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리소 '업비트' 운영자들이 가상화폐 거짓 거래로 약 1400억원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이들은 가짜 회원 계정을 만들어 거액의 자산을 예치한 것처럼 전산을 조작했다. 또 거래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꾸미고 경쟁업체보다 시세를 높이기 위해 254조원 상당의 허수주문과 4조2000억원 상당의 가장매매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김형록 부장검사)는 업비트 운영업체 A사의 이사회 의장이자 최대주주인 송모씨와 재무이사 남모씨, 퀸트팀장 김모씨 등 총 3명을 사전자기록등록위작·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작년 9월부터 2달간 업비트에 가짜 회원 계정을 개설하고 전산조작을 통해 이 ID에 실물자산을 예치한 것처럼 꾸며 잔고 1221억원을 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계정의 ID는 숫자 '8'이었다.

이들은 해당 ID를 통해 가상화폐 35종 거래에 직접 참여해 혼자 가상화폐를 매입·매도(가장매매)해 거래량과 거래액을 부풀렸다. 또 현재가와 동떨어져 체결 가능성이 낮은 '허수 주문'을 제출한 혐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범행 기간 이들의 가장매매 거래액은 4조2670억원에 달했고, 제출한 허수주문 총액은 254조5383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해당 ID가 실제 회원과 가상화폐를 거래한 금액도 1조8817억원이었다. 다만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였고 업비트가 대규모 수수료 수익을 벌어들이던 상황이기 때문에 고객의 인출 불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ID 8은 잔고가 조작된 유령 계정이었지만 일반회원처럼 거래에 참여했다. 특히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경쟁거래소보다 높아질 때까지 자동 주문을 내는 프로그램으로 비트코인 시세를 부풀린 것이다. 검찰은 범행 기간에 ID 8이 회원 2만6천명에게 비트코인 1만1천550개를 팔아 1천491억원을 챙긴 것으로 보고 피의자들에게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편취금액이 크고 다수를 상대로 한 범행이지만 회원들에 대한 현실적인 지급불능 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데다 현재 인지도가 높은 대형 거래소로서 정상 운영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불구속 기소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가상화폐거래소는 실물자산의 이동 없이 전산으로만 거래가 체결돼 회원들은 거래 상대방이 실제로 자산을 가졌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투자자의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되므로 거래소 운영자의 거래 참여 금지 등 거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업비트는 검찰이 기소한 주요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업비트는 입장문에서 "가장매매, 허수주문, 사기적 거래를 한 사실이 없다"며 "보유하지 않은 가상화폐를 거래하거나 이 과정에서 회사·임직원이 이익을 취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업비트 서비스 준비 및 오픈 초기에 일부 거래에 관한 것으로 이후 현재 업비트 내 거래오 무관하다"며 "법인계정에는 출금 기능이 없고 원화 포인트와 가상화폐를 시스템에서 입력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베타뉴스 남경민 (nkm1124@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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