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3-25 13:00:01
교수가 자신이 가르치는 대학원생들에게 딸의 연구과제와 봉사활동을 대신하도록 한 사실이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교육부는 성균관대에 해당 교수의파면을 요구하고 검찰에 업무방해·강요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교육부는 성균관대 A 교수의 ‘갑질’과 자녀 입학 비리에 대한 특별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조사는 올해 1∼2월 6일간 이뤄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A 교수의 딸 B씨는 대학 재학 중이던 2016년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학부생 연구프로그램’ 연구과제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A 교수는 자신의 연구실 대학원생들에게 이 연구의 핵심인 동물실험을 대신하게 했다.
대학원생들은 2016년 7∼9월 약 3개월간 동물실험을 진행했고 이 기간 B씨는 연구실을 2∼3차례만 방문해 단순 참관했다. 그해 9월에는 아예 캐나다로 교환학생을 가기도 했다.
그런데도 B씨는 대학원생들이 작성한 연구과제 보고서 등으로 대한면역학회 우수 포스터상, 한국과학창의재단 우수연구과제상 등을 받았다.
또 A 교수는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대학원생들에게 논문 작성도 시켰다. B씨가 단독저자로 표기된 논문은 2017년 5월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지수(SCI)급 저널에 실렸다.
이 연구 보고서와 논문은 일부 조작되기도 했다. A 교수는 동물실험에서 일부 결과값이 가설과 다르게 나오자, 대학원생들에게 실제 실험결과와 다른 값으로 조작하도록 해 보고서와 논문에 반영시켰다.
B씨는 이 연구와 논문을 실적으로 삼아 서울 유명 대학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
이때 B씨가 제출한 시각장애인 점자책 입력 봉사활동 54시간 실적 역시 A 교수가 대학원생에게 50만원을 주고 대신 시킨 것이었다.
A 교수는 딸 B씨가 고등학생일 때도 대학원생들에게 ‘갑질’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고교 3학년이던 2013년 8월 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한 제4회 국제청소년학술대회에 참가했는데, 당시 논문 발표를 위한 파워포인트 발표자료를 A교수 연구실 대학원생이 만들었다.
B씨는 이 대회에서 우수청소년학자상을 받았고 이 경력을 2014년도 대학입시 때서울 주요 사립대의 ‘과학인재특별전형’에 제출해 합격했다.
A 교수는 해당 전공 분야에서 ‘원로’급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A 교수는 연구실 대학원생들 졸업과 향후 진로까지 영향력이 있었다”라면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학원생들에게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성대에 A 교수의 파면을 요구했다. B씨가 재학 중인 학교에는 치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때 부당 제출된 실적들을 전달하면서 학교 규정에 따라 조치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A교수를 업무방해 및 강요 혐의로, B씨는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A교수의 아들인 C씨가 대학원에 입학할 때도 비슷한 ‘갑질’이 있었다는 의혹도 수사 의뢰했다.
베타뉴스 이환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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