한 소니의 바이오 UX 시리즈는 SSD 대중화의 포문을 열었다

    바이오 UX 시리즈의 주문 생산형 고급형 모델에는 지금은 매우 작게 느껴지지만 상용화된 32GB와 64GB SSD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후 2007년 ‘넷북’과 UMPC의 붐을 타고 eMMC 방식이지만 분명 SSD로 분류되는 저장장치를 쓴 노트북을 많은 이들이 접하게 됐다. 그러면서 “HDD보다 빠른 저장장치가 등장했구나!”라고 많은 이들이 알게 됐다.

    ■ 3배 빠른 저장장치 SSD, 대중화의 시작

    SSD는 HDD에 비해 평균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사용자들을 매료시켜 나갔다. 허나 초반에는 매우 높은 가격에 많은 이들이 실제 대중화까지는 시일이 꽤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지만 사용자들뿐 아니라 많은 기업이 SSD 시장에 눈독을 들이면서 공급과 수요가 맞물려 폭발적인 성장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 까다로운 공정이 많아 큰 비용이 들어가는 HDD 생산에 비하면, SSD는 일반 PC 부품처럼 생산이 가능해 수많은 브랜드가 뛰어들었다

    여기에는 2011년 HDD 제조사의 생산라인이 몰려있던 태국에 심한 홍수가 발생하면서 HDD 가격이 크게 뛴다. HDD의 가격이 점점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SSD가 가격 격차를 좁히는 효과를 가져온 것도 SSD가 빠르게 자리를 굳힌 이유 중 하나다.

    이렇게 호황을 맞게 된 SSD 시장은 수많은 브랜드가 난립하면서 가격 경쟁에 들어갔다. 반도체만으로 이뤄진 SSD는 HDD와 구조적으로 다르기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HDD 전용 생산라인이 없어도 중소 규모 제조사에서도 충분히 제품화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SSD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메모리 모듈은 SLC에서 MLC로 비중을 높여가며 가격을 크게 낮췄다. 이후 2014년에는 TLC 모듈까지 등장했지만 수명과 속도 문제로 다소 주춤, 그러나 3D 낸드 기술의 등장과 점점 개선된 SSD 컨트롤러들이 등장해 이전 문제를 해결하며 TLC SSD로 가격을 다시 낮췄다. 현재는 QLC 모듈도 등장한 상태지만 아직까지 SSD 모듈은 TLC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 점점 더 낮아지는 가격, SSD 시장은 이미 치킨게임 중

    ▲ 가격비교 사이트만 봐도 수많은 브랜드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 : 다나와)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한 SSD 브랜드는 이제는 그 제조사를 다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아졌다. HDD와는 다르게 일반 PC 부품 생산 라인을 변경하면 SSD를 만들어 낼 수 있기에 OEM 업체를 비롯해 유통업체까지도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SSD를 출시하고 있을 정도다.

    ▲ SSD 가격은 지금도 떨어지고 있다
    현재 240GB 제품군은 5만 원 미만이면 구매가 가능하다(사진 : 다나와)

    이렇게 난립한 중소 브랜드의 SSD가 경쟁할 수 있는 수단은 바로 가격뿐이다. 가격 경쟁에 돌입한 SSD 시장은 이제 가장 많이 쓰이는 240GB 제품의 경우 5만 원 미만(온라인 최저가 기준)까지 떨어졌다. 물론 이런 가격 하락 요인에는 핵심 부품인 컨트롤러와 메모리 모듈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생산 원가가 낮아진 것도 한 몫 하고 있지만, 주된 원인을 찾자면 난립하고 있는 SSD 브랜드의 가격 경쟁이라 볼 수 있다.

    경쟁으로 인해 제품의 질이 높아지고 가격이 낮아진다면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이 경쟁이 기업의 출혈로 이어진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사용자에게도 기업에게도 ‘독’이 되기 마련이다. 현재 SSD는 ‘폭락’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시장 전체 제품의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이에 비해 SSD를 출시하는 브랜드는 지금도 늘고 있다.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말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SSD 시장 자체에 지각변동이 생길 수 있다. 포화 상태인 SSD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크게 넘어 선다면 사용자의 구매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모양새가 된다. 이 때부터 출혈을 감수하고 경쟁하고 있던 브랜드 중 기반이 튼실하지 못한 곳은 빠르게 정리되는 것이 수순일 것이다. 최후에 남는 기업은 바로 원천 기술을 가진 제조사급 브랜드가 시장을 정리하게 되지 않을까. 현재 시장 상황을 보자면 몇 년 내 이런 수순을 밟을 확률도 무시하지 못한다.

    ■ 진짜가 나타났다, 씨게이트 바라쿠다 SSD

    이런 SSD 시장에 이 제품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바로 HDD로 유서 깊은 브랜드 ‘씨게이트(SEAGATE)’가 SSD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는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첫 제품의 이름 역시 HDD로 익숙한 ‘바라쿠다(BARRACUDA)’다. HDD의 인지도를 SSD에서도 그대로 이어 나가겠다는 씨게이트의 의지가 엿보이는 네이밍이다.

    ▲ HDD의 대가인 씨게이트가 처음 출시한 SSD, 바라쿠다

    더불어 단순히 SSD만 가지고 나온 것은 아니다. SSD에 자사의 복구 서비스인 +레스큐(+Rescue) 서비스를 접목시켰다. 바라쿠다 SSD 제품군은 2년간 씨게이트의 +레스큐 서비스를 지원 받을 수 있다. +레스큐는 씨게이트가 운영 중인 데이터 복구 서비스의 이름으로 저장장치 제조사가 보증하는 만큼 그 복구 신뢰도가 무척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SSD 자체의 보증기간은 5년으로 제품에 대한 자신감도 엿볼 수 있다.

    씨게이트 바라쿠다 SSD 제품군은 250GB/500GB/1TB/2TB 4가지로 출시되었으며, 2.5형 SATA3 규격으로 출시된 만큼 읽기 560MB/s, 쓰기 535MB/s의 속도를 보여준다. 이는 SATA3 규격 최대치에 가까운 속도다. 씨게이트가 처음 출시한 SSD, 높은 성능과 차별화된 저장장치 복구 서비스까지 제공함에도 그리 높지 않은 가격에 출시된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레스큐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는 2년 동안 씨게이트 바라쿠다 SSD 사용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강력한 지원을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선수는 모두 입장했다, 이제 결과만 있을 뿐…

    요즘 SSD를 찾는 이들은 단순히 PC에서 쓰는 것이 아닌 휴대용 저장장치로 사용하기 위해서도 구매하기 때문이다. 외장하드(HDD)에 비해 충격이나 전력 효율, 무게 등 여러 면에서 외장SSD의 신뢰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이들 중 SSD가 불량이 날 경우 하드웨어보다는 안에 저장되어 있는 데이터를 더욱 크게 안타까워하기 마련이다. 이런 때 씨게이트의 +레스큐 서비스는 제품 자체의 경쟁력을 더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 후발주자인 만큼 강력한 무기인 +레스큐와 함께 SSD 시장에 진입한 씨게이트 바라쿠다 SSD

    선수는 모두 입장했다. 씨게이트가 SSD 시장에 발을 들여놈으로 인해 이제 굵직한 대형 제조사를 비롯 모든 브랜드가 더 치열한 경쟁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씨게이트는 다른 브랜드는 제공하지 않는 데이터 복구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후발 주자이지만 더욱 경쟁력 높은 위치를 선점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브랜드가 가격으로 혹은 성능으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이 때 원천기술이나 기반 산업이 없는 브랜드라면 당연하게도 가격이나 품질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이런 분위기라면 지금부터 씨게이트와 같은 원천기술과 기반 산업을 모두 갖춘 SSD 선호 브랜드를 정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베타뉴스 박선중 (dc3000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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