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9-30 15:53:25
지난 8월에 공개된 인텔 4세대 코어 익스트림 프로세서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단순 신제품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뛰어난 성능과 함께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되면서 기존 코어 프로세서간 차별화를 이뤘기 때문에 주목 받을 수 있었다. 그 중심에는 메모리가 있다.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처음 DDR4가 쓰였기 때문이다.
DDR4 메모리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주목을 받는걸까? DDR3의 두 배에 달하는 높은 속도가 전부는 아닐 것이다. 지스킬 립죠스4 F4-2400C15Q-16GRR를 통해 DDR4 메모리의 진가를 알아봤다.
● 생긴 것은 비슷하지만 속은 다르다
지스킬 립죠스4 F4-2400C15Q-16GRR의 생김새는 여느 지스킬 립죠스 시리즈와 뚜렷한 차이가 없다. 방열판에 붙어 있는 스티커에 립죠스4라고 쓰여져 있는 것이 DDR4 메모리라는 것을 짐작케 할 뿐이다. 물론, 방열판의 디자인이 조금 다르게 되어 있지만 얼핏 봐서는 립죠스 DDR4와 DDR3 메모리를 분간하기란 쉽지 않다.
DDR3 메모리와 DDR4 메모리는 비슷해 보이지만 차이가 있다. 육안으로 보이는 것은 핀의 배열. DDR3는 240핀 배열이지만 DDR4는 284핀 배열이다. 메모리 슬롯의 홈도 다르기 때문에 슬롯간 상호호환이 불가능하다. 현재는 4세대 코어 i7 익스트림 플랫폼에만 DDR4를 쓴다. 그러나 2015년에 선보일 예정인 인텔 브로드웰(가칭 5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 DDR4를 채용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어, DDR2와 DDR3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듯 메모리 또한 시대의 흐름을 탈 전망이다.
▲ DDR4(상)와 DDR3(하) 메모리를 함게 놓았다. 자세히 보면 핀 배열이 다르다.
기존 메모리와는 인가 전압도 차이가 있다. DDR3 메모리 일부 저전력 제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1.5V 수준이었지만 DDR4는 대부분 1.2V에 나오고 있으며, 일부 고성능 메모리를 중심으로 1.35V~1.5V 사양의 전압을 갖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전력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처리속도는 늘어도 전력 소모는 낮다는 장점이 발생한다.
지스킬 립죠스4 F4-2400C15Q 16GRR은 사양에서 보듯 2,400MHz로 작동한다. DDR4 기본 사양이 1,333MHz부터 시작하지만 실제 시판되는 DDR4 메모리는 2,133MHz로 작동하는게 대부분. 인텔 4세대 코어 i7 익스트림 프로세서도 DDR4 1,333/1,600/2,133MHz까지 공식 지원한다. 고로 일반 환경에서 이 메모리의 사양은 오버스펙이라 볼 수 있다. 전압은 1.2V. 메모리 타이밍은 CL15-15-15-35 사양을 갖는다.
오버스펙이라고 언급은 했지만 2,400MHz가 갖는 의미는 오버클럭에 있다. 새로운 익스트림 프로세서가 오버클럭이 가능하기 때문에 높은 속도는 그만큼 여유를 준다. 배수와 메모리 동기화 속도를 높이면 그만큼 더 빠른 체감 성능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 X99 칩셋 기반 메인보드에서는 다양하고 세밀한 오버클럭 메뉴가 제공되므로 여유가 있다면 한 번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이 메모리에는 내부에 정해진 오버클럭 값을 불러오는 인텔 익스트림 메모리 프로파일(XMP)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 기본 2,800MHz, 조이면 3,200MHz까지 올라가는 성능
지스킬 립죠스4 F4-2400C15Q-16GRR 메모리를 X99 칩셋 기반 메인보드(에이수스 램페이지 V 익스트림)와 4세대 코어 i7 프로세서 시스템에 조합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여기에서는 어느 정도 오버클럭이 되는지에 초점을 맞춰봤다. 먼저, 기본 전압은 1.2V이지만 오버클럭을 위해서는 전압을 조금 더 인가해야 한다. 때문에, 메인보드 내에서 메모리 전압을 1.35V로 설정하고 속도를 높였다.
▲ 2,800MHz로 오버클럭된 메모리. 오버클럭 여유는 어느 정도 존재한다.
1.35V 전압 인가된 상태에서 메모리는 2,800MHz 오버클럭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CPU 오버클럭과 함께 안정화 테스트도 마칠 수 있었다. 발열 수준도 납득할 수준이지만 혹여 불안한 소비자라면 별도의 메모리 쿨링 솔루션을 마련하는게 나을 수 있다.
전압을 1.4~1.5V 수준까지 인가하고 오버클럭을 진행하니 3,200MHz까지는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의 발열은 다소 높아지는 수준으로 2,800MHz 이상 오버클럭에 도전할 소비자라면 쿨링 솔루션이 꼭 필요해 보인다. 초기 냉간시에 작동되면 안정적이었지만 온도가 상승하면서 약간 불안한 보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환경에서 2,400MHz의 속도도 인상적이지만 오버클러커라면 그 이상의 속도를 쉽게 낼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 깊다. DDR4 메모리의 수가 적지만 PC 소비자들 뇌리에 각인될 성능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 DDR4 메모리 시대 성큼!
지스킬 립죠스4 F4-2400C15Q-16GRR의 가격대는 약 38만 원 상당으로 동급 DDR3 메모리에 비하면 높은건 사실. 그러나 DDR2에서 DDR3로 이전할 때의 DDR3 메모리 가격도 지금과 비슷한 차이를 보였다. 초기에는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게다가 현재는 쓸 수 있는 시스템도 한정적이니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
현재 국내 주요 메모리 생산 브랜드, 삼성이나 하이닉스의 DDR4 메모리는 판매되지 않고 있고 지스킬을 포함해 커세어나 마이크론, 패트리어트 등 외산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아직은 작은 시장이기에 출시를 주저하겠지만 신제품이 쏟아질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점차 많은 브랜드가 국내에 제품을 선보이고 가격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DDR4 메모리의 대중화를 외치기에 아직 부족하지만 지스킬 립죠스4 F4-2400C15Q-16GRR은 DDR4 메모리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매개체라 하겠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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