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11-26 11:38:13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무선 기기들이 강세인 환경에서 무선 네트워크 기술은 유선 네트워크의 최고 속도였던 100Mbps의 대역폭을 뛰어 넘은지 오래다. LTE-A는 150Mbps, 광대역 LTE-A는 225Mbps의 대역을 가지며 빠른 속도를 강조한다. 이들 기술은 대한민국 대부분 지역에서 쓸 수 있음은 물론이다.
무선 네트워크의 무서운 발전속도에 치여 있던 유선 네트워크의 전송 대역은 기가비트 인터넷이 본격 상용화 되면서 자존심을 되찾을 예정이다. KT를 시작으로 SK, LG 유플러스 등 사업자들은 현재 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2015년 중으로 상용화를 실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1Gbps 대역을 말하는 기가비트 인터넷. 이론 전송속도로만 따져도 125MB에 달한다. 1GB의 데이터라면 10초도 안 되는 시간만 있으면 될 정도로 빠르다. 풀HD 및 UHD 영상을 실시간으로 감상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 수준이다.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는 기가 인터넷 시대. 이를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유무선 공유기도 1Gbps 대역폭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회선은 기가비트인데 공유기가 100Mbps를 지원한다면 아무 의미 없지 않겠는가? 에이수스 RT-AC87U는 기가 인터넷 시대를 대비할 당신에게 어울리는 유무선 공유기다.
● 유무선 공유기 맞아?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마무리
에이수스 RT-AC87U는 이미 국내에서 출시된 바 있는 RT-AC68U의 뒤를 이은 기가비트 유무선 공유기다. 이전 제품은 마치 명품 액세서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는데, 이번 제품 역시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명품을 떠올리게 한다.
전반적인 형태는 마치 에이수스의 게이밍 노트북을 떠올리게 만든다. 크기를 줄여놓은 모습이라고 하면 알맞겠다. 그만큼 통일성 있는 브랜드 디자인이 적용된 것도 가치를 부여하는 모습 중에 하나인데,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다.
이전 제품과 굳이 다른 점을 찾는다면, RT-AC68U는 수직으로 세워 쓰는 구조를 취했으나 RT-AC87U는 여느 유무선 공유기와 마찬가지로 수평으로 눕혀 쓰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강한 직선을 강조한 캐릭터 라인이나 좌우를 중심으로 체크 패턴을 적용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유광 패널을 적용할 법도 하지만 과감히 무광으로 마무리된 점도 고급스러움을 더하는데 일조한다.
안테나는 4개를 연결하도록 만들었다. 2.4GHz와 5GHz 주파수 대역을 모두 지원하는 듀얼밴드(Dual-Band) 방식이다. 에이수스는 4X4 MU-MIMO 기술을 적용해 높은 대역폭과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한다. 다중사용자-다중입출력(Multi User – 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을 의미하는 다수의 사용자에게 무선 리소스나 공간 자원을 분배하는 기술을 말한다.
여러 사용자의 단말기에 데이터를 분배하고 빠르게 전송하기 때문에, 부품의 선택도 중요한데, RT-AC87U에는 퀀테나(Quantenna)에서 개발한 QSR1000 웨이브2 802.11ac 칩을 달았다. 또 다른 프로세서로 브로드컴의 BMC4709로 ARM Cortex-A9 기반의 듀얼코어 칩을 썼다. 1GHz로 작동한다. 여기에 256MB DDR3 메모리를 더했다. 2.4GHz 통신용 칩 또한 브로드컴을 쓴다.
다양한 기술을 접목하면서 이 유무선 공유기는 높은 전송 대역을 자랑한다. 2.4GHz 주파수 대역에서 600MBps, 5GHz에서는 1,800Mbps로 둘이 합쳐 2,400Mbps에 달한다. 물론 이론상 속도라 하더라도 벌써 공유기 자체의 성능은 기가비트 인터넷의 대역폭을 뛰어 넘은 상태다.
전면부는 비스듬한 각도로 마무리 되어 있는데, 이 곳에는 LED 및 와이파이 활성화 버튼과 USB 3.0 단자가 위치해 있다. 기본적으로 활성화 되어 있지만 필요하지 않다고 하면 버튼을 눌러 비활성화 하면 된다.
USB 3.0 단자는 외장 하드디스크나 기타 저장장치를 연결해 NAS로 활용하기 위한 자리다. 이곳에 장치를 연결해두면 필요할 때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원하는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다. 저장한 영상을 불러와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태블릿으로도 감상 가능하다.
후면에는 유선 네트워크 연결은 위한 RJ-45 규격 단자와 USB 2.0, 전원 버튼과 어댑터 연결 단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 외에도 WPS 버튼과 설정을 초기화하는 리셋(RESET) 버튼도 있다. 단자 아래에 아이콘과 글씨 등으로 설명되어 있으므로 찾는데 어려움은 없다.
재미있는 부분은 네트워크 연결 1번과 2번 포트가 협동성(Teaming)을 지원한다는 점. 여기서 협동성은 두 포트를 묶어 안정성을 높이거나 빠르게 쓸 수 있음을 말한다. 마치 같은 하드디스크를 연결해 백업용 또는 속도를 높이는데 쓰는 레이드(RAID)와 같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RT-AC87U는 2Gbps 고속 네트워크로 활용하거나 이중화 연결로 패킷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 한글 인터페이스와 함께 강력한 성능
외산 유무선 공유기가 국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기 힘든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현지화다. 한글이 아닌 영어 위주의 설명과 인터페이스는 관련 지식이 크지 않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자연스레 현지화한 국산 유무선 공유기가 빈틈을 파고 들었고 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에이수스 RT-AC87U도 그런 점을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인터페이스와 설명이 한글화 되어 있다. 이전 RT-AC68U도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법 현지화가 잘 이뤄졌지만 이번에 와서는 세밀한 부분까지 잘 마무리 된 점이 돋보인다.
기본적인 네트워크 설정 인터페이스는 깔끔하다. 세부 설정은 물론이고 빠른 인터넷 설정을 통해 간단히 클릭 몇 번으로 필요한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설정 가능하다. 고급 설정 또한 세분화되어 있으며, 깔끔하게 마무리됐다.
USB 외부 장치를 연결하면 USB 애플리케이션이나 에이아이클라우드(AiCloud) 등을 쓸 수 있다. 이를 설정하면 노트북이나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으로 쉽게 연결해 USB 저장장치 안에 담긴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다. 영상이 저장되어 있다면 미디어 센터로도 활용 가능하다.
안드로이드나 애플 iOS 기반의 디바이스는 각 앱스토어에 AiCloud 앱이 있으므로 내려 받아 설치하면 더 쉽고 간편한 접근을 지원한다.
에이수스 RT-AC87U의 무선 성능을 확인해보자. 사무실 내의 네트워크는 SK브로드밴드의 기업용 회선이고 100Mbps 대역을 제공한다. 기가비트의 10% 수준이므로 공유기 성능을 100% 측정할 수 없었던 점을 미리 양지하기 바란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성능을 보일지 확인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갤럭시 노트3를 가지고 신호 세기를 측정했다. 사무실 내에는 해당 공유기 외에도 5GHz 지원 공유기 1대, 2.4GHz를 쓰는 공유기 4대가 설치되어 있다. 측정은 공유기에서 약 5m 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각 주파수 대역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설치된 와이파이 분석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니, 에이수스 공유기의 성능이 눈에 띈다. 공유기의 무선 SSID는 2.4GHz에서 ASUS, 5GHz는 ASUS_5G로 표기된다. 2.4GHz 신호는 에이수스가 세면서도 여유로운 채널을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장치와 호흡을 맞출 때, 더 안정적인 무선 네트워크를 쓸 수 있다는 얘기다.
5GHz 신호는 압도적이다. 다른 장치와 같이 표기 되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인 와이파이 채널을 확보했다. 세기 또한 차이가 뚜렷했다. 802.11ac 지원 장치와 호흡을 맞췄을 때, 최적의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동일한 거리에서 벤치비 속도측정 앱을 통해 LTE, 2.4GHz, 5GHz 속도를 각각 측정한 결과다. LTE와 2.4GHz 와이파이가 40Mbps(5MB/s) 수준의 하향 속도를 가지고 있는 반면, 5GHz 와이파이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빠른 88.7Mbps(약 17.7MB/s)이라는 결과를 보여줬다.
일반적인 2.4GHz 와이파이는 신호 간섭이 많기 때문에 속도가 잘 나오지 않는게 대부분 유무선 공유기인데, 에이수스 RT-AC87U는 2.4GHz~5GHz 모두 고른 성능을 보여준다는게 인상적이다. 100Mbps 회선에서의 성능이니 기가비트 이더넷이라면 이보다 더 인상적인 전송속도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 기가비트 인터넷 시대를 온 몸으로 맞이하시라
에이수스 RT-AC87U의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테스트 환경이 100Mbps라는 점이 못내 아쉬울 정도의 성능. 이전 RT-AC68U 역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지만, 이번에는 더 강력하다는 표현보다 완성도가 탄탄해졌다는 표현이 맞겠다. 이전 세대의 강력한 성능은 그대로 품었으면서 4X4 MU-MIMO나 기타 네트워크 기술로 안정성을 높인 점이 이를 말해준다.
물론 성능도 성능이라 가격은 여느 유무선 공유기와 비교하면 높다. 국내 인터넷 가격을 보면 대략 30만 원대 초반에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나마 많이 판매되는 유무선 공유기의 몇 배 이상 되는 셈. 하지만 단순 가격만으로 이 공유기의 성격을 단정 짓지 말자. 탑재한 부품이나 적용된 기술, 사후 지원을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
유무선 공유기를 단순 회선 분배 장치라고 본다면 굳이 RT-AC87U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아무 제품을 집어 쓰면 될 일이기 때문. 그러나 PC의 성능을 CPU나 메모리, 저장장치, 그래픽카드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발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무선 공유기도 엄청난 수의 데이터를 빠르고 신속 정확하게 분배하려면 네트워크 칩셋이나 구조 등이 변수로 떠오른다. 광랜보다 10배 빠른 기가 인터넷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직 완벽하게 상용화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초고속 기가비트 인터넷 시대는 점점 우리 곁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도 시대에 발맞춰 나가야 새로운 문명의 과실을 맛볼 수 있다. 에이수스 RT-AC87U는 그 과실을 더 알차고 달콤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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