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4-29 17:44:00
▲ 패러렐즈 데스트톱9
패러럴 월드란 말이 있다. 우리가 사는 현실과 비슷하지만 완전히 똑같지는 않은 형태로 나란히 존재하는 세계를 지칭하며 한글로는 병렬세계라 부른다. 패러럴이란 단어는 이렇듯 같지는 않지만 비슷하게 나란히 존재하는 어떤 것을 가리킬 때 쓰인다.
애플의 매킨토시(맥)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패러렐즈'란 소프트웨어는 상당히 익숙하다. 직접 써보지는 않았더라도 어디선가 반드시 들어보았을 것이다.
▲ 가상머신은 운영체제 안의 또다른 환경이다
맥에서는 기본적으로 세계 시장의 90퍼센트 가량을 차지한 윈도우 운영체제와는 다른 운영체제인 맥 OS X를 쓰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는 OS X만으로 충분하지만 어딘가에서 윈도우를 써야만 하는 경우를 겪는다. 특히 국제표준이 아닌 액티브 엑스와 공인인증서 제도를 쓰는 한국 사용자는 공공기관 홈페이지 이용과, 인터넷 뱅킹, 홈쇼핑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 윈도우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맥에서 윈도우를 쓸 수 있는 솔루션은 몇 가지가 있다. VM웨어, 버추얼박스, 그리고 페러렐즈가 있다. 모두 각자의 특성과 발전방향이 약간씩 다르지만 공통점은 가상머신이란 점이다. 가상머신이란 특정한 환경 안에서 다른 하드웨어를 흉내내어 주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한 운영체제 안에서 다른 하드웨어 환경과 다른 운영체제를 쓸 수 있게 만든다.
▲ 맥 사용자에게 특히 유용하다
이 가운데 패러렐즈 데스크톱9은 PC환경이 필요한 맥 사용자에게 유용한 소프트웨어다. 현재 아홉번째 버전이 출시된 만큼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맥과 윈도우 사이의 자연스러운 전환과 동시 사용시 편리함에 초점을 맞췄으며 지속적으로 호환성과 성능이 좋아지고 있다.
패러렐즈 데스크톱9은 책 한권 정도 크기의 박스에 포장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이런 패키지 형태는 프로그램이 물질적으로 형태를 갖춘 디스크나 메모리에 기록되어 판매되면 시절부터 이어져온 하나의 전통이다. 사람은 무엇인가 만져지는 형태를 소유하는 것에 큰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빨간색으로 예쁘게 포장된 박스의 내용물은 단촐하다. 안에는 단지 인증번호가 기록된 종이가 들어있을 뿐이다. 실제 소프트웨어는 인터넷을 통해 웹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설치를 시작하면 인증번호를 묻는데 여기서 적힌 인증번호를 입력하면 잠시후 인증이 성공하며 정품 사용자로서 인정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패러렐즈 회원으로 가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 개인버전은 기기당 인증이다
주의할 점은 이런 설치 과정에서는 받는 인증이 특정한 기기에 대한 인증이라는 점이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맥에 설치하면 그 맥을 누가 쓰든지 정품 이용자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최초에 내가 설치한 맥이 아니라면 정식 구입자라도 추가로 인증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물론 본인의 기기 변경등에 별도로 인증을 초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있다. 패러렐즈 고객 서비스 담당에게 이메일이나 기타 방법으로 인증초기화를 신청하면 된다.
▲ 매우 친절한 운영체제 설치과정
인증을 마치면 운영체제를 선택해서 깔아야 한다. 보통 가상머신은 이 단계부터 친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초보자들이 쉽게 운영체제를 전환해서 써보고자 쓰는데 반대로 복잡한 단계와 원리를 일일히 공부해서 써야만 했다. 패러렐즈는 이 부분이 상당히 친절하다. 새로 가상머신을 만드는 단계부터 메뉴와 아이콘으로 직관적인 안내를 해준다.
▲ 즉석에서 다운로드 후 설치도 해준다
심지어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상관없다. 공개된 운영체제인 리눅스,안드로이드, 크롬 등이라면 클릭하는 것만으로 직접 다운로드까지 해준다. 복원 파티션을 이용해서 또 하나의 맥 환경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기존 윈도우 환경을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설정까지 고스란히 옮겨올 수도 있다.
본래 맥에서는 윈도우를 쓰는 방법으로 하드웨어적인 다중 부팅인 '부트캠프' 란 방법이 있다. 최근의 맥은 하드웨어 자체가 PC와 거의 같기에 아예 부팅시켜주는 것이다. 가상머신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실행되는 PC환경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가상머신의 장점은 한 운영체제 안에서 편리하게 다른 운영체제를 전환해가며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각기 다른 운영체제를 세 개 이상 한꺼번에 돌릴 수도 있다.
▲ 가상머신은 이래서 편리하다
패러렐즈 역시 이런 가상머신의 장점을 전부 가지고 있다. 다양한 조건의 가상 PC환경을 만들고 운영체제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의 시험을 위해 우선 용량이 작고 가벼운 윈도우XP를 깔아서 사용해보았다. 여기서 윈도우XP는 테스트용이며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지원이 끝났기에 일반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게 좋다.
페러렐즈 안에서의 윈도우는 놀랄 정도로 잘 동작했다. 까다로운 그래픽 모드를 비롯해서 사운드 시스템도 저절로 잡혀서 동작했다. 특히 하드웨어적 지원 차이를 가상머신이란 단계를 통해 극복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 또 하나의 하드웨어 환경을 설정할 수 있다
테스트를 위해 사용한 윈도우XP는 12년이 넘은 운영체제로서 SSD를 지원하지 않는다. 운영체제가 개발될 당시는 SSD란 개념 자체가 없었기에 당연하다. 그러나 페러렐즈는 가상머신 안에서 수행되는 어떤 운영체제에도 SSD를 지원하게 만든다. 중간단계에서 드라이버 역할을 해서 지원하는 것이다. SSD를 쓴 맥북프로에서 패러렐즈를 통해 실행되는 윈도우XP의 부팅속도와 실행속도가 매우 빨랐다.
▲ 단축키와 객체 복사가 매우 편하다
단축키와 객체의 자유로운 호환 역시 편리하다. 맥 운영체제에서 읽어들인 텍스트와 그래픽을 맥의 단축키인 커맨드 + C 키로 복사해서 가상머신 속 윈도우에 들어가 커맨드 + V 키를 누르면 복사할 수 있다. 물론 윈도우 안에서는 본래 키인 콘트롤 + C 와 콘트롤 + V도 같은 역할을 한다. 서로 다른 운영체제를 오가며 편집작업을 하고 싶다면 페러렐즈는 필수적으로 써야 한다.
포인팅 디바이스 역시 마찬가지다. 부트캠프를 비롯한 멀티부팅으로는 맥의 고유 기능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트랙패드도 두 손가락 이상을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패러렐즈에서는 세 손가락 이상의 동작을 윈도우 안에서 알아차린다. 10년도 넘은 운영체제 안에서 최신 조작법을 쓸 수 있는 것은 신기하기까지 하다.
▲ 맥 화면 안에서 윈도우 소프트웨어 사용이 가능하다
페러렐즈9에서는 별도 화면 모드와 동시화면 모드를 지원한다. 가상머신 안의 운영체제 화면과 맥의 화면을 서로 다른 공간에서 격리해서쓰는 것이 별도 화면 모드이다. 페러렐즈 화면을 전체화면으로 하면 화면 두 개를 순간적으로 전환해가면서 쓸 수 있다. 물론 이 상태에서도 양쪽의 텍스트와 그림등이 자연스럽게 옮겨진다.
▲ 동시화면 모드는 맥을 윈도우로 만들어준다
동시화면 모드는 아예 두 개 운영체제를 같은 공간에서 쓰는 것이다. 얼핏 보면 맥 운영체제 화면이지만 그 안에서 마치 하나의 앱처럼 자유롭게 윈도우를 비롯한 다른 운영체제 소프트웨어가 실행된다. 궁극적인 통합 환경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기능이지만 세세한 단축키와 조작법이 운영체제마다 다른 점은 감안해가면서 써야한다.
페러렐즈 데스크톱9 서로 다른 운영체제를 될 수 있으면 하나처럼 바짝 붙여서 쓸 수 있게 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맥의 아이클라우드, 드롭박스 등의 클라우드 환경과 다운로드 디렉토리 등을 윈도우와 공유할 수 있다. 파일을 일일히 외부를 거쳐 옮길 필요가 없다. 또한 가상 운영체제는 동적인 가상 저장파일을 이용하므로 필요한 용량만 차지한다. 부트캠프 같이 미리 빈 용량을 무조건 확보해야 하는 낭비도 없다.
▲ 동시에 맥과 윈도우와 리눅스를 쓸 수 있다
물론 쓰면서 느끼는 약간의 불편함이나 단점도 있다. 아무래도 가상환경이기에 실제 PC환경보다는 반응속도가 약간 느리다. 게임 등 하드웨어를 격렬하게 쓰는 소프트웨어에서는 약간 성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 고객상담 페이지는 아쉽게도 영문이다
또한 개인사용자에게 불법 복제 방지를 위한 기기 당 인증 시스템은 하드웨어를 자주 교체해가며 쓰는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기기를 변경할 때는 고객센터에서 영문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 고객센터는 아직까지는 영문으로만 상담하고 있어 영어에 약한 사람은 약간 곤혹스럽겠지만 대신 매우 친절하다. 짧은 영어라도 확실하게 의사만 표현하면 최선을 다해 조치를 취해준다.
맥 개인 사용자에게 있어 페러렐즈9은 보다 쾌적한 컴퓨터 환경을 만들수 있는 좋은 앱이다. 맥을 쓰면서 윈도우를 쓰기 위해 다른 노트북이나 PC를 준비해서 사용해야 한다면 그것만큼 불편한 일이 없을 것이다. 작게는 윈도우에서만 쓸 수 있는 기능을 위해서, 크게는 여러 운영체제를 한꺼번에 쓸 수 있는 활용을 위해서 유용하다. 윈도우 8.1이나 리눅스를 동시에 쓸 수 있으며 지원 역시 잘 된다.
▲ 패러렐즈 데스트톱9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느끼는 것이 효율적인 소비다. 그런 면에서 패러렐즈 데스크톱9은 맥 사용자에게 있어 불편함없이 쾌적한 사용을 보장해주는 좋은 소프트웨어다. 적당한 가격으로 다양한 운영체제를 경험하고 윈도우의 활용성까지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가치를 제공해준다. 이번 기회에 맥 운영체제의 판올림에 맞춰 꾸준한 기능 강화를 해오는 패러렐즈의 세계로 가보면 어떨까?
베타뉴스 안병도 (catchro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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