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4억 명 조사 결과, 유전자보다 현재 환경에 의해 “수명” 정해져


  • 우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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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11-13 09:53:14

    ▲ © 네이처 제네틱스 로고

    미국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에 2018년 11월 6일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유전자가 사람의 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사람의 수명을 유전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최대 7%에 불과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그레이엄 루비가 미국 의료·보건 전문 사이트 스탯(STAT)에 전한 바에 따르면 “이 연구에서는 유전자보다 동류 교배가 사람의 수명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밝혔다. 동류 교배란 유사한 사람끼리 커플을 형성하는 경향을 말한다.

    미국 IT 과학 전문사이트 알스테크니카는 “사람은 결혼상대로 자신과 비슷한 특징을 가진 사람을 고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학력이나 경제력 등이 유사한 경우다. 이런 특징이 수명과 영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라고 밝혔다.

    스탯 역시 “금주가들이 파티걸과 결혼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또 울트라 마라토너가 카우치 포테토족과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앤서스트리닷컴의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약 5400만의 가계도가 분석되어 약 4억 명의 생몰년 데이터가 분석되었다. 조사 대상은 19세기 및 20세기 중반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연구자들이 데이터화한 것은 “배우자 간 수명의 상관관계”, “부모 자식 간 수명의 상관관계”, “형제자매 간 수명의 상관관계”, “사촌 간 상관관계” 등이다. 논리적으로 봤을 때 형제자매보다 배우자는 자신과 DNA 관련 공통점이 적을 것이다. 하지만 루비가 분석한 결과 “피로 연결되어 있는 친족”의 수명도, “혼인관계로 연결되어 있는 친족”의 수명도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루비는 미국 월간지 와이어드에 대해서 “동류 교배가 수명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지금까지 이렇게 자세한 연구 결과를 내놓은 사람이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 건강에 관한 유전요인이나 환경요인의 영향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 이번 조사 결과는 그다지 놀라운 것은 아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와이어드지는 “현시점에서 알아둬야 할 것은 단 하나. 사람의 수명을 결정하는 것은 당사자일 뿐 유전자는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앤서스트리닷컴의 연구자 캐서린 볼은 장수 비결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전쟁에 나가지 않는다.” 등 2가지를 든 뒤, “가벼운 운동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leeji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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