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9-12 10:22:38
그래서 E3 2016 소니 컨퍼런스에서 최초 공개됐던 게임 'Marvel's Spider-Man'(이하 마블 스파이더맨)은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애매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난 9월 7일 자막 한글화로 출시된 '마블 스파이더맨'은 이런 걱정 자체가 기우였다는 걸 느끼게 해줬다.
'마블 스파이더맨'의 강점은 다양한 부분에서 표출된다. PS4에서 완벽하게 표현되는 뛰어난 그래픽과 시종일관 영화를 보는 착각을 느끼게 하는 연출, 그리고 원작을 잘 해석한 탄탄한 이야기 등 기대작 다운 면모를 자랑한다.
뉴욕 맨하튼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그래픽은 포토 모드와 함께 최고 수준을 유저에게 전달한다. 도심 곳곳은 세밀하게 제작돼 있으며, 뉴욕을 가득 채운 택시부터 분주한 사람들, 그리고 각종 랜드마크 등 다양한 부분이 멋지게 표현된다.
캐릭터들의 비주얼은 최고 수준이다. 세밀하게 제작된 스파이더맨의 복장은 포토 모드로 확대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보여진다. 영웅을 상대하는 악당들이나 피터 파커 주변에 있는 다양한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웹 슬링어로 대변되는 스파이더맨의 액션들은 상당한 만족감을 준다. 게임 속 액션은 크게 이동과 격투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두 부분 모두 잘 표현돼 있다. 특히 웹 슬링어는 최고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빌딩 속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아슬하게 차량 위를 스치는 맛도 뛰어나다.
다수의 적을 상대로 펼치는 격투 액션은 간단한 조작에서도 다양한 액션이 펼쳐질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적을 띄우거나 날리는 액션부터 이동 타격, 근접 공격, 잡기 등 다양하다. 복잡해 보이지만 대 부분은 2개 액션 버튼으로 조합해 사용할 수 있다.
주변 사물을 거미줄로 잡아 던지거나 다양한 장비를 활용해 다수의 적을 한 번에 효과적으로 제압하는 요소도 즐겁다. 특히 다양한 특징을 가진 스파이더맨의 장비들은 강화 시키는 맛도 뛰어나며 계속 이어지는 전투 상황에서도 지루하지 않도록 해준다.
무엇보다 '마블 스파이더맨'의 장점은 원작을 완벽하게 재해석해낸 스토리에 있다. 평범한 청년과 영웅의 삶을 공유하는 피터 파커의 내적 갈등은 게임 내 이야기에서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유저에게 전달되며, 마지막 전투까지도 흔들림 없이 유지된다.
스파이더맨의 기원은 다루지 않았지만 각각의 빌런들에 대한 정보를 다양한 형태로 제공해 팬이 아니어도 그들의 대립 관계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조력자로 등장하는 메리 제인, 마일로 등 다양한 인물도 부족함 없게 잘 표현되어 있다.
또한 게임 곳곳에 마련된 다양한 수집 요소와 장치들은 팬은 물론 일반 유저들도 부담 없이 스파이더맨 세계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게 해준다. 그 중 가방 수집과 랜드마크 사진 촬영 수집은 팬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는 즐거운 요소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성장 요소가 기대보다 약하다는 점이다. 획득한 스킬 포인트로 능력치를 개방하는 과정은 기대보다 큰 변화가 생기지 않고 전투의 양상에 영향을 주는 요소 또한 부족하다.
임무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잠입 요소는 덜 다듬어진 느낌이 든다. 스텔스로 얻는 이득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웨이브 형태의 임무에선 시간만 잡아 먹는 느낌을 준다. 차라리 적들 몰린 곳으로 들어가 회피하며 난전하는 것이 훨씬 빠를 때가 많다.
또한 비둘기 수집과 드론 챌린지 등 몇몇 부가 임무는 난이도가 높은 편이어서 공중 이동 조작을 마스터했다고 해도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마블 스파이더맨'은 마블의 세계관을 게임만의 스토리로 재해석하며 원작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작품으로, 오랜 기다림이 헛되지 않는 게임이다.
엔딩을 통해 '마블 스파이더맨'의 모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예고한 만큼, 향후 DLC 및 후속작이 빠른 시일 안에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베타뉴스 이승희 기자 (cpdls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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