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14 09:50:52
차세대 인텔 스카이레이크(Skylake) 프로세서의 등장으로 PC 시장은 한 번 더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물론 최근 등장한 브로드웰(Broadwell) 프로세서가 있지만 기존 플랫폼인 인텔 9 시리즈 메인보드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세대교체와 거리감이 있다. 반면, 플랫폼이 크게 변하는 스카이레이크는 본격 세대교체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했던가. 인텔 역시 이번 프로세서에는 새로운 소켓 구성과 칩셋을 들고 나왔다. 기존 LGA 1150은 LGA 1151로 바뀌었고, 9X 계열 칩셋은 1X0 계열로 한 자리 늘었다. 그만큼 준비한 것도 많고 보여줄 것 역시 많다.
스카이레이크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경쟁에 뛰어든다. 수많은 PC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인정 받아 온 에이수스(ASUS) 역시 그러하다. 이번에 소개할 메인보드는 Z170 칩셋 계열로 에이수스의 게이밍 및 고사양 브랜드 ROG(Republic Of Gamers)의 일원 중 하나다. 바로 막시무스(Maximus) VIII 레인저(Ranger)가 그 주인공이다.
ROG 브랜드 확장 정책에 따라, 기존 인텔 8 시리즈 칩셋 기반 제품군부터 그 수를 늘려 온 막시무스. 인텔 9 시리즈 칩셋에 와서는 그 수가 다양했다. 이번에도 그 기조를 유지하면서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막시무스 VIII 레인저는 ATX 계열 메인보드 중 성능과 기능 사이의 균형을 잡은 합리적인 게이머를 겨냥하고 있다.
■ 8세대 막시무스 메인보드의 막내
에이수스 막시무스 VIII 레인저는 ROG(Republic Of Gamers) 라인업의 막내급에 해당된다. 현재 인텔 Z100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 중 ROG는 m-ATX 기반의 강력한 소형 게이밍 메인보드인 진(Gene), 고급 제품군을 지향하는 히어로(HERO), 합리적인 게이밍 메인보드 레인저(RANGER)로 나뉘어 있다. 향후 더 많은 라인업이 확보될 가능성이 있다. 기존 7세대 막시무스 메인보드는 미니-ITX 계열의 임팩트(IMPACT), 최상위 계열인 포뮬러(FORMULA) 등이 있었다.
히어로는 20~30만 원대 사이에 포진하는 게이밍 메인보드로 필요한 기능과 확장성, 성능간 밸런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레이아웃을 보면 막시무스 VIII 레인저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하지만 필요한 부분은 모두 확보하면서 ROG 특유의 색채를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ROG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방열판 디자인에 포인트를 주었고, 기판 색상도 무광 블랙을 적용해 존재감을 과시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소켓과 주변을 구성하는 전원부에 있다. 게이밍 메인보드 답게 이 부분에 대한 구성은 탄탄하다. 전원부는 기본 10 단계(페이즈) 구성이고 메모리 부분에 1페이즈를 더하면 11 페이즈 전원부다. 상세 구성은 8(CPU)+2(GPU)+1(RAM)이다. 전원부는 DIGI+ VRM 컨트롤러로 디지털 제어가 이뤄지고 기존 에이수스 특유의 TPU, EPU 등이 어우러져 성능과 효율성 사이에서 사용자 맞춤형 설정을 제공하게 된다.
스카이레이크는 기존 프로세서에 있던 통합 전압 레귤레이터(FIVR)이 제외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메인보드가 제공하는 전원부 구성이 다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되지 않을까 전망된다.
막시무스 VIII 레인저는 ROG의 일원답게 전원부 부품도 고급 사양을 채용하고 있으며, 마감 또한 깔끔하다. 인텔 Z97 또는 X99 칩셋 기반의 제품군에도 대부분 고급 전원부 구성을 이뤘던 만큼, 이번에도 품질 자체에는 타협하지 않은 모습이다.
ROG 계열이기 때문에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은 오버클럭(Overclock)이다. 막시무스 VIII 레인저에는 당연히 오버클럭 잠재력 향상을 위한 기술이 녹아 있다. 기존 X99 칩셋에서는 CPU 소켓의 능력을 강화한 OC 소켓(Socket)을 적용했다면, Z170에서는 프로 클럭(Pro Clock) 기술을 새로 도입했다.
에이수스는 이번 제품에 프로 클럭 적용을 위한 별도의 제너레이터를 탑재했다. 이를 위해 기본 클럭(BLCK) 속도를 400MHz까지 허용할 수 있게 됐다. 사용자가 설정한 기본 클럭 설정에 맞춰 TPU와 DIGI+ VRM은 미세한 전압 제어가 이뤄지고, 결국 오버클럭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여지를 만든 것이다.
물론 CPU의 수율(뽑기)과 여러 환경이 오버클럭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에이수스는 높은 오버클럭을 위해 낮은 지터를 구현했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적용했다. 이번 기회에 오버클럭에 한 번 도전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겠다.
X99에 이어 Z170에서도 차세대 메모리 DDR4를 쓸 수 있게 됐다. 막시무스 VIII 레인저 역시 DDR4 메모리를 기본 채용한다. 총 4개의 슬롯은 듀얼채널 메모리를 쓸 수 있게 구성되어 있으며, 최대 64GB까지 알아챈다. 기본 2,133MHz부터 오버클럭을 통해 최대 3,400MHz까지 지원하게 된다. 오버클럭 정보를 담은 인텔 익스트림 메모리 프로파일(XMP) 2.0 기술도 대응한다.
슬롯에는 2세대 T-위상기하(Topology)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이는 오버클럭을 위한 것으로, 모든 메모리 슬롯에 DDR4 3,400MHz 메모리를 채워도 성능 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함이다. 일부 메인보드는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메모리 뱅크를 다 채우면 메모리 본연의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에는 타이밍조절(Time-Aligned) 신호 전송을 유지하는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혼선과 커플링 소음을 줄이기 위해 자체 개발한 트레이스 배열도 적용했다.
확장 슬롯은 총 6개를 갖췄다. 대부분 7개를 기본 적용하겠지만, 막시무스 VIII 레인저에서는 3번 슬롯이 비어 있고 그 사이를 넓게 구성했다. 이는 두 개의 그래픽카드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공간을 확보, 열에 의한 기능저하가 발생하지 않는 역할이다. 게이밍 환경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므로 슬롯 하나가 없다고 불평할 부분은 아니다.
다중 그래픽카드 연결 기술로는 엔비디아 쿼드(Quad)-SLI(Scalable Link Interface)와 AMD의 3방향(Way)-크로스파이어(CrossFire)X에 대응한다. 메인보드에는 PCI-Express x16 슬롯 3개가 기본으로 준비되어 있다. 2개를 쓰면 8+8로 작동하게 되고, 3개를 연결하면 8+8+4가 된다.
이와 별도로 PCI-Express x1 규격 슬롯이 3개 자리했다. 사운드카드 또는 확장 컨트롤러를 장착하도록 지원한다. 슬롯을 그래픽카드가 꽂히는 x16 위에 마련해 조립간 문제가 없도록 했다.
저장장치 확장은 총 6개의 SATA 단자를 통해서 이뤄진다. 모두 SATA 6Gbps 규격에 대응하고 SATA-Express 단자 2개를 구성해 향후 나올 제품에 대비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SATA-Express 단자 1개에 SATA 단자 2개가 구성되니 2+4(2+2) 구조라고 보면 되겠다. 6개라면 일반적인 환경에서 충분하지만, 확장 장치를 많이 구성하는 성향이라면 아쉬움이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SATA 단자 옆에는 M.2 슬롯이 위치해 있다. PCI-Express x4 대역을 쓰는 이 슬롯은 32Gbps의 전송속도를 자랑해 SSD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 이는 초당 4GB에 달하는 것이다. M.2 SSD는 제픔 길이에 따라 일부 보드에서는 호환성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 제품에서는 22110(11cm)까지 지원한다.
막시무스 VIII 레인저는 오디오에도 신경을 썼다. 슈프림(Supreme)FX 2015는 오디오 처리 코덱에 특수 차폐 커버를 적용하며 일반 오디오 코덱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여기에 하이퍼스트림(Hyperstream) 기술이 도입된 ESS ES9023P DAC과 니치콘 오디오 캐패시터, 2Vrms 헤드폰 앰프, 헤드셋을 감지하고 최적화하는 소닉 센스앰프(Sonic SenseAmp) 등을 보드에 붙였다.
여기에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는 소닉 스튜디오 II 소프트웨어를 통해, 윈도우 내에서 한 번 클릭으로 가상 서라운드나 다양한 음장효과를 적용할 수 있다. 스트리밍과 오디오 녹음 품질을 높여주는 캐스팅 인핸서(Casting Enhancer)나 목소리를 깔끔하게 전달하는 퍼펙트 보이스(Perfect Voice) 등의 기능도 제공된다. 기존에 있던 소닉 레이더(Sonic Radar) II 기술도 쓸 수 있다.
후면부 구성도 ROG 일원답게 화려하고 충실하다. 우선 PS/2 키보드, 마우스 콤보 단자를 통해 게이머 취향을 고려했다. 이 외에 USB 2.0 단자 4개와 USB 3.0 단자 2개를 마련해 확장성에 대비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이 뿐만 아니다. 최근 주목 받은 USB 3.1 단자도 준비되어 있다. 일반 USB 단자와 동일한 규격의 USB 3.1 A타입과 애플 맥북에 적용되면서 주목 받은 USB 3.1 C타입 단자를 각각 1개씩 탑재했다. 최신 USB 단자는 10Gbps의 대역폭과 전원 공급량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직 대응 기기가 거의 없는 상태지만 향후 늘어날 전망이다.
이 외에 인텔 기가비트 이더넷 단자 1개를 달았고, 인텔 프로세서 내 그래픽 프로세서를 위한 출력 단자(HDMI, 디스플레이 포트)도 마련했다. 8채널 오디오 단자 및 광출력(S/PDIF) 단자도 빠짐 없이 갖췄다는 점이 눈에 띈다.
■ 여전히 편하고 강력하다
에이수스의 UFEI 바이오스와 기타 소프트웨어들은 강력한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편의성이 높다는 부분이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막시무스 VIII 레인저에서도 이런 특징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보기 좋고, 쓰기에도 편하다.
여기에 5-방향 최적화(5-Way Optimization)이 더해지면서 쉽게 성능을 끌어 낼 수 있다. TPU와 DIGI+ VRM, EPU, 팬 익스퍼트(Fan Xpert) 3, 터보앱(Turbo App) 등으로 이뤄진 이 기능은 복잡한 튜닝을 몇 번의 클릭으로 쉽게 해결 가능하다. 윈도우 운영체제 내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설정해주면 그에 효율이면 효율, 성능이면 성능 등 사용자가 필요한 방향으로 설정을 마친다.
게임마다 우선권을 부여하고 네트워크 대역폭이나 성능 등을 할당할 수 있는 게임퍼스트(Gamefirst) 3나 게임을 스트리밍하고 녹화하는 오버울프(Overwolf), 키보드의 특정 키를 지정하거나 매크로를 설정하는 키봇(Keybot) 2 등의 기능도 편의성을 높여주는 부분 중 하나다.
■ 가격 부담은 낮췄지만 ROG의 자부심은 그대로
30만 원이 조금 안 되는 에이수스 막시무스 VIII 레인저. 기존 에이수스 ROG 라인업은 워낙 고가여서 게이머라 할지라도 섣불리 구매하기 어려운 요소가 있었다. 하지만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구매자 성향에 맞는 ROG 메인보드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됐다.
물론 낮아진 가격만큼 잃는 것도 있다. 그러나 ROG 특유의 성격은 잃지 않고 고스란히 품었기 때문에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가격 인상 요인으로만 작용하는 불필요한 확장 요소 및 단자 등을 축소했으나 게이머나 오버클러커들을 자극할 요소는 남아 있다는 말이다. 특히 프로클럭이나 5-방향 최적화 기능, 슈프림FX 2015, 랜가드 기술이 포함된 인텔 기가비트 이더넷 등이 대표적인 요소라 봐도 무방하다.
막내여도 ROG는 ROG다. 특유의 유전자는 그대로다. 다만 조금 더 합리적인 녀석이 되었을 뿐이다. 차세대 14nm 프로세서를 화끈하게 쓰고자 하는 예비 PC 사용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메인보드가 아닐까 평가해 본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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